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찬 기자 cyc0111@businesspost.co.kr2021-07-16 15:5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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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보툴리눔톡신 1위 기업 휴젤의 최대주주인 베인캐피탈이 휴젤을 매물로 내놓으면서 국내외 기업의 인수전이 뜨거워지고 있다.
16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휴젤에 눈독을 들이고 GS그룹과 SK그룹에 이어 LG그룹과 삼성그룹 등도 휴젤 인수전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 휴젤 로고.
제약바이오업계에서는 바이오사업을 하고 있는 LG화학 또는 LG생활건강을 통해 LG그룹이 휴젤 인수에 적극 나서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LG화학은 생명과학사업본부를 통한 글로벌 신약기업 도약을 위해 2025년까지 신약 개발을 위해 1조 원 이상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14일 3대 신성장동력사업 육성 및 투자계획을 발표하는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히며 2030년까지 글로벌 혁신신약 2개 이상을 보유한 회사로 도약하고 미국, 유럽 등에 진출하겠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신 부회장은 “신약을 지속적으로 출시할 수 있는 안정적 신약 후보물질군을 확보해 자체 개발과 동시에 전방위적으로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을 계속 강화해 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내친 김에 신약 후보물질 발굴을 넘어 기업 인수합병(M&A)에 나설 가능성도 예상된다.
LG화학이 휴젤을 인수한다면 에스테틱사업을 더욱 확대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LG화학은 2013년부터 미용필러 제품을 중국에 판매해 연간 500억 원가량을 수출하고 있다. 중국 보툴리눔톡신시장에 이제 막 발을 디딘 휴젤을 품에 안는다면 휴젤의 보툴리눔톡신 및 필러 제품과 시너지를 낼 수 있게 된다.
LG그룹에서는 LG생활건강도 휴젤을 인수할 수 있는 기업으로 꼽힌다. 차석용 부회장이 인수합병에 솜씨를 보여왔고 지속가능한 기업을 강하게 추진하는 만큼 휴젤 인수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2019년 7월 제약바이오업계에서 LG생활건강이 휴젤을 인수한다는 소문이 나돌기도 했다. 당시 LG생활건강은 공식적으로 인수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을 내놨다.
휴젤 인수를 타진했던 신세계백화점이 휴젤의 보툴리눔톡신 제품, 필러 제품 등과 자체 화장품 브랜드의 시너지를 통해 해외시장 공략을 구상한 것으로 알려진 만큼 LG생활건강도 휴젤을 품어 화장품과 시너지를 노릴 수 있다.
제약바이오업계는 삼성그룹도 휴젤 인수전에 뛰어든 것으로 보고 있다.
인수주체로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최대주주이기도 한 삼성물산이 거명된다.
삼성물산이 휴젤을 인수한다면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중심으로 한 바이오의약품(CMO)사업과 휴젤을 중심축으로 한 에스테틱사업을 통해 삼성그룹의 바이오사업 역량을 한층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물산은 인수합병을 할 자금이 풍부하고 삼성그룹의 지배구조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만큼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일이 절실하다.
특히 향후 보험업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삼성생명이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 지분이 매물로 나올 가능성에 대비해 삼성물산의 기업가치를 키워야 할 필요성도 있다.
휴젤은 2020년 말 중국 보툴리눔톡신시장에 진출한 데 이어 현재 미국과 유럽에서 보툴리눔톡신 제품의 품목허가 획득 절차도 진행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에서 품목허가를 받는다면 매출규모는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손지훈 휴젤 대표집행임원은 2020년 10월 보툴리눔톡신 제품 레티보의 중국 품목허가 취득 기념 온라인 간담회에서 “2021년에는 유럽, 2022년에는 북미시장에 진출해 세계에서 가장 큰 보툴리눔톡신 시장 3곳 진출을 마무리하겠다”며 “2025년에는 매출 1조 원을 달성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베인캐피탈은 보유하고 있는 휴젤 지분 전량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데 국내 대기업 가운데 GS그룹과 SK그룹 등이 눈독을 들이고 있다는 말이 돌았다. 여기에 최근 다국적 제약사 존슨앤드존슨을 포함한 중국 바이오기업 등도 휴젤 인수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그동안 인수후보 가운데 한 곳으로 꼽혔던 신세계백화점은 16일 휴젤 지분을 최종적으로 인수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베인캐피탈은 휴젤 지분 42.9%를 보유하고 있는데 20억 달러(2조3천억 원) 이상을 받고 매각하기를 원하고 있다.
베인캐피탈은 2017년 7월 9274억 원을 들여 휴젤의 최대주주에 올랐으며 현재 베인캐피탈이 보유하고 있는 휴젤 지분의 가치는 16일 기준 1조4천억 원 수준이다.
베인캐피탈은 이달 말 제한적 경쟁입찰을 통해 휴젤 지분을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쟁이 치열해진다면 휴젤을 인수하기 위해서는 최대 3조 원의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도 전망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영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