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텔이 소프트뱅크에 이어 엔비디아나 AMD와 같은 전략적 투자자를 확보해야 진정한 반등 기회를 노릴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인텔 반도체 파운드리 공장. |
[비즈니스포스트] 소프트뱅크의 인텔 지분 매입 결정은 전략적 협력 강화나 경영 참여가 아닌 단순 자금 지원을 목적으로 두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엔비디아 또는 AMD가 첨단 반도체 공급망에 대만 TSMC의 대안을 찾기 위해 인텔에 투자를 검토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로이터는 19일 “소프트뱅크의 투자는 인텔이 오랜만에 맞이하게 된 희소식”이라며 “립부 탄 인텔 CEO가 절실하게 바라던 생명줄이자 신뢰의 표시”라고 보도했다.
소프트뱅크는 이날 인텔이 발행하는 신주 20억 달러(약 2조7790억 원)를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약 2%의 지분을 취득하며 사실상 대규모 자금 지원에 나선 셈이다.
인텔은 반도체 파운드리 사업에서 연구개발 및 생산 투자에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해 심각한 재무 위기를 겪으며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로이터는 인텔이 올해만 165억 달러(약 22조9334억 원) 규모 투자를 계획하고 있는 만큼 소프트뱅크의 자금 지원이 상황을 반전시키기는 역부족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인텔을 바라보는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는 충분히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립부 탄 CEO는 첨단 파운드리 분야에서 삼성전자와 TSMC 등 경쟁사를 따라잡지 못한다면 인텔이 관련 사업에서 완전히 철수할 가능성을 언급했다.
로이터는 그의 이러한 ‘구원 요청’이 소프트뱅크의 투자로 이어지며 명확하게 시장에 전달되었다고 평가했다.
미국 정부도 소프트뱅크에 이어 인텔 지분 약 10%를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는 미국 정부가 인텔의 반도체 제조사업 중단과 관련한 이사회 결정에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인텔 파운드리는 미국 기업들이 삼성전자와 TSMC에 첨단 반도체 공급망을 의존하는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필수적으로 유지해야 하는 사업이기 때문이다.
인텔이 반도체 파운드리 사업에서 진정한 반등 기회를 마련하려면 엔비디아나 AMD와 같은 새 전략적 투자자의 참여가 필요하다는 분석도 이어졌다.
이들이 첨단 파운드리 시장에서 TSMC의 대안을 찾기 위해 인텔을 지원할 가능성을 거론한 것이다.
그러나 이런 시나리오가 현실화되기 전까지는 인텔이 자력으로 버티며 사업 기반을 유지하는 데 주력할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제시됐다.
로이터는 “현재 인텔에 가장 필요한 것은 반도체 매출 반등”이라며 “미국에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소프트뱅크와 협력은 값진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바라봤다.
다만 로이터는 소프트뱅크가 이번 지분 인수를 통해 인텔 이사회에 진입하는 방식으로 경영에 참여하거나 인텔과 대규모 반도체 공급 계약을 맺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