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오른쪽)이 2018년 11월22일 서울 청와대에서 열린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촉장 수여식에서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야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
△청와대 정책실장 맡아
김수현은 2018년 11월9일 청와대 정책실장으로 임명됐다.
부동산정책의 혼선 논란에도 불구하고 정책 전반을 조율하는 정책실장에 임명되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신뢰를 입증했다고 평가됐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김수현이 임명된 이유로 “현재 정부의 국정과제를 설계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며 “초대 사회수석을 맡아 뛰어난 정책기획 조정능력과 균형감 있는 정무감각을 바탕으로 산적한 민생과제 해결에 큰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다만 김수현은 거시경제에 관련된 경험은 비교적 부족한 것으로 지적됐다. 이 때문에 자유한국당 등에서 김수현이 청와대 정책실장을 맡기에 부적합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김수현이 함께 지명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와 향후 ‘장하성 대 김동연’ 갈등을 재현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자 김수현은 “청와대 정책실장은 대통령을 보좌하는 사람인 만큼 경제부총리를 뒷받침하겠다”며 “‘투 톱’ 같은 말이 나오지 않도록 엄중하게 대처하고 긴밀하게 협력하면서 경제부총리를 사령탑 삼아 하나의 팀으로 임하겠다”고 밝혔다.
김수현은 고용 부진과 양극화 심화 등의 민생경제 문제를 엄중하게 바라보면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현장의 목소리를 전할 것을 약속했다.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 기조를 흔들림 없이 추진할 뜻도 보였다.
9·13 부동산대책의 실행 이후 서울과 수도권 부동산시장이 어느 정도 안정화된 점을 높게 평가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다주택자 등을 대상으로 종합부동산세 등의 보유세율을 더욱 높일 뜻도 보였다.
문재인 대통령은 김수현의 정책실장 임명 이후 3주 동안 청와대 수석들의 보고를 따로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놓고 김수현이 정책실장으로서 정책 전반을 살펴보고 준비할 수 있도록 시간을 주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청와대 사회수석비서관
문재인 후보가 2017년 5월 19대 대선에서 당선하면서 출범한 문재인 정부의 첫 사회수석비서관으로 임명됐다.
당시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은 김수현이 사회수석을 맡은 이유를 “사회 분야에서 풍부한 국정 경험과 전문성을 갖춰 사회정책의 모든 분야에서 새 정부의 정책의제를 충실하게 보좌할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김수현은 사회수석 임명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일자리 창출을 가장 먼저 추진할 정책으로 꼽았다. 그 뒤에도 주택 환경 보건복지 교육문화 등 문재인 정부의 사회정책 전반을 입안하는 데 참여했다.
특히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정책 입안에 깊숙이 참여했다. 2017년 8월2일 나온 ‘8·2 부동산대책’도 김수현이 실질적 설계를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8·2 부동산대책은 다주택자가 임대사업자로 등록하면 양도세와 취득세를 깎아주는 내용 등을 담았다. 김수현이 2011년 저서 ‘부동산은 끝났다’에서 다주택자의 주택임대사업 등록을 유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것과 같은 맥락이다.
김수현은 2017년 8월3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서울과 수도권 집값의 상승세를 비정상적이라고 표현하면서 강경책을 유지할 뜻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2018년 들어 서울과 수도권 집값이 빠르게 오르면서 김수현에게도 책임론이 제기됐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 이후 2018년 8월까지 부동산대책을 여덟 차례나 내놓았는데도 집값 상승세를 제때 잡지 못한 데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2018년 9월13일 다주택자 대상의 종합부동산세 강화를 뼈대 삼은 ‘9·13 부동산대책’을 내놓는 것으로 대응했다. 이 때문에 종부세를 설계한 김수현이 9·13 부동산대책에도 깊숙이 참여했다는 추측이 나왔다.
11월29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이 3주 연속 하락하고 강남4구 아파트값이 5년3개월 만에 최대 하락폭을 보이는 등 9·13대책의 효과가 나타나는 것으로 파악했다.
그밖에 에너지정책과 교육정책 등도 김수현의 소관 업무였다. 이 때문에 김수현이 신고리원전의 건설 중단과 대학 입시정책의 혼란 등에 책임이 있다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 ▲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이 2018년 11월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주변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
△문재인 대통령 정책안 마련
김수현은 제18대 대선을 앞두고 문재인 후보 캠프에 합류했다. 당시 문 후보의 정책대담집 ‘사람이 먼저다’에서 대담자로 활동했다.
18대 대선에서 문 후보가 패배하자 대선 재도전을 목표로 정책자문그룹 ‘심천회’가 조직됐는데 김수현도 회원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심천회의 이름은 정도전의 어록 ‘심문천답(心問天答·마음이 묻고 하늘이 답한다)에서 비롯됐으며 고용노동부 장관에서 낙마한 조대엽 고려대 교수, 서훈 국정원장 등이 소속돼 있었다.
