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희 기자 JaeheeShin@businesspost.co.kr2025-08-03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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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탄소 에너지원인 암모니아의 선박 연료 상용화가 임박했다. 2050년 암모니아가 주요 선박연료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조선 업계는 암모니아 추진 선박 시장 선점 경쟁에 벌써부터 나서고 있다. 사진은 HD현대미포의 암모니아 이중연료 추진 가스운반선 조감도. < HD현대 >
암모니아는 분자구조(NH3)에 탄소가 포함되어 있지 않아 탄소배출이 없는 무탄소 연료다. 또 보관이 용이해 친환경 선박 연료로 각광받고 있다.
그동안 독성물질 생성, 높은 생산비용, 낮은 에너지 밀도 등 암모니아 선박연료 상용화를 위한 기술 과제들이 조선사들의 연구개발로 점차 해소되고 있다.
3일 조선·해운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세계 각국 조선소들이 암모니아 선박 시대 개막을 앞우고 건조 이력을 쌓기에 분주한 가운데 국내 조선사 중에서는 HD현대미포가 관련 기술에서 가장 앞선 것으로 평가된다.
HD현대미포는 지난 7월26일 벨기에 해운선사 엑스마르로부터 수주한 암모니아 이중연료 추진 중형 가스운반선 4척 가운데 첫 선박을 진수했다.
나머지 선박도 2026년까지 순차적으로 건조해 인도할 예정이며, 엑스마르 물량 건조를 마치면 스위스 트라피구라가 발주한 암모니아 이중연료 추진 가스운반척 4척을 2028년까지 건조할 예정이다.
세계 해운사들은 국제해사기구(IMO)의 친환경 규제 시행에 대비해 장기적 관점에서 암모니아 추진선에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중형 선박에서는 디젤과 암모니아 이중연료를 사용하는 선박의 건조가 진행 중이며, 대형 선박에서는 향후 암모니아 이중연료 추진선으로 개조할 수 있는 '암모니아 레디' 설계를 적용하는 형태로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미국 암모니아에너지협회(AEA)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세계에서 암모니아 추진 선박 발주잔고는 64척으로, 선종 별로는 암모니아 운반선(VLAC), 컨테이너선 등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컨테이너 선복량 기준 세계 2위 해운사인 머스크는 2023~2024년 10척의 ‘암모니아 레디(추후 암모니아 이중연료 추진 엔진으로 전환할 수 있는 선박)’ 선박을 발주했다.
3위 해운사 CMA CGM도 중국 칭다오조선소가 건조한 ‘암모니아 레디’ 컨테이너선 6척을 인도받았다. 5위 독일 하팍로이드도 2027년부터 인도 예정인 암모니아 레디선 24척을 지난해 11월 중국 양쯔장조선그룹과 뉴타임스조선소에 각각 절반씩 발주했다.
▲ 지난 7월26일 HD현대미포 울산조선소에서 회사가 2023년 벨기에 선사 엑스마르로부터 수주한 '세계 최초' 암모니아 이중연료 추진선의 진수식이 열렸다. <엑스마르>
현재 친환경 선박 연료로 상용화를 마친 액화천연가스(LNG)는 탄소배출량 감축 효과가 제한적으로, 탄소중립으로 가는 ‘중간단계’ 연료로 여겨진다.
한국, 중국, 일본 등의 주요 조선사들은 암모니아 추진 엔진 관련 연구개발을 수행하면서 암모니아 선박 시대를 대비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2024년 10월 암모니아 이중연료 엔진의 형식승인 시험을 완료했다. ‘고압 직분사’ 방식으로 엔진 출력과 연료 효율을 높였으며, ‘선택적 촉매환원장치(SCR)’, ‘일체형 암모니아 스크러버’ 등을 적용해 질소산화물과 연소되지 않고 배출되는 암모니아 배출도 줄였다.
한화그룹도 암모니아 가스터빈 추진체계를 적용한 LNG운반선·컨테이너선 등을 오는 2028년까지 완료를 목표로 개발 중이다.
한화오션·한화파워시스템 등은 지난 2월 글로벌 에너지 기업 베이커휴즈와 손잡고 LNG와 암모니아를 자유롭게 혼합해 쓸 수 있는 가스터빈 개발에 착수했다. 엔진 착화를 위한 화석연료 사용(파일럿 오일)없이 암모니아로 착화할 수 있도록 설계한다.
국제에너지기구(IEA)의 글로벌 선박 연료별 건조 비중 전망에 따르면 암모니아 선박 비중은 △2030년 8% △2040년 29% △2050년 46%로, 암모니아가 친환경 선박연료의 핵심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양종서 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지난 6월3일~6일 열린 세계 최대 해양산업 전시회 ‘노르쉬핑 2025(Nor-Shipping 2025)’ 탐방보고서에서 “암모니아 엔진의 상용화가 임박하면서 올해 노르쉬핑에서는 과거보다 암모니아 추진선과 관련한 전시가 증가했다"며 "해사업계의 높아진 관심을 볼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