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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 길을 묻다] 다가오는 연금 고갈, 여야 정쟁에 개혁 시기는 오리무중

조윤호 기자 uknow@businesspost.co.kr 2024-01-03 15:2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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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당신의 노후 계획은 안녕하십니까. 초고령화가 저출산과 맞물려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민연금은 수급자 급증으로 사실상 기능을 발휘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계속 늘고 있다. 부부기준 노년 월 기대 소득 평균치는 300만 원 이상이다. 공적연금이 흔들리며 개인연금시장에 대한 불안이 확산하는 상황에서 ‘죽을때까지 월 300만 원’을 향한 면밀한 설계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는 신년기획으로 100세 시대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노후 계획'을 짚어본다. <편집자 주>

- 글 싣는 순서
① 초고령화와 저출산, 준비 없으면 실버리스크 점점 더 커진다
② 국민연금만 쳐다보는 한국인, 사실상 세금 될 판
③ 다가오는 연금 고갈, 여야 정쟁에 개혁 시기는 오리무중
④ 낮아진 기대에 사적연금마저 깬다, 100세 시대 인프라 흔들
⑤ 청년층에 노후대비는 먼 이야기, 필요성 알지만 현실이 먼저
⑥ 치솟는 노후비용, 사적연금 준비 빠르고 많을수록 좋다
⑦ '연금탑' 이제 필수, 디폴트옵션 연금저축 ISA 최대한 활용을
⑧ [인터뷰] 김동엽 미래에셋 상무 “편안한 노후, 곳간형 자산과 우물형 자산 필요"
⑨ [인터뷰] 신영증권 이사 민주영 "퇴직연금, '꽁돈' 아닌 노후 근간" 


[비즈니스포스트] 국민연금 개혁안이 올해는 마련될 수 있을까?

윤석열 정부가 출범과 함께 3대 개혁안으로 꼽으며 힘을 주겠다는 약속한 연금 개혁은 벌써 2차례나 미뤄지며 올해로 배턴이 넘어왔다. 하지만 올해 역시 4월 총선이라는 '빅 이슈' 여파로 여야 합의를 통한 연금 개혁안 마련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노후, 길을 묻다] 다가오는 연금 고갈, 여야 정쟁에 개혁 시기는 오리무중
윤석열 대통령이 2일 신년사를 통해 노동, 교육, 연금 등 3대 구조개혁에 힘을 주겠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4년 신년 인사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2023년 4월로 예정됐다 같은 해 10월 말로 미뤄진 윤석열정부의 연금 개혁안은 올해 5월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회 연금 개혁특별위원회 활동 기한이 올해 5월 말까지로 연장됐기 때문이다. 

4월 총선을 의식해 자칫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을 이슈를 미루겠다는 셈법도 녹아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윤석열 대통령은 2일 신년사를 통해 "노동, 교육, 연금 등 3대 구조개혁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며 다시 한 번 3대 핵심 개혁과제에 힘을 실었다.

특히 연금 개혁을 놓고는 “이제 국민적 합의 도출과 국회의 선택과 결정만 남았다”며 “정부가 국회의 공론화 과정에도 적극 참여해 국민적 합의를 도출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국민연금 운영방식을 기존 '부과식'에서 '적립식'으로 전환하는 것을 뼈대로 한 연금 개혁안을 추진하고 있다. 국민연금과 기초연금의 점진적 통합도 진행한다. 

부과식은 연금 지급에 필요한 재정을 당대 노동자에게 부과하는 방식을 말한다. 적립식은 개인연금처럼 수급자가 적립한 원금과 투자수익을 기반으로 연금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현재 국민연금은 많은 이들이 적립식으로 알고 있지만 노동자에 보험료를 부과해 수급자 연금액을 부담하는 구조로 엄밀히 따지면 부과식 특성을 더 많이 지니고 있다. 향후 기금이 소진되면 가입자에게 재정을 걷어 수급자에게 주는 부과식 특성이 더욱 뚜렷해진다.

유의동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을 조정하는 모수 개혁은 기금 소진을 일시에 늦추는 반쪽짜리 개혁에 불과하다”고 강조하며 연금 구조를 적립식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 인상이 연금 개혁의 핵심이라고 반발한다. 
 
[노후, 길을 묻다] 다가오는 연금 고갈, 여야 정쟁에 개혁 시기는 오리무중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의 신년사가 자화자찬에 빠졌다고 비판했다. 사진은 2일 민주당 회의를 진행하는 홍 원내대표. <연합뉴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해 10월30일 국민의힘 개혁안을 놓고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 인상에 관한 구체적 내용이 없는 맹탕 개혁안이다”며 “윤석열 대통령은 대통령 직속 공적연금 개혁위원회 설치 공약을 파기한 데 이어 연금 개혁 의지도, 능력도 없음을 보였다”고 비판했다. 

시민사회에서도 국민의힘 연금 개혁안을 놓고 다른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참여연대는 2023년 11월1일 성명을 통해 “국민의힘 연금 개혁안인 적립식 전환은 과도한 전환 비용으로 실패가 예정된 정책이다”며 “연금 민영화 의도가 아니길 바란다”고 말했다. 

여야는 연금 개혁의 논의 과정에 참여할 이들을 놓고도 이견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은 본격 논의를 진행하기에 앞서 노사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미리 들어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큰 틀에서 의제 설정을 국회 연금 개혁특별위원회가 하며 공론화위원회를 꾸려 시민들도 논의에 참여시키자는 것이다. 

김성주 민주당 의원은 “MZ 노동자와 소상공인, 중소기업, 양대 노총 등을 논의에 포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양대 노총이 국민연금 개혁에 참여할 필요는 없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상황이 이런 만큼 정치권에서는 5월 국회 연금 개혁특별위원회에서도 성과가 나오기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거대 양당이 연금 개혁 추진 방법 등에 이견을 나타내는 상황에서 4월 총선이 끝나기 전에는 여당과 야당 모두 연금 개혁에 나서지 않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연금 개혁 시기가 늦어질수록 노후를 향한 국민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보건복지부가 1년 전 발표한 ‘5차 국민연금 재정추계 결과’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2041년 재정이 적자로 전환한다. 2055년에는 모든 기금이 소진될 것으로 전망됐다. 

출산율이 하락한 데다 고령화가 가속화하며 기존 기금 소진 시기로 예상됐던 2057년보다 2년 더 빨라졌다. 

최근 출산율이 더 악화한 것을 고려하면 향후 기금 소진 시기가 2055년보다 더 빨라질 가능성도 있다. 조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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