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2018-01-24 17:2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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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하우시스가 소재사업의 부진에서 벗어나기 쉽지 않아 보인다.
민경집 LG하우시스 부사장은 지난해 소재사업의 연구공로를 인정받아 새 대표이사에 내정됐는데 공학도 출신의 전문경영인으로서 제품성능 향상에 전력을 다해 실적 반등의 발판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 민경집 LG하우시스 부사장.
김선미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24일 “LG하우시스가 자동차·고기능소재사업에서 자동차 생산량 감소에 따른 자동차부품과 원단의 판매 부진으로 지난해 3분기와 4분기에 연속으로 영업손실을 봤다”며 “지난해 부진한 실적을 낸 기저효과로 올해 이익이 개선될 가능성이 있지만 건자재부문의 성장 둔화를 만회할 정도는 아닐 것”이라고 내다봤다.
LG하우시스의 주력사업은 건축자재사업이다. 지난해 건축자재사업에서 거둔 매출은 전체 매출의 70%에 육박한다.
하지만 원재료 가격이 상승하면서 건축자재사업의 성장성이 점점 둔화하고 있다. 지난해 2~3분기만 해도 건축자재사업에서 분기별로 420억 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4분기에 영업이익이 196억 원 수준으로 줄었다.
이런 상황에서 성장동력의 또 다른 축인 자동차·고기능소재사업의 전망까지 어두워지는 점은 LG하우시스에 뼈아프다.
LG하우시스는 자동차·고기능소재사업에서 자동차용 원단과 자동차 내장재 및 외장부품을 생산·판매한다.
주요 고객기업인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지난해 자동차 판매량을 늘리지 못한 탓에 덩달아 LG하우시스의 실적도 부진에 빠지고 있다.
LG하우시스는 최근 3년 동안 자동차·고기능소재사업에서 평균 연간 매출 9100억 원가량을 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2015년 722억 원에서 2016년 445억 원으로 줄어든 데 이어 지난해에는 104억 원 수준까지 급격히 감소했다.
문제는 자동차산업의 앞날이 한동안 밝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LG하우시스가 앞으로도 자동차·고기능소재사업에서 고전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자동차·고기능소재사업의 실적은 개선폭이 문제지 지난해보다 나아질 것은 확실하다”면서도 “올해 영업이익률은 2%대를 보일 것”이라고 바라봤다., 2016년 영업이익률인 5%대까지 수익성을 끌어올리기 쉽지 않다고 본 것이다.
23일 기업분석 리포트를 낸 4개 증권사 가운데 현대차투자증권과 KTB투자증권은 LG하우시스의 목표주가를 기존보다 각각 7.6%, 9.1% 낮춘 10만9천 원과 10만 원으로 제시했다.
김선미 연구원은 “현재 LG하우시스 주가와 비교해볼 때 상승여력이 6.3%에 불과하다”며 투자의견도 기존 매수에서 중립으로 내렸다.
지난해 LG그룹의 임원인사에서 LG하우시스의 새 대표이사로 발탁된 민경집 부사장의 고민도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민 부사장은 대표이사로 뽑히기 전에 자동차소재부품 사업부장을 맡았기 때문에 자동차·고기능소재사업부의 부진에 더욱 신경을 쏟을 수밖에 없다.
민 대표는 당장 자동차·고기능소재사업부의 실적을 반등하는데 초점을 맞추기보다 제품성능 향상에 집중해 고객기업을 다변화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LG하우시스 관계자는 “현대차와 기아차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중국과 미국, 유럽시장에서 신규 고객기업을 유치하는데 힘을 쏟고 있다”며 “자동차부품 경량화 등을 통해 제품 품질을 높여 우수기업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 부사장은 서울대학교 화학공학과 학사와 석사를 졸업한 뒤 미국 렌슬레어공대에서 화학공학 박사를 받은 엔지니어 출신의 전문경영인이다.
LG화학에 입사해 화학산업의 연구개발에 매진하다 2009년 LG화학에서 산업재 사업부문이 분할돼 LG하우시스가 출범할 당시 초대 연구소장을 맡았다.
2014년부터 자동차소재부품 사업부장을 맡았으며 세계 최초로 식물성 수지 바닥재·벽지 등을 개발하는 등 연구개발부문에서 경쟁력 강화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