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김성태 IBK기업은행장이
윤석열 대통령의 베트남 국빈방문을 계기로 기업은행의 숙원사업인 베트남에 법인을 설립하는 데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베트남 금융당국이 5년 가까이 정체된 기업은행의 법인 설립 인가를 승인한다면 금융벨트를 구축하겠다는 김 행장의 해외 전략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 김성태 IBK기업은행장(사진)이 윤석열 대통령의 베트남 국빈방문을 기회로 베트남 법인 설립을 가시화한다면 동남아시아에 금융벨트 구축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IBK기업은행> |
23일 기업은행에 따르면 김 행장은 윤 대통령의 베트남 순방 경제사절단에 참여해 24일까지 베트남에 머문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
김성태 행장이 경제사절단의 일원으로 베트남에 가게 됐다”며 “현지 기업은행 직원들을 격려 방문하는 일정이 잡혀있다”고 말했다.
애초 초기 경제사절단 명단에서는 시중은행장들이 포함돼 있지는 않았으나 베트남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은행들이 사절단에 참여해 달라는 요청을 받으면서 김 행장이 윤 대통령의 베트남 순방길에 참여하게 된 것으로 전해진다.
국빈방문은 김 행장이 베트남 법인 설립 문제의 실마리를 찾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 행장은 그동안 베트남 중소기업 성장과 창업생태계 조성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을 부각시켜 베트남 금융당국을 설득해왔는데 두 나라 정상의 경제협력 확대 합의는 이러한 설득 작업에 힘이 실리게 할 수 있다.
윤 대통령과 보 반 트엉 베트남 국가주석이 23일 열린 회담에서 두 나라 사이 무역과 투자가 지속적으로 확대될 수 있도록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보 반 트엉 베트남 국가주석은 이날 회담에서 “베트남은 경제사회 발전사업과 대외정책에서 한국을 우선순위의 중요한 국가로 선정하겠다”고 강조했다.
베트남 법인 설립 문제는 김 행장이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도 언급할 정도 기업은행에서 공을 들이고 있는 사업 가운데 하나다.
김 행장은 올해 4월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글로벌 부문 이익을 2025년까지 2배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베트남 법인 전환, 폴란드 법인 설립 등 글로벌 생산거점 중심의 네트워크를 확충하겠다”고 말했다.
기업은행은 하노이와 호찌민 등 2곳에 지점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베트남에 진출한 국내기업 5600여 곳을 효과적으로 지원하기 위해서는 지점 확대가 절실한 상황이다.
베트남 금융당국이 자국 은행을 보호하기 위해 현지법인이 없는 외국계 은행에 지점 수 제한을 두고 있기 때문에 기업은행은 베트남 지점을 법인으로 전환하는 인가를 베트남 중앙은행에 신청하고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 한국과 베트남 정상의 경제협력 확대 합의는 김성태 IBK기업은행장이 베트남 법인 설립을 위해 베트남 금융당국을 설득하는 작업에 힘이 실리게 할 수 있다. <연합뉴스> |
지지부진 했던 베트남 법인 설립이 가시화된다면 김 행장이 구상하는 동남아시아 일대 금융벨트 구축 사업도 한층 추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은행은 현재 해외 12개 국가에 59곳의 점포를 운영하고 있는데 동남아시아 6개국에서 39곳의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김 행장은 베트남 법인 설립과 함께 캄보디아와 인도,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의 거점지역 점포의 영업망을 확대해 IBK 중소기업 지원 금융벨트를 동남아시아에다가 완성하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이를 통해 김 행장은 2022년 기준으로 1260억 원 수준의 글로벌 부문 이익을 2025년까지 2500억 원으로 2배 확대하겠다는 전략을 세워뒀다.
김 행장은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동남아 시장 진출 전략을 설명하면서 “국외점포의 디지털 경쟁력을 확보하고 기업금융 중심의 우량자산 확대를 통해 지속성장 가능한 수익기반을 강화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