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에어는 올해 들어 항공기를 반납하는 등 다양한 자본확충 방안을 추진해왔는데 재무 건전성이 더 나빠지면 자칫 관리종목에 지정될 수도 있다.
▲ 최정호 진에어 대표이사.
하지만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과 함께 진에어를 포함한 저비용항공사 통합도 계획돼 있어 지배구조 윤곽이 나온 뒤 유상증자가 이뤄질 수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16일 항공업계와 증권업계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항공업 불황이 길어질 가능성이 커지면서 제주항공과 에어부산에 이어 진에어도 유상증자나 무상감자 등을 추진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저비용항공사(LCC)들은 자본잠식률이 50%를 넘으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고 이런 상태가 2년을 넘으면 항공사업자 면허가 취소된다.
진에어는 2021년 1분기 말을 기준으로 자본잠식률이 42.4%이다. 자본금이 450억 원이고 자본총계가 259억 원이다.
진에어 같은 저비용항공사(LCC)에게는 국제선 운항이 수익성의 핵심인데 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 등의 확산하면서 올해 안에는 국제선 여객수요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저비용항공사들은 가뜩이나 지난해부터 코로나19로 국제선 운항이 중단되면서 재무구조에 빨간불이 들어왔는데 완전자본잠식에 빠지는 항공사가 나올 수도 있다.
제주항공은 5대1 무상감자를 추진한 뒤 2천억 원 규모 유상증자를 실시하기로 했다. 에어부산은 2500억 원 규모 유상증자를 추진한다.
진에어로서는 아무래도 최대주주인 한진칼에게 유상증자의 상당 부분을 기댈 수 밖에 없는데 다행스럽게도 한진칼은 충분한 자금 여력을 갖춘 것으로 파악된다.
한진칼은 2021년 1분기 말을 기준으로 현금성 자산 2952억 원을 보유하고 있다.
진에어가 어느 정도 규모로 유상증자를 추진하느냐에 따라 한진칼의 자금출자 규모도 달라지겠지만 한진칼은 지난해 10월 진에어가 진행한 유상증자에 500억 원을 지원했다.
한진칼은 2021년 5월21일을 기준으로 진에어 지분 56.38%를 보유하고 있다.
다만 진에어가 당장 유상증자를 추진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고 보는 시선도 일각에서 나온다.
이들은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통합 뒤 지배구조가 어느 정도 틀이 잡힌 뒤에야 진에어도 유상증자를 추진할 수 있다고 바라본다.
한진그룹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항공사를 통합하고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 저비용항공사를 통합한 뒤 ‘오너일가→한진칼→통합 대형항공사→통합 저비용항공사’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완성하려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진에어의 최대주주가 대한항공이 되도록 지배구조를 손봐야 한다.
진에어의 최대주주인 한진칼이 한진그룹의 지주회사로 그룹의 일을 우선순위에 둘 수 있고 지배구조 문제가 진에어와도 관련된 만큼 이를 해결하고 유상증자를 추진하는 게 낫다고 여길 수도 있다.
대한항공은 6월30일 KDB산업은행의 확인을 거쳐 아시아나항공 인수 뒤 통합전략(PMI)을 최종 확정했지만 통합 항공사의 지배구조와 관련한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