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배수 한국전력기술 사장이 풍력발전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지만 국산 발전기 장비 선택을 놓고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26일 공기업계에 따르면 한국전력기술은 최근 캐나다 노스랜드파워와 ‘해상 풍력발전사업 협력을 위한 상호협력 협약’을 맺고 한국수력원자력과 풍력발전사업 개발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하는 등 해상 풍력발전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 이배수 한국전력기술 사장.
노스랜드파워는 캐나다의 청정에너지 프로젝트 투자·개발 전문기업으로 북해(영국, 노르웨이에 둘러싸인 대서양의 연해)에 2개의 풍력발전단지를 운영하고 있다.
한국전력기술은 노스랜드파워와 업무협약을 통해 세계시장에서 경쟁력과 전문성을 확보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한국전력기술은 한국수력원자력과 10월29일 풍력발전사업 개발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기도 했다.
한국전력기술의 발전설비 설계 기술력과 한수원이 보유한 발전사업 운영능력을 결합해 국내 풍력발전사업에서 선도적 입지를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한국전력기술은 발전소 및 플랜트 관련 엔지니어링업체로서 원자력발전소의 설계, 수화력발전소의 설계, 플랜트 건설사업 등을 한다.
현재 한국전력기술은 주주로서 제주 한림 해상 풍력발전사업에도 참여하고 있다. 한림 해상 풍력발전사업은 해상 풍력발전사업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100메가와트 급)로 추진되고 사업비도 5천억 원이 넘는 사업이다.
한국전력기술은 제주 한림 해상 풍력발전사업의 특수목적법인에 주주로 참여해 5%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한림 해상 풍력발전 사업에서 설계에 참여하고 터빈 공급을 중개하는 업무도 수행한다.
이처럼 적극적 풍력발전사업 참여에는 이배수 사장의 의지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이 사장은 2월 취임식에서부터 “국가 에너지 전환정책에 부응할 수 있도록 신재생에너지 등 에너지신사업의 기술 개발 투자와 사업화 역량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장비 입찰공고 등 가장 먼저 가시화되는 한림 해상 풍력발전사업 과정에서 국산 발전기 장비 채택을 놓고 딜레마가 발생하고 있다는 말이 한국전력기술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윤한홍 자유한국당 의원이 한국전력기술에서 받은 ‘한림 해상풍력발전사업 예비 타당성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각국의 장비 가운데 독일 풍력발전기가 가장 효율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한국전력기술 관계자는 “풍력발전사업에 들어가는 발전기를 외국산으로 사용하면 상대적으로 효율적이지만 국내 산업을 키우지 못한다는 고민이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외국산 발전기가 대형 풍력발전에 도입돼 시장을 장악하기 시작하면 나중에 외국업체에 비싼 로열티를 내는 종속관계로 전락할 수도 있다는 걱정 섞인 목소리도 있다.
이와 관련해 국내업체들은 정부와 공기업들이 국산부품 의무 사용비율을 높이는 등의 제도를 시행해 국내산업이 성장할 시간을 벌어줘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현재 국내 풍력발전사업과 관련해서는 두산중공업과 휴먼컴퍼지트, 한국카본 등의 업체가 서로 협력해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풍력발전기에서 날개 부분의 소재를 생산하는 한국카본 관계자는 “현재 국내업체들은 3메가와트급의 소형 발전기를 협력해서 생산하고 있다”며 "5메가와트급 이상의 중대형 발전기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므로 정부와 공기업의 정책적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