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글로비스가 공정거래위원회의 일감몰아주기 규제로 기업가치를 재평가받는 기회를 얻을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2일 “정부가 일감몰아주기 규제를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며 “현대자동차그룹 오너일가는 이에 대응해 보유하고 있는 현대글로비스 지분 30%를 계열사에 넘길 개연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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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경배 현대글로비스 사장. |
현대글로비스는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지분 29.99%를 보유하고 있는 현대차그룹 계열 물류회사다.
현대글로비스는 내부거래 비중이 70%에 이르는 만큼 일감몰아주기 규제대상에 오를 수 있는 것으로 지속적으로 꼽혀 왔다.
로이터에 따르면 현대자동차그룹은 순환출자 해소 등 지배구조개편 방안을 놓고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과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현대글로비스는 부당내부거래를 놓고 공정위 조사가 본격적으로 진행될 경우 불확실성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최 연구원은 “자동차물류의 특수성과 보안성을 감안하면 현대차그룹 물량에 현대글로비스 대신 외주를 맡길 이유가 없다”며 “현대글로비스는 내부거래 진행이 불가피한 만큼 현대차그룹 물량으로 수익을 편취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파악했다.
현대글로비스는 자동차전용선부문에서 세계 6위 회사인데 현대차그룹 물량 전부를 운송할 경우 3위까지 순위가 오를 수 있다. 이에 따라 세계 1~2위인 일본 경쟁선사인 NYK나 MOL에 외주를 맡길 까닭이 없다는 것이다.
이에 더해 현대글로비스는 영업이익률이 현대차그룹 물량 50%의 운송을 맡고 있는 유코카캐리어스의 영업이익률보다 낮은 만큼 계열사 혜택을 받고 있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현대글로비스는 현대차그룹이 실적부진을 겪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올해 실적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최 연구원은 “현대글로비스는 중국 매출비중이 미미하기 때문”이라며 “현대차그룹 운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고 있는 데다 비계열물량도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다는 점도 올해 실적을 늘리는 데 보탬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대글로비스는 올해 연결기준으로 매출 16조1430억 원, 영업이익 7880억 원, 순이익 6230억 원을 거둘 것으로 예측됐다. 지난해보다 매출은 5.2%, 영업이익은 8.1%, 순이익은 23.1% 늘어나는 것이다. [비즈니스포스트 박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