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시중은행들이 투자형 상품인 지수연동예금(ELD)을 앞세워 ‘예테크족’ 붙잡기에 나서고 있다.
지수연동예금은 원금을 보장하면서도 코스피 등 특정 주가지수의 움직임에 따라 추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상품이다. 은행들은 최근 연 10~14%대 수익률을 제시하는 고수익형 상품을 잇달아 출시하면서 투자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 ▲ 은행권의 2025년 지수연동예금 판매규모가 12조3388억 원으로 집계됐다. |
다만 지수연동예금은 일반 예금과 달리 중도해지 수수료에 따른 손해가 발생할 수 있다.
일정 수준 이상으로 지수가 상승하면 오히려 낮은 금리로 확정되는 ‘낙아웃(Knock-out)’ 구조가 적용되는 상품도 있어 투자하기 전에 상품을 충분히 이해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2026년 들어 2월까지 KB국민·신한·하나·NH농협은행 등 4개 은행의 지수연동예금 판매금액은 9925억 원으로 집계된다.
은행권 지수연동예금 판매금액은 2023년 2조2303억 원, 2024년 7조3733억 원에서 지난해 12조3388억 원으로 크게 늘었다. 올해 들어서도 주요 시중은행에서 지속해서 상품을 내놓고 있는 만큼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수연동예금은 정기예금보다 금리는 높고 주식 직접투자보다 위험은 낮다는 점에서 안정형 투자자들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예금자보호법 적용 대상으로 원리금 합계 기준 최대 1억 원까지 보호받을 수 있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지수연동예금 수요가 늘어나면서 시중은행은 다양한 구조의 상품을 출시하며 고객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 7년 만에 지수연동예금 판매를 재개한 뒤 꾸준히 상품을 내놓고 있다.
국민은행은 9일까지 KB스타뱅킹과 영업점에서 코스피200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KB스타 지수연동예금 26-2호’를 판매한다. 가입금액은 100만 원 이상부터 만 원 단위로 가능하다.
KB스타 지수연동예금 26-2호는 1년 만기 상품이다. △상승추구형(최저이율보장형) △상승낙아웃형(최저이율보장형) △상승낙아웃형(고수익추구형)으로 구성됐다.
이 가운데 고수익추구형 상품은 최고 연 14% 금리를 제시하고 있어 일반 예금 금리보다 높은 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자 수요를 겨냥하고 있다.
올해 1월 출시된 KB스타 지수연동예금 26-1호 고수익추구형(최대 연 11.2%)보다 수익률 상단을 대폭 높였다.
단 KB스타 지수연동예금 26-2호 고수익추구형 상품은 코스피200지수가 기준 대비 20%를 초과 상승하면 ‘낙아웃’ 조건이 발동해 금리가 연 2% 수준으로 낮아진다.
최저이율보장형 상품들은 연 2.9%~3.5%대 수준의 금리를 제공해 상대적으로 안정적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 ▲ KB국민은행이 최대 연 14% 수익률을 제공하는 'KB스타 지수연동예금'을 판매하고 있다. < KB국민은행 > |
하나은행도 코스피200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지수플러스 정기예금’ 상품을 내놓고 있다.
계좌당 100만 원 이상부터 가입할 수 있고 6개월 만기 고수익추구형은 최고 연 10% 수익률을 제공한다. 국민은행 고수익추구형보다 만기가 짧아 단기간 자금을 운용하고 싶은 투자자들에게는 선택지가 될 수 있다.
다만 이 상품도 낙아웃 조건이 달려 있다. 투자 기간에 코스피200지수가 한 번이라도 기준 대비 12%를 초과 상승하거나 만기 시점에 지수가 하락하면 금리는 연 1%대 수준으로 확정된다.
신한은행도 올해 처음으로 최고 수익률 10%대 지수연동예금 상품을 출시했다.
‘쏠메이트 세이프지수연동예금 코스피200 상승형’은 인터넷과 모바일을 통해 최저 50만 원부터 가입할 수 있고 금리 2.00~10.00%로 설정됐다.
신한은행은 지수연동예금 시장의 강자다. 2025년 기준 시장 점유율이 80%를 웃돈 것으로 파악된다.
신한은행은 삼성전자 보통주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지수연동예금 상품부터 만 40세 이상 고객을 대상으로 ‘쏠메이트 전용 ELD’ 상품 등을 선보이고 있다.
은행권은 앞으로도 지수연동예금을 비롯해 투자형 상품군을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의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으로 증시로 자금이 이동하는 ‘머니무브’가 이어지고 있는데다 증권사가 원금을 보장하는 종합투자계좌(IMA), 상장지수펀드(ETF)시장 확대 등으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높은 기대 수익률만 보고 가입하기보다 상품 구조를 잘 따져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낙아웃 구조가 있는 상품은 지수 변동 폭이 커질수록 조건 충족 여부가 크게 달라질 수 있어 증시 변동성이 높은 시기에는 상품 조건을 더 꼼꼼히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예금자보호를 받는 상품이지만 만기 전에 해지하면 수수료가 발생해 예금과 달리 원금을 일부 까먹을 수도 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지수연동예금은 최근처럼 변동성이 큰 시장에서는 낙아웃 발생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며 “단순히 제시된 최고 금리만 볼 것이 아니라 자신이 예상하는 지수 움직임에 맞는 상품인지 따져보고 가입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