제19대 대선에서도 문재인 후보캠프에 합류했다. 비상경제대책단과 국민의나라위원회에서 활동하며 각종 도시·환경 관련 공약을 총괄했다. 국민의나라위원회는 대선 기간 정권인수위로 불릴 정도로 위상이 높았는데 김수현은 간사로 활동했다.
정책특보로서 문재인 후보의 핵심 부동산 공약인 도시재생 뉴딜정책과 임대주택 확대 등의 공약을 준비했다. 도시재생 뉴딜정책은 문재인 후보가 공식 선거운동 기간 첫 번째로 발표한 공약이다.
△서울연구원 원장으로 서울시 정책 자문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박원순 시장이 당선된 후 인수위원회 성격의 ‘희망서울정책자문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다.
김수현은 희망서울정책자문위원회 첫 회의에서 “박원순 시장의 당선 자체가 변화의 욕구를 반영한 것”이라며 “기존 서울시 운영과 조응하는 건 발전시키겠지만 부조화하는 건 조정해서 발전적으로 가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한시적 조직인 희망서울정책자문위원회 활동은 두 달 만에 마쳤으나 이 인연으로 2014년 8월에 서울연구원 제14대 원장으로 임명되었다. 서울연구원은 서울시의 정책 수립을 지원하는 싱크탱크다.
박원순 시장이 추진한 한강 개발, 서울역 고가 공원화 등 서울시 개발과 도시재생 정책에 이론적 기반을 제공했다.
△세종대 교수로 학계 활동
2008년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공직에서 물러나 세종대 도시부동산대학원 교수가 됐다. ‘부동산은 끝났다’라는 책을 내고 언론 기고, 강연 활동 등을 전개하면서 부동산과 관련한 정책을 놓고 생각을 알리는 데 주력했다.
김수현은 우리나라의 인구구조, 주거수준 등이 일본과 다르기 때문에 집값이 완만하게 하락할 수는 있어도 일본의 상황처럼 ‘거품 붕괴’까지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부동산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종부세와 같은 보유세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굽히지 않았다.
△제15대 환경부 차관
2007년 9월 제15대 환경부 차관에 임명되면서 환경정책 실무에 집중했다.
2007년 11월 캄보디아 산림청장과 '지구 생물권 보존을 위한 국제협력' 약정을 체결하고 같은 해 12월 ‘태안 기름 유출사고’ 현장방문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을 수행했다. 2008년 1월 경주국립공원사무소 개소식도 돌아보는 등 크고 작은 환경 현안과 실무를 두루 챙겼다.
| ▲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이 2018년 11월11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
△노무현 정부 부동산정책 총괄
노무현 정부에서 국정과제 비서관, 국민경제비서관, 사회정책비서관을 지내며 도시환경정책, 특히 부동산 분야의 정책을 주로 담당했다.
2005년 ‘8·31 부동산종합대책’ 발표 당시 국민경제비서관으로 재직하며 실무 총책임을 맡았다. 이 대책은 종합부동산세(종부세) 과세대상 확대, 종부세 가구별 합산과세, 양도세율 중과 등 규제조치가 핵심이었다.
하지만 이렇게 강력한 규제에도 불구하고 아파트 가격이 크게 상승하면서 김수현은 실패한 부동산정책을 주도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사회정책비서관으로 있던 2006년 성공회대학교 특강에서 “노무현 정부의 부동산정책은 결과적으로 실패했다”고 스스로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부동산정책 전문가로서 김수현을 상징하는 것은 노무현 정부 시절 종합부동산세 도입이다.
종부세는 특정 금액 이상의 부동산을 보유한 사람에게 부과되는 세금이다. 2003년 도입 당시 공시가격 기준 9억 원이 넘는 부동산 보유자가 과세대상이었다. 2005년 시행 첫 해에 기준금액이 6억 원으로 조정되었다가 2008년 이명박 정권 시절 다시 9억 원으로 올라갔다.
종부세는 조세 부담의 형평성과 부동산 가격 안정을 목적으로 도입됐다. 김수현은 당시 이정우 정책실장과 함께 종부세 도입을 주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종부세는 고가 주택 및 다주택 보유자에 대한 ‘징벌적 과세’라는 논란에 휩싸였다. 전여옥 한나라당 의원은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종부세는 ‘있는 사람’들에게 세금을 더 물린다면서 만든 분노의 세금”이라며 “조세정의를 훼손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종부세 과세 대상이 국민의 극소수에 불과하며 우리나라의 고질적인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불가피한 수단이라는 긍정적 평가도 있다.
이준구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종부세의 잠재력을 제대로 활용한다면 현안 문제 몇 가지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열쇠가 될 수 있다”며 “문제점을 보완하면 우리 사회의 경제적 복지가 크게 증진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