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 기자 hyunjung@businesspost.co.kr2018-05-31 12:0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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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이 삼성전자 지분을 소규모 매각한 것은 기업가치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됐다.
김도하 SK증권 연구원은 31일 “삼성생명이 삼성전자 지분을 대규모 매각한다면 기회비용이 크고 매각이익이 삼성생명 주주의 배당재원으로 활용되기 어렵다는 측면에서 삼성생명 기업가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며 “하지만 지분율 0.4% 미만 매각은 기업가치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 현성철 삼성생명 대표이사 사장.
삼성생명은 31일 오전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 지분 0.38%를 시간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처분했다. 삼성화재도 같은 방식으로 삼성전자 지분 0.07%을 매각했다.
이번 지분 매각은 금융산업구조 개선법에 따라 삼성그룹 금융 계열사의 삼성전자 보유지분율 10% 초과분을 미리 정리한 것이다. 삼성전자가 자사주 소각 계획을 발표한 시점에 이미 예정됐던 일이다.
삼성생명은 이번 매각을 통해 재무건전성이 높아지고 순이익이 증가할 것으로 분석됐다.
김수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생명은 법인세를 제외한 삼성전자 주식 매각금액이 이익잉여금에 반영되고 매도가능증권 계정에서 삼성전자 주식 비중이 감소하게 된다”며 “지급여력비율도 요구자본에서 주식 집중 리스크가 감소하는 만큼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승건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지분 매각으로 처분이익이 1조1131억 원 발생할 것”이라며 “2분기 순이익 전망치를 기존 3924억 원에서 1조2058억 원으로 207.2% 상향조정하고 2018년 전체 순이익을 1조3869억 원에서 2조2074억 원으로 59.2% 올려잡았다”고 설명했다.
소규모 지분만을 매각했기 때문에 유배당 계약자들에게 지급되는 배당액도 없을 것으로 전망됐다. 보험회사가 주식이나 채권 등에 투자해 수익을 얻으면 유배당상품 계약자들에게 배당금을 지급해야 한다.
삼성생명은 1980년 이전에 유배당보험을 판매해 모은 돈으로 삼성전자 주식을 한 주당 5만 원 가량에 사들였고 지금 시점에서 판다면 차익 규모가 매우 크다.
김 연구원은 “삼성생명이 삼성전자 주식을 매각해 처분이익을 얻었어도 이차역마진으로 생긴 유배당보험 연간 손실액(7천억 원)을 공제하면 이번 삼성전자 지분 매각으로 계약자들에게 유출되는 배당액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행법상 유배당상품은 유배당계약 손실액을 차감하고 남는 분을 배당금으로 주도록 돼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