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과 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PE)가 삼부건설공업 인수전에서 맞붙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삼부건설공업은 삼부토건의 알짜 자회사로 꼽히며 내진설계를 강화하려는 정책의 도입으로 실적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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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용건 동양 사장(왼쪽), 현상순 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PE) 대표이사. |
25일 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삼부건설공업 매각주간사인 삼정KPMG가 11월10일 삼부건설공업의 본입찰을 진행하기로 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따르면 19일 마무리된 삼부건설공업 예비입찰에는 모두 9개 기업이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 동양과 키스톤PE도 이번 예비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동양과 키스톤PE가 그동안 삼부건설공업 인수에 강한 의지를 보였던 점을 고려할 때 이번 본입찰에도 두 기업이 도전장을 내밀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삼부건설공업은 올해 3번이나 매각이 추진됐는데 두번은 단독매각을 추진했고 나머지 한번은 모회사인 삼부토건과 함께 패키지매각이 추진됐다.
동양과 키스톤PE는 단독매각이 진행될 때 인수전에 뛰어들었으나 법원이 정한 최저가격보다 낮은 금액을 제시해 실패했다.
하지만 법원이 최근 삼부건설공업의 재매각을 추진하며 기존보다 최저입찰가격을 50억 원가량 낮춘 점을 고려할 때 이번 매각이 성사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동양과 키스톤PE가 삼부건설공업 인수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삼부건설공업이 건설자재기업으로서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삼부건설공업은 1972년에 콘크리트파일 등 건설자재를 제조·판매하는 기업으로 설립됐는데 1999년부터 2015년까지 꾸준히 흑자를 낸 알짜기업이다.
삼부건설공업은 특히 고강도콘크리트파일(PHC)을 생산하고 있어 앞으로 실적이 늘어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된다. 고강도콘크리트파일은 지반의 지지력을 높여 건축물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사용되는 건축자재다.
정부는 최근 경주에 발생한 지진의 영향으로 내진설계를 강화하려는 법안을 도입하고 있다. 이렇게 될 경우 내진설계의 핵심자재로 꼽히는 고강도콘크리트파일의 수요가 늘어나 삼부건설공업이 수혜를 볼 가능성이 크다.
삼부건설공업은 콘크리트파일 제조기업 가운데 대림C&S, 동양파일, 아이에스동서의 뒤를 이어 시장점유율 4위를 차지하고 있다. 삼부건설공업은 지난해 매출 668억 원, 영업이익 150억 원을 냈다.
동양은 삼부건설공업 인수를 통해 건설자재 사업부와 시너지를 창출해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동양은 애초 2013년에 동양파일을 설립해 콘크리트파일사업을 벌였으나 2014년 말 그룹의 회생계획안에 따라 한림건설과 케이에이치디에 동양파일을 매각했다.
이번에 삼부건설공업을 인수해 다시 콘크리트파일사업에 뛰어들면 레미콘 등 건설자재부문에서 시너지를 다시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사모펀드인 키스톤PE의 인수전 참여도 주목된다. 키스톤PE는 올해 상반기 인수합병시장의 최대어로 꼽혔던 동부건설 인수전에서 승리하며 건설사업에 진출했다.
키스톤PE는 삼부건설공업을 인수할 경우 건설자재 제조-건축물 시공으로 이어지는 수직계열화를 구축할 수 있어 사업에 긍정적인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키스톤PE는 최근 플랜트자재기업인 영화엔지니어링의 본입찰에도 뛰어들며 동부건설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업을 인수합병하는데 공격적인 모습을 보였다. 키스톤PE는 11월에 매각이 재추진되는 현대시멘트 인수전에도 뛰어들 것으로 관측된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