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배진형 토니모리 신임 대표이사 사장이 경영 전면에 나선 이후 경영 승계를 위한 사업전략 방향이 구체화되고 있다.
토니모리는 오너일가가 과반 지분을 보유해 외부 주주의 견제 기능이 제한적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달 초 수장자리에 오른 배해동 토니모리 회장의 장녀 배진형 대표이사가 해외사업 성과를 통해 '오너 2세'의 경영 정당성을 확보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 토니모리는 2026년 4월 김승철 대표와 배진형 대표를 축으로 하는 각자대표 체제를 구축했다. <토니모리>
29일 토니모리 동향을 종합하면 배진형 신임 대표이사가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 해외 사업이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토니모리는 이달부터 김승철 대표와 배진형 대표를 축으로 하는 각자대표 체제를 구축했다.
김 대표는 전문경영인으로 2022년부터 토니모리의 수장을 맡아 회사의 실적 회복을 이끌어왔더. 이에 배 대표는 해외 시장을 중심으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하는 방향으로 역할 분담이 이뤄진 것으로 파악된다.
토니모리는 오너일가가 회사 지분 과반을 보유하고 있어 외부 주주가 견제하기 어렵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오너일가는 2026년 4월 기준 총 53%의 지분을 들고 있는데 배 회장이 27.8%, 배우자 정숙인 씨가 12.6%, 배진형 대표가 6.3%, 차남 배성우 씨가 6.3%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구조에서 '오너2세'가 경영 전면에 나서며 승계가 본격화되자 배 대표가 향후 시장 평가를 뒤집을 수 있는 경영 성과를 낼 수 있는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배 대표의 승계 과정을 바라보는 시장의 시선은 곱지만은 않다.
배 대표는 1990년 생으로 뉴욕대학교를 졸업하고 2015년 9월 토니모리 해외사업부 사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2016년 3월 사내이사로 선임되자 당시 업계에서는 입사 6개월 차인 신입사원을 충분한 검증 없이 경영 일선으로 올렸다는 점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또 사내이사로 등기되면서 보수와 배당금을 포함한 보상 수준이 나이와 경력에 비해 지나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당시 배 대표의 구체적 보수 총액은 공시되지 않았지만 2016년 사내이사 3명의 평균 보수는 1인당 2억2800만 원으로 기록됐다. 배 대표는 같은 해 토니모리로부터 배당금 3억4500만 원도 수령한 것으로 파악된다.
배 대표는 이후 2020년 11월 해외사업본부장으로 승진해 전략기획본부장, 미래전략본부장 등을 거치며 사업 전반을 경험했다. 이어 2025년 1월 토니모리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전사적 사업 방향에 관여한 것으로 파악된다.
▲ 토니모리는 국내 저가 채널을 중심으로 실적 회복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2025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2202억 원, 영업이익 143억 원을 기록했다. <토니모리>
새로운 각자대표 체제에서 배진형 대표는 해외 사업을 중심으로 신성장 동력을 발굴할 것으로 예상된다.
토니모리는 최근 국내 저가 채널을 중심으로 화장품 사업을 전개하며 실적 회복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회사는 2017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와 코로나19의 여파로 2057억 원 수준이던 매출이 2021년 1146억 원까지 감소했다. 이후 김승철 대표 체제에서 2022년 1267억 원, 2023년 1510억 원, 2024년 1769억 원을 거쳐 2025년 2202억 원으로 회복됐다.
이 과정에서 실적 반등을 이끈 것은 다이소를 중심으로 한 저가 제품이 꼽힌다. 해당 채널에서 '가성비' 수요를 공략한 제품이 흥행하면서 회사는 이마트와 편의점 등으로 유통 채널을 확장하고 있다.
이승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토니모리는 국내 로드샵 및 오프라인 매장 감소에 대응해 신규 채널을 지속 발굴하고 있다"며 "특히 다이소 채널의 판매 품목은 2024년 19개에서 2025년 44개 수준까지 늘어나며 매출 증가를 견인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러한 전략은 국내 채널에 기반하고 있어 추가 성장을 위해서는 해외 시장에서의 성과가 본격화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토니모리는 최근 해외 사업에서 진출 지역을 다변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과거 중국·홍콩 중심이던 해외 매출 구조에서 벗어나 미주와 기타 지역으로 축을 넓히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다만 아직 해외 사업이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진입했다고 보기는 어려워 이를 안정적인 성장 축으로 확대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배진형 대표는 해외 시장 확대와 글로벌 온라인 채널 육성을 통해 기존 해외 사업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역할을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해외 사업 성과가 가시화될 경우 배 대표를 둘러싼 승계 정당성에 대한 시장 평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토니모리 관계자는 "다이소에서 큰 인기를 얻은 '본셉' 제품은 제품력을 인정받아 일본 대형 드럭스토어 1700여 곳에도 입점하는 등 '가성비 K뷰티'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며 "각 시장 특성에 맞춘 전략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조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