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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시장 본격 개막, 국내기업 개발에 시간 걸릴 듯

임한솔 기자 limhs@businesspost.co.kr 2022-12-04 12:3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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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인체 미생물, 인간 마이크로바이옴을 활용한 치료제가 처음으로 해외 당국의 허가를 받으면서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시장의 문이 열렸다.

국내에서도 여러 기업이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신약을 연구하고 있어 향후 성과가 주목된다.
 
세계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시장 본격 개막, 국내기업 개발에 시간 걸릴 듯
▲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시장이 개막했다. 장내 마이크로바이옴 이미지. <지놈앤컴퍼니> 

4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최근 스위스 페링파마슈티컬스의 디피실감염증(CDI) 치료제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세계 첫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로 허가를 획득함에 따라 다른 후발주자들의 시장 진입도 비교적 수월해졌다.

마이크로바이옴은 미생물 군집과 유전체의 합성어다. 미생물은 그동안 발효식품 등에 주로 활용됐다. 그러나 2000년대 초반부터 인체 마이크로바이옴을 제약바이오 분야에 응용하려는 시도가 본격화했다. 체내 미생물이 면역체계에 영향을 미치는 등 건강과 관련이 있다는 것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개발이 쉽지만은 않았다. 무수한 미생물 각각이 특정 질병과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지를 규명하는 것이 난제였다. 

그런 만큼 페링파마슈티컬스의 승인은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의 유효성을 처음으로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 치료제는 특정 미생물을 장내에 주입함으로써 미생물 균형을 회복해 질병을 치료하는 효과를 인정받았다.

최초의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타이틀은 해외 기업이 가져갔지만 국내 기업들의 신약개발 열기는 오히려 점점 더 뜨거워지고 있다. 아직 공략되지 않은 질병과 활용할 수 있는 미생물이 무궁무진해서다.

현재 CJ바이오사이언스, 지놈앤컴퍼니, 고바이오랩, 유한양행 등 여러 국내 기업이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개발에 도전하고 있다.

CJ바이오사이언스는 염증성장질환 치료제 ‘CLP105’, 항암제 ‘CJRB-101’을 개발하고 있다. CJRB-101의 경우 조만간 임상에 진입시킨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2025년까지 후보물질 10건, 기술수출 2건을 보유하는 게 목표다.

CJ바이오사이언스가 이처럼 과감한 목표를 추진할 수 있는 까닭은 그만큼 연구 역량이 탄탄하기 때문이다. CJ바이오사이언스는 애초 마이크로바이옴 개발기업 천랩으로 시작해 작년 CJ제일제당에 인수되면서 CJ제일제당의 마이크로바이옴 연구조직을 흡수했다. 최근에는 미국 하버드대와도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하기 위한 공동연구 계약을 체결했다.

지놈앤컴퍼니는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면역항암제 ‘GEN-001’을 다양한 암종을 대상으로 개발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대형 제약사와 손잡았다는 점이 돋보인다. 독일 머크·화이자, 미국 MSD 등이 GEN-001의 가능성을 높이 평가하고 공동개발을 진행하는 중이다.

지놈앤컴퍼니는 급증하는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시장을 노려 위탁개발생산(CDMO)시장에 진출하기도 했다. 자체 개발한 신약을 스스로 생산하는 한편 외부 치료제의 생산 일감도 수주함으로써 수익성을 극대화하겠다는 것이다.

건선·염증성장질환·천식 치료제를 개발하는 고바이오랩을 보면 다른 국내 기업과 협업이 활발하다.

고바이오랩은 올해 3월 셀트리온과 공동연구 계약을 맺고 마이크로바이옴 후보물질을 발굴하고 있다. 비슷한 시기 이마트와 건강기능식품 합작법인 ‘위바이옴’을 설립하고 100억 원가량을 투자받기도 했다.

유한양행의 경우 CJ제일제당처럼 기존 기업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마이크로바이옴 분야에 도전장을 냈다. 글로벌 제약사와 격차가 크지 않은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계산이 깔렸다.

유한양행은 9월 마이크로바이옴 개발기업 에이투젠의 지분을 사들여 최대주주에 오르면서 공동연구 협약을 맺었다. 에이투젠과 함께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와 건강기능식품을 개발하기로 했다. 내년에 에이투젠에 추가로 투자해 지분을 더 확보한다는 계획도 내놨다.

다만 국내 기업들이 실제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개발에 성공하기까지는 아직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페링파마슈티컬스에 이어 2번째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승인에 가장 가까운 기업은 미국 세레스테라퓨틱스로 꼽힌다. FDA는 세레스테라퓨틱스가 개발한 디피실감염증 치료제의 승인 여부를 내년 4월 결정한다.

제약바이오 분야의 마이크로바이옴 활용이 점점 더 늘어나면서 관련 시장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국내 마이크로바이옴산업 규모만 해도 2019년 2조9천억 원에서 2030년 7조3천억 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식약처는 7월 보고서를 통해 “현재 마이크로바이옴시장은 건강기능식품이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나 향후에는 난치성 질병 치료제, 농림축수산, 화장품 부문까지 광범위하게 확장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세계적으로 해당 분야 시장을 선점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고 분석했다. 임한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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