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사장단인사에서 그룹 컨트롤타워인 롯데지주와 그 전신인 정책본부 인사들이 인적쇄신의 바람을 타고 대거 약진했다.
롯데그룹이 경영진 구성에서는
신동빈 회장의 '뉴 롯데'가 완성됐다.
20일 롯데지주에 따르면 롯데지주 주요 인력을 현장으로 보내 사업추진에 속도를 붙이는 신 회장의 인력운용은 이번 인사에서도 두드러졌다.
이번에 호텔&서비스BU장으로 자리를 옮긴
이봉철 사장은 정책본부 운영실장과 롯데지주 경영혁신실장 등을 지낸 인물로 롯데그룹의 대표적 재무전문가로 꼽힌다.
사실상 그룹 지배구조와 관련된 최대 현안을
이봉철 사장에게 맡긴 것이다.
이봉철 사장이 떠난 재무혁신실장 자리는 롯데지주 재무1팀장으로 일하던 추광식 상무가 전무로 승진해 채웠다.
추 전무는 롯데제과 재경팀장과 재경부문장을 맡은 인물로 롯데지주가 출범한 뒤 지주로 자리를 옮긴 인물이다.
조영제 롯데지주 경영전략2팀 전무가 롯데쇼핑 e커머스사업부장으로, 기원규 롯데지주 인재육성팀 전무가 롯데컬처웍스 대표이사로 자리를 각각 옮겼다.
롯데지주는 재무혁신실과 경영전략실, HR혁신실, 경영개선실, 커뮤니케이션실, 준법경영실 등 6개실로 꾸려졌는데 기존 그룹 컨트롤타워였던 롯데쇼핑 정책본부 기능이 지주체제 전환 이후 그 기능을 나눠맡고 있다.
신 부회장의 최측근으로 불리는 과거 롯데그룹 정책본부 소속 인사들의 약진도 돋보인다.
박현철 롯데지주 경영개선실장 부사장은 사장으로 승진했다.
박 사장은 1985년 롯데건설에 입사한 뒤 롯데 정책본부에서 건설 및 화학분야를 맡는 운영3팀장으로 일했다. 2017년 롯데물산 대표이사를 거쳐 2019년부터 롯데지주 경영개선실장으로 일하고 있다.
이번 조직개편 및 인사에서 전무급 대표이사 및 사업부장들이 대거 등장하면서 올해 사장 승진자는 2명에 그쳤는데 올해 뚜렷한 실적 개선을 이끈
이완신 롯데홈쇼핑 사장과 박 사장이 그 주인공이다.
롯데칠성 음료BG와 주류BG를 총괄하게 된 이영구 롯데칠성음료 통합 대표이사 부사장과 이번 유통BU 부문의 인적교체에서도 살아남은
문영표 롯데쇼핑 마트사업부장 부사장은 정책본부 개선실에서 호흡을 맞춘 경험이 있다.
정경문 롯데정밀화학 대표이사 전무도 1988년 호남석유화학으로 입사해 2012년 롯데그룹 정책본부 국제실, 2014년 롯데그룹 정책본부 비전전략실 전략1팀장으로 일했다.
2016년부터 롯데정밀화학 경영본부장으로 일하다 이번 인사에서 롯데정밀화학을 맡게 됐다.
이석환 롯데자이언츠 대표이사 전무도 1998년부터 2009년까지 롯데정책본부 인사팀에서 일한 인물로 롯데주류 경영지원본부장, 롯데지주 CSR팀장, 롯데케미칼 경영지원본부장 등 요직을 지냈다.
그동안 롯데자이언츠 대표이사에는 퇴진을 앞둔 임원이 가던 사례가 많았지만 능력을 인정받던 이 전무가 이동하면서 야구에 평소 관심이 많은 신 회장의 뜻이 반영됐다는 말이 나온다.
신 회장은 일본 프로야구단을 운영하는 지바롯데마린즈 대표이사로 일하기도 했으며 2007년 제리 로이스터 롯데자이언츠 감독을 영입하는 작업을 직접 지휘하기도 했다.
임병연 롯데케미칼 기초소재부문 대표이사 부사장과 남익우 롯데지알에스 대표이사,
이갑 호텔롯데 롯데면세점 대표이사 등도 롯데 정책본부와 경영혁신실 등을 거쳐 지난해에 이어 올해 대표이사로 일하게 된 인물이다.
업계 관계자는 “실적주의와 전문성 강화라는 전체 인사기조 아래 신 회장의 측근으로 꼽히는 인물들이 요직에 앉으면서 신 회장의 전략이 그룹 전반에 걸쳐 빠르게 진행될 기틀이 마련됐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