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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특권 포기’ 잇단 정치개혁 카드, 민주당엔 악재 국민의힘엔 호재 가닥

이준희 기자 swaggy@businesspost.co.kr 2024-01-19 11:3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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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42661'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한동훈</a> ‘특권 포기’ 잇단 정치개혁 카드, 민주당엔 악재 국민의힘엔 호재 가닥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8일 강남구 중소기업 휴레이포지티브에서 총선 1호 공약 '일·가족 모두행복'을 배달하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직접적인 응답을 요구하면서 '정치개혁 어젠다'를 계속해서 내놓고 있다. 

한 위원장의 공약은 실현 가능성이나 적절성 여부를 떠나 국회의원 특권에 부정적인 여론에 힘입어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한 위원장의 어젠다에 대해 명확하게 대응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악영향이 미칠 것으로 보인다.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어제(18일) 발표한 ‘출판기념회를 통한 정치자금수수 금지’를 포함해 현재까지 총 5개의 정치개혁 공약을 발표했다. 

한 위원장은 △국회의원 불체포특권 포기를 시작으로 △금고형 이상 확정 시 재판 기간 세비 반납 △자당 귀책으로 열리는 보궐선거 무공천 △국회의원 50명 감축안을 발표한 바 있다. 

앞선 4개의 공약은 정치권에서 자주 등장하는 ‘약속’이지만 출판기념회를 통한 정치자금 수수를 제한하는 공약은 지난 19대와 20대 국회에선 발의된 법안이지만 21대 국회에선 관련 법안이 한 건도 발의되지 않았다. 

한 위원장은 18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회의에서 “우리 모두 지금까지 출판기념회를 열어서 책값보다 훨씬 큰돈을 받는 방식으로 정치자금을 받는 것이 사실상 허용되어 왔다는 것은 잘 알고 있다”며 “출판기념회 형식을 빌려서 정치자금을 받는 관행을 근절하는 법률안을 발의하고 통과시키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찬성하면 바로 입법이 될 것이고, 반대하다면 이번 총선에서 저희가 승리해서 통과시키겠다”고 덧붙였다. 

한 위원장은 이 대표를 향해 “도망가지 말아야 한다”며 입장을 밝히라고 요구했지만 더불어민주당에선 현재까지 무답변으로 일관하고 있다. 

다만 올해 총선 출마예정자들은 이미 출판기념회를 마쳤다. 공직선거법상 출판기념회는 선거일 90일 전인 지난 11일부터 개최가 불가능한 상황이라 늦은 감이 있어 보인다는 지적이 있다. 아울러 정치 신인에겐 출판기념회가 자신의 이름을 알릴 수 있는 기회이고 유권자들에게 정치적 방향성을 설파할 수 있어 대안 제시가 필요한 상황이다. 

한 위원장은 앞서 국회의원 불체포특권 포기 공약을 가장 먼저 발표한 바 있다. 

한 위원장은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취임사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겨냥한듯 불체포특권 포기를 하지 않는 의원들은 공천 대상에 포함시키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또 이를 어길 시 출당 등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겠다고 예고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당의 분위기에 따라 그 단 한 명도 불체포특권 포기에 대해 반대하는 자가 없을 뿐만 아니라 예비후보 단계부터 ‘불체포특권 포기서약’을 하면서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다만 더불어민주당은 지난해 9월23일 이 대표가 불체포특권을 이용해 체포동의안 표결까지 이루어졌던 만큼 해당 문제에 대해 즉각적인 응답을 하지 못하고 있다. 불체포특권과 관련해 지난해 7월 비명계를 중심으로 한 31명의 민주당 의원들이 특권 포기를 서약한 바 있지만 대다수의 의원들은 여전히 불체포특권 포기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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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16일 민중의소리와의 인터뷰에서 “불체포특권은 개인의 권리가 아니라 (헌법상) 국회의원이라는 국가기관의 권한이자 국회의 권한”이라며 “그것은 포기할 수도, 포기해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검찰공화국’이라고 불리는 현 정부에서 국회의원에게 이를 포기하라고 하는 것은 “검찰권력 앞에 굴복하라는 것과 다름없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다만 국민의 대다수는 불체포특권 포기에 대단히 호의적인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6월 ‘불체포특권 포기’가 주요 이슈로 떠올랐을 당시 한국갤럽이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61.7%가 ‘성역 없는 수사를 위해 폐지해야 한다’고 답했다. ‘정치적 탄압을 방어하기 위해 유지해야 한다’는 29.4%에 그쳤다. 불체포 특권 포기 찬성은 보수층(70.1%)에서 압도적이었고 중도층(64.8%)과 진보층(53.2%)에서도 다수로 나타났다. 

해당 조사는 전국 성인 1003명을 대상으로 국내 통신3사가 제공한 휴대폰 가상(안심)번호 100%를 이용한 전화 면접으로 진행됐으며 응답률은 14.1%,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3.1%포인트였다.

이에 불체포특권 포기 약속은 국민의힘에서 더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것으로 보인다. 

한 위원장은 국회의원의 특권을 악용해 세비를 낭비하는 것을 막겠다고도 했다.

