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증시의 외국계 자본이 도널드 존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의 당선으로 매도세를 이어가면서 증시가 11월 말까지 부진할 것으로 전망됐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15일 “외국인투자자의 매도가 계속되는 국면에서 증시는 이렇다 할 상승을 보이기 어렵다”며 “외국인투자자가 코스피에서 하루 평균 1500억 원씩 주식을 순매도한다고 가정할 경우 11월 말까지 매도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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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존 트럼프 미국 대선 당선인. |
외국인투자자는 코스피에서 15일 기준으로 3거래일 연속 주식을 매도하고 있다. 외국인투자자가 미국 대선 날짜인 9일부터 15일까지 순매도한 주식 규모는 1조1500억 원 수준에 이른다.
김 연구원은 “미국 대선 이후 신흥국시장보다 선진국시장을 선호하는 심리가 나타났는데 실제 신흥국과 선진국의 거시경제지표 등 기초여건 차이는 크지 않다”며 “국내증시도 신흥국시장으로 취급되는 만큼 외국인투자자의 투자심리 변화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진단했다.
외국인투자자가 국내에서 주식을 계속 팔아치울 경우 11월 말까지 코스피에서 순매도하는 주식규모가 최대 3조 원에 이를 수 있다고 김 연구원은 내다봤다.
다만 트럼프 당선인이 현실적인 부분을 감안해 강력한 보호무역주의 등의 정책궤도를 수정할 경우 외국인투자자의 주식매도 규모가 줄어들 여지는 있다고 김 연구원은 예상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달러화강세를 완화하기 위해 환율시장에 유화적인 제스처를 보일 가능성이 높고 애플을 비롯한 IT기업들의 타격이 예상보다 적을 것이라는 점도 외국인투자자의 주식 매도세를 줄일 수 있는 요소로 제시됐다.
코스피 지수는 15일 전날보다 6.87포인트(0.35%) 떨어진 1967.53으로 장을 마감했다. 코스피 지수는 소폭의 등락을 거듭하다가 외국인투자자의 매도세가 커지면서 1970선을 밑돌았다.
코스피에서 외국인투자자는 2064억 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기관투자자는 1111억 원, 개인투자자는 696억 원 규모의 주식을 각각 순매수했다.
코스닥 지수는 전날보다 3.80포인트(0.61%) 하락한 617.43으로 거래를 끝냈다. 코스닥 지수에서도 외국인투자자와 기관투자자가 3거래일 연속으로 매도세를 나타냈다.
코스닥에서 외국인투자자는 438억 원, 기관투자자는 151억 원 규모의 주식을 각각 순매도했다. 개인투자자는 600억 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