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의점 CU가 매장 수에서 뿐만 아니라 올해 매출에서도 1위를 찍고 명실상부한 편의점업계 1위로 올라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홍석조 BGF그룹 회장(왼쪽 셋째)과 이건준 BGF리테일 대표이사 사장(오른쪽 첫째) |
[비즈니스포스트] 편의점업계 1위는 CU일까, GS25일까.
편의점 매출과 매장 수 가운데 어느 것을 기준으로 하느냐에 따라 업계 1위가 갈린다.
25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의 지난해 편의점부문 매출은 7조5778억 원이다.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의 지난해 편의점부문 매출 7조7800억 원과 비교해 2022억 원이 적다.
매출을 기준으로 놓으면 편의점업계 1위는 GS25인 것이다.
하지만 매장 수를 기준으로 보면 업계 1위는 CU다.
2022년 말 기준으로 CU는 1만6787개 매장을 확보하고 있다. GS25 매장 수인 1만6448개보다 339개가 많다.
원래는 매장 수에서도 GS25가 앞섰었지만 2020년 말 기준으로 CU가 매장 수 1위로 올라섰고 3년째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GS25와 CU의 매출 차이는 2020년부터 점차 줄어들고 있다.
2020년 8037억 원이었던 매출 차이가 2021년 4493억 원, 2022년에는 2022억 원까지 줄었다.
2021년과 비교해 지난해 GS25 매출은 7.9% 증가했지만 CU 매출은 12.1%가 증가했다.
지난해 CU의 매출을 견인한 제품으로는 ‘연세우유빵’을 빼놓을 수 없다.
지난해 1월 출시된 연세우유 생크림빵은 1년 만에 누적 판매량 2500만 개를 돌파했다.
단순 계산하면 하루 평균 6만8천 개 이상 판매된 것으로 1시간에 2800개씩, 1분에 47개씩 팔린 셈이다.
편의점업계에서 찾아보기 힘들었던 ‘초대박’이 났다.
최근 BGF리테일의 이런 성과를 주도하고 있는 사람은
이건준 BGF리테일 대표이사 사장이다.
이 대표는 2020년 3월부터 BGF리테일을 이끌고 있다.
보광훼미리마트 시절부터 28년 동안 근속한 ‘BGF맨’으로 편의점사업에 대한 이해가 깊고
홍석조 BGF그룹 회장으로부터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대표는 올해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전략상품 육성과 CU만의 차별화 상품을 발굴해 상품경쟁력을 강화하고 고객과 소통하는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발굴해 고객이 찾아오는 CU를 만들겠다”며 “올해도 업계를 선도하는 혁신적인 상품 개발과 획기적인 마케팅 활동에 집중해 CU 브랜드에 대한 고객 호감도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말한대로 ‘전략상품 육성과 CU만의 차별화 상품 발굴’을 ‘
백종원 도시락’으로 스타트를 끊었다.
요즘 편의점업계는 ‘도시락 전쟁’ 중이다.
물가 상승으로 인해 학생과 직장인들 사이에서 편의점 도시락에 대한 인기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각 편의점들은 도시락 카테고리에 집중하고 있다.
출사표를 먼저 던진 쪽은 GS리테일이다.
GS리테일은 올해 2월15일 ‘김혜자 도시락’을 내놨다. 김혜자 도시락이 광고 계약 종료로 GS25 매대에서 사라진지 6년 만이다.
김혜자 도시락은 가성비가 뛰어날 때 쓰는 ‘혜자스럽다’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낸 편의점업계 히트상품이었다.
2010년 9월 출시된 이후 2017년 상반기까지 40여 가지 제품이 판매되며 약 1조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김혜자 도시락은 올해 2월 출시 이후 현재까지 누적 판매량 400만 개를 기록했다.
김혜자 도시락이 다시 출시된지 꼭 한 달 만인 올해 3월16일 BGF리테일은
백종원 도시락을 내놨다.
백종원 도시락은 현재까지 누적 판매량 420만 개를 기록했다.
김혜자 도시락보다 한 달 늦게 판매를 시작했음에도 누적 판매량에서 20만 개나 앞서고 있다.
지난해 CU의 매출을 연세우유빵이 이끌었다면 올해는
백종원 도시락이 그 중심에 서 있을 것으로 보인다.
BGF리테일은 1분기에 연결기준 매출 1조8500억 원, 영업이익 390억 원을 거둔 것으로 추정됐다. 2022년 1분기보다 매출은 9.3%, 영업이익은 4.3%가 각각 늘어나는 것이다.
GS리테일 편의점부문은 1분기에 매출 1조8800억 원, 영업이익 320억 원을 거둔 것으로 추정됐다. 2022년 1분기보다 매출은 7.1% 늘어나고, 영업이익은 5.9% 줄어드는 것이다.
1분기 매출만 놓고 보면 GS리테일이 편의점부문만으로 BGF리테일의 매출 규모를 앞선 것으로 추정된다.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4월 초 내놓은 보고서에서 올해 BGF리테일 매출을 지난해보다 9.6% 증가한 8조3470억 원으로 전망했다. GS리테일 편의점부문 매출은 지난해보다 7.8% 증가한 8조3830억 원으로 전망됐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올해가 BGF리테일에게 중요한 한 해인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지난해 연세우유빵이 유통업계 전체로 봐서도 큰 흥행을 한 만큼 올해도 CU만의 상품 차별화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에서는 CU가 이미 GS25를 앞섰다. 2020년과 2021년 영업이익에서 GS25에 뒤졌던 CU는 지난해 영업이익 2492억 원을 기록했다. GS25보다 301억 원이 많은 영업이익을 낸 것이다.
매장 수와 영업이익에서 GS25를 넘어선 CU에게는 이제 매출 1위로 올라서는 과제만 남았다.
CU가 매출마저 GS25를 넘고 명실상부한 편의점업계 1위로 올라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윤인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