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대통령이 9월3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에게 위촉장을 수여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
[비즈니스포스트] 63.1%.
장관 임명 절차가 진행되고 있는 교육부와 보건복지부까지 포함해
윤석열 1기 내각에서 서울대학교 출신 인사들이 차지하는 비중이다. 문재인 1기 내각에서 서울대 출신이 차지했던 비중 26.3%의 두 배가 넘는 수치다.
윤석열 대통령의 모교 사랑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30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 대통령이 이주호 교육부 장관 후보자와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를 지명하면서 내각에서 서울대 비중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윤 대통령이 첫 조각을 발표했을 때 서울대학교를 졸업한 이들의 비중은 52.6%였다.
그러나 보건복지부 장관에 지명된 정호영 전 경북대학교병원장(경북대 졸업)과 교육부 장관에 지명된 김인철 전 한국외국어대학교 총장(한국외대 졸업)이 각종 논란으로 사퇴한 뒤 비어있는 장관 자리에 서울대 출신이 이름을 올렸다.
이주호 후보자는 서울대학교 국제경제학과를 졸업했고 조규홍 후보자는 서울대 경제학과를 나왔다. 조짐은 이전부터 있었다. 정호영 전 병원장에 이어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에 지명된 김승희 전 의원과 김인철 전 총장 대신 교육부 장관에 임명된 박순애 전 교육부 장관 모두 서울대 출신이었다. 이들이 물러난 자리에 또다시 서울대 출신을 쓰려고 하는 것이다.
인수위 시절에도 서오남(서울대 출신 50대 남성) 논란이 일었고 지난 5월21일 윤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공동기자회견에서 워싱턴포스트 기자가 내각의 남성 편중을 지적하는 등 인사 편향성이 제기됐지만 결국 바뀐 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윤석열 내각 면면을 살펴보면 서울대 출신 일색이다.
우선 윤 대통령과 같은 서울대 법대 출신으로
박진 외교부 장관,
권영세 통일부 장관,
한동훈 법무부 장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등이 있다.
한덕수 국무총리와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은 서울대 경제학과를 나왔다.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서울대 농학과를 졸업했다.
대통령실까지 범위를 넓혀보면
김대기 비서실장(경제학과),
최상목 경제수석(법대), 안상훈 사회수석(사회학과), 이관섭 국정기획수석(경영학과) 등이 서울대를 나왔고 국무총리실에선 방문규 국무조정실장(영문과)과 박성광 국무총리비서실장(법대)이 서울대 출신이다.
장관급 인사 가운데도 서울대 출신 인사가 다수다.
전날 이주호 후보자와 함께 인사가 발표돼 이날 임명장을 받은 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장은 서울대 경영학과를 나왔다. 대통령 자문기구인 국민경제자문회의 이인호 부의장은 서울대 경제학과,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이우일 부의장은 서울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했다.
그 외에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법대), 김주현 금융위원장(경제학과), 박민식 국가보훈처장(외교학과) 등도 서울대를 나왔다. 중앙부처 소속 외청 수장 중 유일하게 장관급 예우를 받는 이원석 검찰총장 역시 서울대 법대 출신이다.
윤 대통령은 지역·학교·성별 안배에 선을 긋고 능력과 전문성을 인사 원칙으로 내세우고 있다. 그러한 점에서 출신 학교를 문제삼는 일이 적절치 않다는 시각이 존재한다.
하지만 정작 서울대 출신 인사조차 인사 편향성에 쓴소리를 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서울대 총장을 지낸 정운찬 동반성장연구소 이사장은 8월 한국경제학회가 '신정부 출범 100일, 경제정책의 성과와 과제'를 주제로 연 창립 70주년 정책 심포지엄에서 "
윤석열 정부의 대통령실과 내각 구성이 너무 편향적"이라며 "유연하고 창의적 인재를 등용하기 위한 조건의 하나가 지역과 계층을 대표하는 다양성"이라고 지적했다. 김남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