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선 전 현대시멘트 회장이 현대시멘트의 경영권을 되찾기 위해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다.
하지만 현대시멘트가 새 주인을 찾은 데다 법원도 정 전 회장의 편을 들어주지 않고 있어 경영권을 되찾는 데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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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몽선 전 현대시멘트 회장. |
26일 업계에 따르면 정 전 회장이 19일 서울고등법원에 현대시멘트의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 항소했다.
정 전 회장은 현재 현대시멘트를 이끌고 있는 이주환 사장과 임승빈 전무를 현대시멘트 이사에서 해임해줄 것을 법원에 요구하고 있다.
지난해 같은 내용으로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경영권 분쟁소송을 냈는데 최근 서울중앙지방법원이 정 전 회장의 소송을 기각하자 이에 불복해 항소했다.
2015년 10월에 현대시멘트 대표이사에서 해임된 이후 1년7개월 동안 현대시멘트 현직 경영진과 경영권 분쟁을 이어오고 있다.
정 전 회장은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의 조카이자 정순영 성우그룹 명예회장의 장남으로 1987년부터 30년 가까이 현대시멘트를 경영했다. 현대시멘트에 오랜 기간 몸담아온 만큼 경영권을 되찾으려는 의지도 강해 법정공방에 상당한 기간이 걸릴 것으로 법조계는 바라본다.
그러나 정 전 회장이 놓여 있는 여러 상황을 종합해볼 때 현대시멘트의 경영권을 되찾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관측된다.
정 전 회장은 경영권 분쟁 1심에서 현대시멘트 현직 경영진들이 자신을 회장에서 내쫓아 회사의 경영정상화를 막았다고 주장하며 현 경영진을 이사에서 해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기업활동 과정에서 직면하게 되는 불확실성을 감안해 가급적이면 경영전문가인 이사의 재량을 존중해야 한다”며 정 전 회장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정 전 회장은 지난해에도 이주환 사장과 임승민 전무를 상대로 ‘대표이사 및 이사직무 집행정지 가처분신청’을 제기했으나 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현대시멘트가 올해 초에 매각절차를 통해 새 주인을 찾은 점도 정 전 회장의 현대시멘트 경영복귀를 어렵게 한다.
산업은행 등 현대시멘트 채권단은 2월에 사모펀드인 LK투자파트너스와 한일시멘트 컨소시엄에 현대시멘트를 팔기로 했다. 현재 채권단과 LK투자파트너스-한일시멘트 컨소시엄은 매각가격을 확정하기 위한 최종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현대시멘트는 7월 경에 새 주인을 맞아들일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후 인수자의 뜻에 따라 경영진이 교체될 가능성이 있다.
투자금융업계는 LK투자파트너스-한일시멘트 컨소시엄이 현대시멘트의 경영악화를 초래한 정 전 회장을 경영에 복귀하도록 허용할 가능성이 없다고 바라본다.
정 전 회장이 보유한 현대시멘트 지분을 통해 경영복귀를 노릴 가능성도 희박하다. 정 전 회장은 2013년만 해도 현대시멘트의 지분 27.64% 보유한 최대주주였으나 채권단 출자전환 등을 통해 지분이 2%대까지 쪼그라들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