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래 기자 klcho@businesspost.co.kr2026-04-26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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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삼성물산이 전력망과 물사업을 두 축으로 삼아 해외 인프라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오세철 삼성물산 대표이사 사장은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통해 올해도 민간 건설사 가운데 해외 수주 1위 자리를 지키는데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 오세철 삼성물산 대표이사 사장이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통해 올해도 민간 기업 가운데 해외 수주 1위 자리를 지키겠다는 구상을 세웠다.
26일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국내외 기업들과 협력해 전력망·물사업 등 인프라 사업에서 저변을 넓히고 있다.
삼성물산은 최근 한국수자원공사와 해외 대형 프로젝트 및 복합 수주사업 대응을 목적으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복합 수주사업은 사업 발굴부터 금융 조달, 설계·조달·시공(EPC), 운영·관리까지 종합적 역량이 필요하다. 그런 만큼 빅데이터·AI 기술을 기반으로 한 물관리 시스템을 보유한 수자원공사와 중동·캐나다 등에서 담수화 플랜트·댐 등 글로벌 인프라 사업 경험을 쌓아온 삼성물산의 동반 상승 효과가 기대된다.
삼성물산의 경우 2015년 브리티시 컬럼비아 수전력청과 1조5천억 원 규모 ‘사이트-씨’(Site-C) 댐 건설 계약을 맺은 뒤 뚜렷한 물사업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수자원공사와 협업을 계기로 물사업 실적을 다시 쌓을 수 있을 것이라는 시각이 나온다.
물사업의 미래 성장성도 밝다. 특히 전력을 저장할 수 있는 양수발전은 재생에너지 간헐성을 보완해 전력계통망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장주기 에너지저장장치’로서 최근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수자원공사가 동남아시아 지역 물사업 진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점도 삼성물산에게는 긍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수자원공사는 지난 2월부터 필리핀 에너지기업 퍼스트젠과 양수발전 분야 협의를 이어오고 있으며 지난 21일(현지시각)에는 마닐라 북부 양수발전 사업의 공동 타당성 검토에 합의했다.
삼성물산과 수자원공사가 해외 물 관련 사업 진출 협력과 시장 공동 발굴 및 사업화 등을 함께 추진하는 만큼 해외 물사업 확장 가능성이 한층 커지는 셈이다.
전력망 사업에서도 삼성물산은 글로벌 전력기술 기업인 히타치에너지와 협력 분야를 확대하며 유럽 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 오세철 삼성물산 대표이사 사장(오른쪽 두 번째)이 지난 13일 스위스 취리히에서 히타치 에너지와 ‘유럽 지역 전력망 사업 협력에 대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삼성물산>
두 회사는 2024년 10월 고전압직류송전(HVDC) 분야 협력 관계를 구축한 뒤 아랍에미리트 국영석유공사(ADNOC) 해상 설비에 전력을 공급하는 사업과 호주 마리너스 링크(Marinus Link) 프로젝트를 공동 수행해 왔다.
지난 13일 스위스 취리히 히타치에너지 본사에서 유럽 지역 전력망 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며 기존 HVDC 분야에 이어 고압교류송전(HVAC) 분야로 협력을 확장했다.
HVDC는 장거리·대용량 송전에 유리하고 HVAC는 기존 전력망과 같은 안정적 운영을 담당하는 기술이다. 두 기술은 상호 보완적으로 작용하며 전력망 고도화와 안정성 확보에 기여한다.
최근 유럽 전력망은 모빌리티·산업·데이터센터 등에서 급증하는 전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인프라를 현대화하는 과정에서 국가 간 원활한 전력 융통에 필요한 설루션 핵심으로 부각되고 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직류와 교류를 아우르는 통합 설루션으로 국가 간 전력망 연결 등 고난도 프로젝트를 선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오세철 사장은 물사업과 전력망 고도화를 양축으로 삼아 올해 건설사 가운데 해외 수주 1위를 노릴 것으로 보인다.
오 사장은 신년사에서 “올해는 불확실한 대외 환경 속에서도 인공지능(AI), 에너지 수요 확대 등 새로운 기회를 바탕으로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신사업 성과 창출을 본격화해야 하는 해”라고 강조하며 사업 다변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삼성물산은 2021년부터 2023년까지 3년 연속 해외 수주 1위를 기록한 뒤 2024년 삼성E&A와 현대엔지니어링에 이은 3위로 내려앉았다. 지난해에는 체코 두코바니 원전 프로젝트를 수주한 한국수력원자력을 제외한 민간 건설사 가운데 1위 자리를 되찾았다.
다만 해외건설통합정보서비스가 제공하는 2026년 3월 말 기준 해외 수주 순위에서 삼성물산은 아직 3위에 머물고 있어 올해도 해외 사업에서 위상을 유지할 지 여부를 놓고 관심이 쏠린다. 조경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