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을 중심으로 비은행 부문이 강화한 점은 반가운 일이지만 한편으론 증권 의존도가 높아지는 데 따른 부담이 커질 수 있어서다.
농협은행은 1분기 순이익이 1년 전보다 0.6% 늘어나는 데 그쳤다. 5대 은행 가운데 하나(11.2%) KB국민(7.3%) 신한(2.6%)에 이은 4위다.
1분기 우리은행이 해외사업 충당금 확대에 따른 일회성 비용을 반영하며 순이익이 16.1% 줄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2분기부터는 4위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인 셈이다.
▲ NH농협금융지주는 올해 1분기 5대 금융지주 가운데 가장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농협금융이 그렇다고 다른 금융지주처럼 증권 이외의 포트폴리오가 강한 것도 아니다.
1분기 농협은행과 농협금융의 지분율 및 연결 조정 사항을 반영한 NH투자증권의 단순 합산 순이익은 1조 원 가량으로 농협금융의 연결기준 순이익 8688억 원을 훌쩍 뛰어넘는다. 사실상 은행과 증권이 이끈다고 볼 수 있는 셈이다.
문제는 증권업황의 부침에 따라 NH투자증권의 실적이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이다.
증권 계열사 의존도가 높아진 만큼 증시 호황기에는 수혜를 입지만 업황이 둔화할 경우 농협금융 전체 실적도 곧바로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농협금융은 일반 금융사와 성격이 다른 것으로 평가된다.
전국 농축협 지원과 농업인 실익 증진을 뒷받침하는 농협중앙회의 핵심 수익원 역할을 맡고 있는 만큼 실적 성장세 못지않게 수익의 안정성을 유지하는 것 역시 중요한 과제로 여겨진다.
이 회장으로서는 NH투자증권 실적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면서 농협은행과 농협생명, 농협손해보험, NH아문디자산운용 등 계열사 성장도 함께 이끌어 포트폴리오 균형을 맞춰야 하는 과제가 무거울 수밖에 없다.
이 회장은 취임 초부터 힘을 줘 온 비은행 부문 경쟁력 강화에 더욱 힘을 실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회장은 취임 이후 그룹 차원의 ‘시너지’를 지속 강조했는데 이에 따른 구체적 성과도 가시화하고 있다.
14일 경남 창원에 문을 연 동남권 ‘해양·항공·방위산업 종합지원센터’가 대표적이다.
이곳은 정부의 ‘5극3특 국가균형성장’ 정책에 대응해 은행·증권·손해보험·캐피탈 등 농협금융의 주요 계열사가 협업체계를 구축하고 향후 5년 동안 1조 원 규모의 종합금융서비스 제공하는 거점으로 활용된다.
앞서 지난해 12월 발표한 ‘K푸드 스케일 업 프로그램’ 역시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기존 계열사별로 흩어져 있던 농식품 기업 대상 투자·대출·유통·판로 지원 기능을 그룹 차원의 통합 모델로 묶어낸 것이다.
이는 계열사의 개별적 성장을 넘어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는 이 회장의 전략적 의지가 반영된 행보로 풀이된다.
NH농협금융지주 관계자는 “전국 1200개 이상 사무소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지역밀착형 포용금융 모델을 추진하겠다”며 “기업 상생을 기반으로 한 농협금융만의 차별화한 생산적·포용 금융을 본격화해 그룹 포트폴리오 개선과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동시에 이루겠다”고 말했다. 전해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