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CEO들이 올해부터 본격화될 초대형 증권사들의 투자금융(IB) 경쟁에 대비하는 것을 최우선적인 목표로 제시했다.
◆ 종합금융투자사업자, 투자금융 격전 대비
김원규 NH투자증권 사장은 2일 신년사에서 “NH투자증권은 증권업계의 경쟁구도 재편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안정적인 자산관리(WM)수익에 기반한 투자금융 모델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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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원규 NH투자증권 사장. |
NH투자증권은 자기자본 4조5천억 원을 보유하고 있는데 최근 출범한 통합 미래에셋대우(6조6천억 원)에 선두를 빼앗겼다. KB증권,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등도 자기자본 4조 원을 넘어서면서 대형화 경쟁에서 바짝 뒤를 쫓고 있다.
김 사장은 “투자금융사업은 본질적으로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안정적인 수익기반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고객의 위탁자산을 획기적으로 늘려 수익구조를 안정화하면 다른 사업부문도 성장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막대한 자기자본을 활용한 사업모델을 고도화할 것도 주문했다. NH투자증권이 강점을 보유한 구조화사업 등을 바탕으로 자기자본투자(PI) 등으로 투자금융사업을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용암 삼성증권 사장도 신년사에서 자산관리부문의 협업을 통해 투자금융사업을 강화할 방침을 제시했다.
삼성증권은 10억 원 이상을 맡긴 고액자산가를 고객으로 다수 확보하고 있는데 이런 강점을 기반으로 수익률을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윤 사장은 “본사 영업부문과 자산관리부문은 물론 외부 네트워크와도 협업해 조직의 역량을 제곱으로 증가시키는 효율의 위력을 발휘해야 한다”며 “매우 높은 효율과 속도를 통해 증권업계의 환경변화를 성장의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초대형 투자금융회사로서 새로 허용받는 발행어음 업무 등을 새로운 사업기회로 활용하기로 했다.
유 사장은 “자본시장을 선점해 다가올 투자금융 대전에서 기필코 승리해야 한다”며 “우리은행의 점포망이나 카카오뱅크의 네트워크를 잘 활용해 새로운 사업기회를 찾고 유기적인 협력체계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대석 신한금융투자 사장은 자기자본 3조 원을 넘어서 종합금융투자사업자로 진입하는 것을 계기로 인력, 자산, 역량 면에서 앞으로 3위권 안에 들어가는 것을 과제로 제시했다.
강 사장은 “복합점포 확대를 통해 신한금융지주 전반의 고객 2500만 명을 마주할 기회를 얻을 수 있다”며 “자기자본 4조 원 이상인 경쟁회사들에 대응하려면 효율적인 회사운영과 자원 활용 등 손익 중심으로 경영해야 한다”고 밝혔다.
◆ 중소형 증권사, 차별화해야 살아남는다
이진국 하나금융투자 사장은 2일 신년사에서 “경쟁사보다 먼저 결정하고 즉시 실행해야 한다”며 “신속한 의사결정을 위해 치열하게 생각하고 논쟁하되 일단 결정된 사안은 일사불란하게 실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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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진국 하나금융투자 사장. |
하나금융투자는 최근 홀세일(기업금융)그룹을 신설하고 신한금융투자 출신인 박석훈 부사장을 영입했는데 발 빠른 의사결정으로 이번 조직개편과 인사의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것이다.
권용원 키움증권 사장은 인수합병을 통해 회사의 몸집을 꾸준히 불리기로 했다. 프라이빗에쿼티(PE), 신탁, 로보어드바이저, 온라인 자산관리 등 새로운 사업도 계속 강화하기로 했다.
권 사장은 “외부 환경을 핑계로 대지 말고 관행적으로 진행했던 사업의 틀을 깨고 새 길을 개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창수 유진투자증권 부회장은 투자대상을 다양하게 늘리고 자산관리부문의 질적인 역량을 높일 것을 주문했다.
최석종 KTB투자증권 사장은 대형 증권사와 겹치지 않는 투자금융 ‘틈새시장’을 찾아 특화 증권사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른 소형 증권사 사장들은 기존의 강점을 더욱 강화할 계획을 세웠다.
김신 SK증권 사장은 구조화와 신재생에너지, 신성호 IBK투자증권 사장은 복합점포 위주의 자산관리, 서명석·황웨이청 유안타증권 공동 사장은 범중화권 전문 투자를 각각 꼽았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