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홍정도 중앙일보·JTBC 대표이사 사장(왼쪽)과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 |
홍정도 중앙일보·JTBC 대표이사 사장이 올림픽 중계권 조인식에서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과 손을 잡을 때 얼굴은 밝았다.
홍 사장은 국내 비지상파 최초로 올림픽 독점 중계권을 따내며 새 역사를 썼다. 종합편성채널로서 한계를 넘어서며 지상파방송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다만 대형 스포츠 이벤트의 중계권은 방송사에 끼치는 부담도 작지 않아 양날의 검과 같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5일 방송업계에 따르면 홍 사장은 그동안 꾸준히 스포츠 중계콘텐츠에 관심을 쏟아왔는데 4일 2026~2032년 올림픽 중계권을 확보하며 정점을 찍었다.
홍 사장은 2012년 중앙일보에서 JTBC 최고운영책임자로 옮긴 후에 월드컵 예선 중계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중계권, 아시아축구연맹(AFC) 중계권 등을 확보했다.
그러나 이번에 따낸 올림픽 중계권은 대회의 규모나 기간에서 이전에 JTBC가 따낸 중계권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이번 중계권 확보는 지상파3사 연합체인 ‘코리아풀’과 경쟁을 이겨낸 것이라 더욱 의미가 크다. JTBC가 중계권을 재판매하지 않는 이상 지상파3사는 2026년부터 올림픽 중계를 할 수가 없다.
게다가 아직 개최지가 결정되지 않은 2032년 하계 올림픽은 남북 공동개최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어 이번 올림픽 중계권은 더욱 무겁게 느껴진다.
2018년 12월 남북체육분과회담에서 남북은 2032년 올림픽 공동개최를 위한 세부 추진방안을 협의하는 등 2032년 올림픽 공동개최 추진은 가시화되고 있다.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임기 안에 남북 공동개최 합의를 이루겠다는 뜻을 밝혔고 새로 IOC 위원으로 선임되는 이기흥 대한체육회장도 2032년 남북 공동개최를 향한 의지를 나타냈다.
남북관계가 다소 침체된 상황이지만 체육교류로 물꼬를 틀 가능성은 얼마든지 존재한다. 2032년 하계올림픽의 남북 공동개최가 성사되면 JTBC는 막대한 수혜를 입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JTBC는 올림픽 유치 과정부터 충실히 역사를 쓰겠다며 큰 기대를 품고 있다.
홍 사장이 2032년 하계올림픽을 포함한 중계권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은 홍 사장의 배경과도 무관치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홍 사장의 고모부인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IOC 위원을 지냈고 이 회장의 아들이자 홍 사장의 고종사촌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해 IOC와 후원계약을 기존 2020년에서 2028년까지로 연장하며 끈끈한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홍 사장의 부친인
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은 한반도평화만들기 이사장으로 남북갈등 해소를 위한 민간대사 역할을 활발하게 하고 있다.
홍 회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평양 방문 특별수행원단에도 참여했고 평양 특사로까지 거명됐었기 때문에 앞으로 2032년 하계올림픽 남북 공동개최 과정에도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물론 올림픽 중계권 확보가 무조건 꽃길을 담보하는 것만은 아니다. 막대한 규모의 중계권 계약은 방송사에 재정적 부담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미국 NBC는 2023년까지 미국 내 올림픽 독점 중계권을 확보하기 위해 120억 달러를 사용했는데 지나치게 과도한 투자라는 지적을 받았다.
JTBC와 IOC의 계약 내용에 비밀유지 조항이 있어 정확한 중계권 계약규모는 알려져 있지 않다. JTBC는 합리적 가격에 계약을 맺었다고 말했으나 지상파 연합을 따돌린 만큼 상당한 액수일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여기에 올림픽과 월드컵 등 큰 대회는 중계 비용도 만만치 않아 이들이 열리는 짝수해에 비용부담으로 방송사 실적이 주춤하는 '짝수해 효과'가 나타나기도 한다. 그만큼 JTBC의 광고 판매부담이 커졌다고 볼 수 있는 부분이다.
JTBC가 중계권을 재판매해 수익을 보전할 수도 있지만 장담하기 어렵다. 지상파3사는 “방송권 비용 절감을 위한 코리아풀 참여제의를 거절하고 단독 입찰에 응해 국부 유출을 피할 수 없게 됐다”며 “중계권을 되팔아 차익을 얻을 목적이라면 그 목적을 이룰 수 없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JTBC가 과거 스포츠 중계에서 재미를 보지 못해기도 했다. WBC, 아시안컵 등 JTBC가 중계를 맡은 대회에서 한국 국가대표팀이 예상보다 부진한 성적을 거두면서 흥행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 적이 많았다.
또 지상파보다 상대적으로 스포츠 중계 노하우가 적은 JTBC는 중계방송에서 미숙한 점을 노출하며 시청자들의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에 따라 홍 사장은 올림픽을 중계방송할 역량을 확충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