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SK바이오텍과 유럽 SK바이오텍아일랜드, 미국 엠팩(AMPAC)을 통합한 SK팜테코가 2020년 1월 출범하면 연간 100만 리터의 의약품을 생산할 수 있는 규모를 갖추게 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36만2천 리터의 의약품을 생산할 수 있는데 SK팜케코가 이를 훌쩍 뛰어넘는 것이다. 셀트리온의 생산능력 19만 리터보다 5배나 더 많다.
SK팜테코는 현재 바이오의약품이 아닌 화학의약품을 생산하고 있어 직접 비교하기에 어려운 면이 있지만 SK팜테코가 궁극적으로는 바이오 위탁생산까지 확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계속해서 비교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SK그룹의 신약 개발을 담당한고 있는 SK바이오팜도 바이오의약품으로 신약 후보물질(파이프라인)을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2020년 미국에서 출시되는 SK바이오팜의 뇌전증 신약 엑스코프리도 SK팜테코의 미국과 아일랜드 공장에서 원료의약품 생산을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SK팜테코는 2025년 이후 사업가치를 10조 원 수준으로 육성한다는 목표를 잡았는데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인수합병’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의약품 위탁생산은 ‘규모의 경제’가 중요한 사업으로 꼽힌다. 대규모 생산을 통한 비용 절감이 가장 중요한 경쟁력이기 때문이다.
세계 바이오시장이 급격하게 성장하면서 이미 글로벌 바이오기업들은 몸집 불리기 경쟁을 벌이고 있다. 셀트리온은 2030년까지 국내외에 생산시설을 증설해 100만 리터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혔고 삼성바이오로직스는 4공장 증설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은 몸집불리기를 위해 생산시설을 증설하는 것과 함께 인수합병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 회장은 이미 2017년 글로벌 제약사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 유럽 생산공장을 인수한 데 이어 2018년 엠팩을 인수하는 등 규모의 경제를 위한 대규모 인수합병을 진행했다.
SK그룹의 인수합병을 위한 ‘실탄’은 충분한 만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적절한 매물이 나오느냐가 문제일 것으로 보인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SK그룹은 전통적으로 인수합병으로 성장한 기업이고 최 회장도 2011년 하이닉스(현재 SK하이닉스)를 인수해 지금의 SK그룹을 만들었다”며 “최 회장이 제약바이오사업을 키우려는 모습이 SK그룹의 반도체사업과도 닮은 점이 많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오랫동안 제약바이오사업에 투자했으며 이제야 점차 빛을 보고 있다.
최 회장은 제약바이오사업이 ‘제2의 반도체’가 될 것으로 보고 25년 동안 수천억 원을 들여 그룹차원에서 전폭적으로 투자했다. 그 결과 올해 11월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뇌전증 신약 엑스코프리의 판매허가를 받는 데 성공했다.
조정우 SK바이오팜 대표이사 사장은 “최태원 회장의 장기적 지원이 없었다면 엑스코프리 개발은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SK바이오팜은 2020년 기업공개(IPO)를 진행하는데 상장으로 확보한 자금은 다시 경쟁력 있는 제약바이오기업을 인수하는 데 활용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SK바이오팜이 상장되면 시가총액은 최소 5조 원에서 최대 10조 원까지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SK바이오팜과 SK팜테코는 모두 SK그룹 지주사 SK의 자회사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