한 위원장은 10일 경남도당 신년 인사회에 참석해 “국회의원이 재판을 지연시켜서 방탄으로 재판지연을 악용하는 사례를 막겠다”며 ‘금고형 이상 확정 시 재판 기간 세비 반납’이라는 공약을 발표했다. 한 위원장은 이번 총선에서 국민의힘 후보가 되기 위해선 해당 사안에 대한 서약서를 받을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이에 대해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11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앞으로 재판 진행 중인 기업대표, 재벌총수들 재판 많이 받는다. 그런 분들, 또 노동자분들, 일반 서민들 모두 그러면 재판 진행 중이면 월급 안 줄 거냐”면서 “당장 헌법소원에 들어가는 문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정말 영장 청구해서 기각되면 그 해당 수사 영장 청구했던 검사 월급 한 30% 깎고 해당 정치인 무죄 나오면 수사기간 동안 검사 월급 100% 안 주고 그렇게 하실 거냐”고 반박했다.

한 위원장은 14일 홍 원내대표의 ‘피고인 무죄 시 검사 월급 반납’ 주장에 대해 ‘억지 비유’라며 “서민, 기업인, 노동자는 재판이 확정되면 월급 반납할 거냐고 했던데 그분들은 피 같은 세금으로 월급 받는 사람들이 아니다”면서 “국회의원 특권을 얼마나 내려놓는지 얼마나 진심으로 정치개혁을 할 건지(를 놓고) 경쟁하기를 바란다”고 재반박했다. 

국회의원의 세비 축소에 대한 국민적 여론이 높은 상황에서 한 위원장의 해당 공약은 큰 호응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3월 스트레이트뉴스가 여론조사기관 조원씨앤아이에 의뢰해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국회의원의 세비를 줄여야 한다는 응답이 85.4%에 달했기 때문이다. 

해당 조사는 3월25일부터 27일까지 전국 만18세 이상 남녀를 2천명을 대상으로 ARS 여론조사(휴대전화 100% RDD 방식)를 실시한 결과이며 표본수는 2,000명, 표본오차는 95% ±2.2%포인트였다.

한 위원장은 15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회의에서 자당 귀책으로 열리는 보궐선거에 공천을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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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태우 국민의힘 강서구청장 후보가 2023년 10월11일 서울 강서구 캠프사무소에서 패배를 인정하는 입장을 밝힌 뒤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 비대위원장의 발언은 지난해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 무리하게 김태우 전 강서구청장을 후보로 냈다가 약 17% 차이로 참패했던 점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당시 당 내에서도 무공천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지만 김 전 강서구청장이 대통령으로부터 특별 사면 및 복권을 받게 되자 공천을 하는 방향으로 결정된 바 있다.

한 위원장 역시 해당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김 전 구청장의 출마에는 한 위원장이 법무부 장관으로 재직하면서 그를 사면하는데 관여했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도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귀책 사유로 인해 재보궐선거가 열렸지만 송영길 전 대표를 후보로 내 해당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이라 더불어민주당도 이에 대해 반대하기 어려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 위원장은 16일 인천 계양구에서 열린 신년인사회에서 국회의원 정수를 현행 300명에서 250명으로 줄이겠다고 했다. 한 위원장은 더불어민주당이 반대하지 않는다면 올해 국회의원 선거부터 적용하겠다고도 했다. 

국회의원 정수 확대·축소 논쟁은 해묵은 정치개혁 과제다. 김기현 전 국민의힘 대표도 지난해 11월 의원 정수를 270명으로 줄이자는 당론을 채택한 바 있다. 국민의힘의 정수 감소는 ‘정치혐오’에 기댄 포퓰리즘 정책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박원호 서울대학교 정치학과 교수는 지난해 6월 열린 정개특위 전체회의에서 ‘의원정수 축소론’을 정치혐오에 기댄 생각이라며 “전문가 10명에게 물어보면 최소 9명은 의원수 늘리는 것에 동의할 것이다”고 말하기도 했다. 국회의원 수가 적을수록 권한이 커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민 여론은 전문가 의견과 반대다. 3월 한국갤럽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7%가 의원 정수를 축소해야 한다고 대답했다. 같은 달 스트레이트뉴스가 조원씨앤아이에 의뢰한 여론조사에서는 의원수를 줄여야 한다는 의견이 68.9%까지 나왔다. 

숙의민주주의가 이루어지기 어려운 현재 상황에서 한 위원장의 공약은 국민의 피부에 직접적으로 와닿는다. 이에 야권에서는 ‘포퓰리즘 공약’이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이준석 개혁신당 정강정책위원장은 17일 한 위원장의 ‘특권 포기’ 공약을 정면 비판했다. 이 위원장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정치 혐오에 기반한 표라고 하는 것은 경쟁 가면 골치 아프다”며 “젊은 사람들이나 아니면 정말 노동운동가라든지 아니면 이런 사람들은 돈이 없기 때문에 정치를 못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9명의 국회의원 보좌진이 많으니까 다 없애버리고 스웨덴식으로 하게 되면 보좌진이 없어지고 의원 수 증대가 돼야 한다”면서 “불효자는 사형, 무슨 국회의원 다 줄이고 이거 끝에는 되게 프랑켄슈타인 같은 정치 개혁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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