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 인사들이 기업인들과 만남을 전방위적으로 늘리고 있다.
정부가 기업을 지원하겠다는 신호를 적극적으로 보내 투자 확대를 유도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4일 청와대와 정부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문 대통령을 비롯한 청와대와 정부 경제팀은 2019년 들어 기업인들과 만날 일정을 부쩍 늘리면서 기업 투자를 지원하겠다고 앞다퉈 이야기하고 있다.
기업 투자는 고용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서 중요하게 다뤄진다. 투자가 줄어들면 투자에서 파생되는 일자리도 감소해 전체 고용도 부진해지는 경향이 있다.
2018년 고용 부진도 투자 감소세와 연관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8년 11월 설비 투자는 10월보다 5.1% 줄었고 건설 투자도 6개월 연속으로 감소했다.
2019년에도 투자 전망은 어둡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2019년 산업 전망’에서 반도체를 비롯한 10개 산업이 2019년에 설비 투자 증가율 2.8%에 그쳐 2018년 6.4%를 밑돈다고 예상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의 ‘2019년 경영 전망 조사’를 봐도 응답자의 50.3%가 긴축경영 기조를 선택했고 긴축경영을 선택한 응답자의 19.3%는 신규 투자를 줄이겠다고 대답했다.
정부 인사들은 기업인들을 자주 만나 기업의 경영환경을 더욱 좋게 바꾸겠다는 믿음을 심어주면서 어두운 투자 전망의 돌파구를 찾으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2일 4대 그룹 총수들 앞에서 내놓은 신년사에서 “경제 발전도 일자리도 결국 기업의 투자에서 나온다”며 “기업이 적극적으로 투자할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낙연 국무총리와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기업인들을 더욱 자주 만나기로 하면서 기업 투자를 지원하겠다고 연이어 강조했다.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은 2018년 말에 대기업 고위 임원들과 만났고 비슷한 모임을 계속 열기로 했다.
정태호 일자리수석과
윤종원 경제수석 등도 기업인과 소통을 늘리기로 했다.
성태윤 연세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 인사들과 기업인의 만남 자체가 투자 확대에 청신호”라며 “기업인의 모든 의견을 정책에 반영하지 못하더라도 어려움을 경청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정책의 신뢰도를 높여 투자를 끌어내는 기초작업으로 삼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정부 인사들이 기업 투자를 끌어내려면 기업인과 자주 만나는 데에서 그치지 않고 구체적 대책을 명확하게 내놓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이사대우는 “문 대통령 등이 기업인을 자주 만나는 것은 사기 진작 차원에서 도움이 되지만 투자를 끌어낼 실제 유인책은 아직 명확하지 않다”며 “세제 혜택 등의 구체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