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영 기자 eesoar@businesspost.co.kr2023-05-12 11: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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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한국콜마가 종이 스틱형 용기를 출시하며 친환경 용기 제조를 본격화한다.
국내 화장품 용기 제조 1위 기업으로서 친환경 제품에 대한 요구 확대를 염두에 두고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모습이다.
▲ 한국콜마가 종이 스틱형 용기를 출시하며 친환경 용기 제조를 본격화한다.
12일 한국콜마에 따르면 하반기에 종이 스틱 용기를 고객사에 제안할 예정이다.
2020년 글로벌 처음 친환경 패키지로서 상용화한 종이 튜브에 이어 3년만의 연구 개발 성과다.
이번 종이 스틱 용기는 버려지는 자투리 돌로 만든 미네랄 페이퍼를 활용했다.
종이 스틱 용기는 립밤과 멀티밤, 선스틱에 쓰인다. 제품을 고정하는 뒷마개도 종이 성분을 51% 포함해 플라스틱 사용을 최소화했다. 한국콜마는 플라스틱 용기를 대체하게 되면 기존 제품에 비해 플라스틱 사용량을 86%가량 줄일 수 있다고 한다.
한국콜마 관계자는 "미네랄 페이퍼는 시중에 이미 나온 소재이긴 하지만 화장품 용기로 사용한 것은 처음"이라고 했다.
한국콜마에 따르면 미네랄 페이퍼는 탄소 배출량 관점에서 보면 일반 종이보다 더 친환경적이다.
무엇보다 기존 종이보다 나무와 물의 사용을 줄일 수 있다. 미네랄 페이퍼 1톤을 사용하면 나무 20그루와 물 2만8천 리터를 절약할 수 있다고 한다. 폐기 후엔 빛에 자연 분해돼 돌가루로 돌아간다.
게다가 내구성과 내수성이 높아 쉽게 찢어지지도 않는다. 종이이면서도 물과 습기에 강하다. 탄성도 높다. 물론 기존의 저렴한 소재보다 단가가 높지만 제품 판매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라는 게 한국콜마의 설명이다.
한국콜마는 화장품도 가치 소비가 가능한 소비재라는 인식을 넓히기 위해 친환경 용기를 지속적으로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종이 튜브만 해도 다양한 용량과 제형을 담도록 3가지 종류 튜브 개발을 추가적으로 완료, 출시를 앞두고 있다.
한국콜마의 친환경 용기 제작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선 2020년 하반기에도 글로벌 처음 종이 튜브를 개발해 상용화했다. 2021년부터 사용되기 시작한 종이 튜브는 2022년 생산량이 2021년에 비해 8배가량 늘었을 정도로 고객사들의 호응이 크다.
한국 콜마가 친환경 용기 개발에 힘을 쏟는 것은 플라스틱 사용에 따른 환경 오염 문제가 이슈가 되면서 시장과 사회의 개선 요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화장품 시장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시장 규모는 코로나 사태 전인 2019년 4203억 달러, 환율 1330원 기준 한화 약 560조 원 대(558조9990억 원)에 이르렀다. 2024년엔 5263억 달러, 한화 약 700조 원 대(696조 원) 성장이 전망된다.
이와 맞물려 플라스틱 용기 판매량도 함께 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플라스틱 용기가 차지하는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2020년 화장품과 미용 관련 플라스틱 용기 사용량은 1521억 개다. 이 가운데 플라스틱은 659억 개로 43%를 차지한다. 게다가 화장품 용기 시장에서 플라스틱 비율은 연평균 5%대(5.37%) 가까이 늘고 있다.
한국콜마는 이런 추세가 지속될 수 없을 것으로 본다. 친환경적 화장품 용기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꾸준히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실제 국내 소비자들만 봐도 친환경 용기 제품 구매 의사가 매우 높다. 한국소비자원이 2022년 12월 화장품 용기에 대해 여론 조사를 한 내용을 보면 응답자의 87.3%가 같은 조건이라면 친환경 화장품 용기를 구매하겠다고 답했다.
이에 로레알·에스티로더·샤넬 등 29개 글로벌 뷰티 브랜드는 이런 흐름에 '서스테이너블 패키징 이니셔티브 포 코스메틱스(SPICE)' 연합체를 꾸려 대응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에서도 2021년 대한화장품협회와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이 '2030 화장품 플라스틱 이니셔티브'를 만들고 플라스티 저감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한국콜마에 따르면 앞서 시장에 종이 튜브를 처음 내놓던 당시만 해도 화장품 용기는 예뻐야 판매가 잘 된다는 인식이 강해 고객사들이 친환경 용기 선택을 주저했지만 고객사의 인식이 크게 바뀌었다고 한다. 이호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