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쿠팡이 11일 개최하는 개발자 콘퍼런스는 인공지능 기술과 관련된 김 대표의 관심을 보여주는 가장 대표적 사례다.
쿠팡은 개발자 콘퍼런스 개최를 알리면서 가장 중요한 의제로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꼽았다.
네이버, 카카오, SK텔레콤 등 정보통신기술(ICT)기업은 주기적으로 인공지능·빅데이터 관련 개발자 콘퍼런스를 개최하고 있지만 쿠팡과 같은 유통업체가 개발자 콘퍼런스를 개최하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김 대표는 이번 콘퍼런스 이외에도 쿠팡의 인공지능 기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쿠팡은 10월29일 투안 팸 전 우버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쿠팡의 신임 최고기술책임자로 선임했다.
팸 책임자는 세계 각국 도시의 교통상황과 기사 및 승객의 수요, 공급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수요자와 공급자를 연결해주는 첨단 시스템을 개발한 인물로 우버의 승차공유 횟수를 7년 만에 1천만 건에서 70억 건으로 높인 1등공신이다.
쿠팡은 올해 7월 우버에서 일하던 전준희 부사장을 로켓배송 개발총괄 부사장으로 선임했다. 전 부사장은 ‘알집’ 등을 개발한 소프트웨어기업 이스트소프트의 공동창업자로 우버에서 우버와 대중교통 정보를 실시간으로 연계하는 ‘우버 대중교통서비스’를 설계했다. 구글에서 수석엔지니어로 일하며 유튜브TV팀의 개발총괄을 맡기도 했다.
쿠팡이 올해 중순 경력 개발자들을 대거 영입하며 1인당 5천만 원 규모의 사이닝 보너스(입사 축하금)를 지급했던 것 역시 김 대표가 인공지능 기술 개발에 쏟고 있는 관심을 보여주는 사례다.
전준희 부사장은 입사 직후인 8월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앞으로는 머신러닝, 빅데이터, 인공지능 분야의 채용 비중을 늘릴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인공지능 기술이 쿠팡 성장의 가장 중요한 요소였던 ‘로켓배송’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해 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쿠팡이 로켓배송을 통해 모든 상품을 바로 다음날 고객에게 전달할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쿠팡이 ‘직매입’을 통해 상품을 미리 구비해두기 때문이다.
직매입은 로켓배송과 같은 고객 친화적 서비스가 가능해지는 장점이 있지만 쿠팡이 미리 돈을 내고 물품을 구입한다는 특징 때문에 물건이 잘 팔리지 않는다면 쿠팡이 상당한 손해를 보게 된다는 단점이 있다.
이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바로 인공지능을 통한 정확한 수요예측이다. 또 쿠팡의 인공지능시스템은 입고된 상품을 창고의 어느 위치에 진열할지, 이 상품을 직원이 어떤 동선으로 꺼내올지, 배송기사가 어떤 루트로 배송할지도 모두 결정한다.
김 대표는 로켓배송 도입 초기인 2015년 한 매체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모든 부분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하지 않으면 서비스 제공이 불가능하다”며 “쿠팡맨이 어디로 가고, 어디에서 일하고, 어떻게 소통하는지 모두 기술적으로 연결돼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 대표가 투자를 받기 위해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을 설득할 때도 쿠팡이 보유한 인공지능 기반 물류시스템의 경쟁력을 여러차례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 회장은 2019년 7월 문재인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앞으로 한국이 집중해야 할 분야는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인공지능"이라고 조언할 정도로 인공지능 기술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유명하다.
쿠팡 관계자는 “쿠팡이 고객에게 최고의 속도와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해답이 바로 인공지능”이라며 “로켓배송의 모든 단계를 인공지능이 이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