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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 개편 추진 현대백화점그룹, 정지선 정교선 지배력 확대에 방점

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 2022-09-19 12:2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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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현대백화점그룹이 지배구조를 개편하기로 한 것에 대해 말들이 많다.

사업부별 경쟁력 강화라는 명분을 앞세우고 있지만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과 정교선 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의 지배력을 높이기 위한 목적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지배구조 개편 추진 현대백화점그룹,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60387'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정지선</a>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04853'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정교선</a> 지배력 확대에 방점
▲ 현대백화점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을 놓고 정지선 회장(사진)과 정교선 부회장의 지배력 확대에 방점이 높였다는 시각이 많다. 

1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그룹이 현대백화점과 현대그린푸드를 두 축으로 하는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놓고 ‘명분이 약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현대백화점과 현대그린푸드는 16일 각각 공시를 내고 인적분할을 통해 회사를 투자회사와 사업회사로 쪼개는 인적분할 안건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향후 사업회사를 투자회사의 자회사로 편입해 투자회사를 지주회사로 전환하겠다는 방안도 함께 밝혔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이런 지배구조 개편을 추진하는 목적을 놓고 “투명하고 선진화된 지배구조를 확립하는 한편 주주가치와 주주권익을 극대화하기 위함이다”고 설명했다. 사업회사의 역할을 강화해 경영 전문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것도 지배구조 개편의 목적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회사는 지주회사 설립을 통해 신사업 동력을 확보하는 것을 목적으로 설명했지만 지주회사 설립에 대한 명확한 명분이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의 설명을 봐도 지주회사 체제 전환은 필수적이지 않아 보이는 측면이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공시 당일 회사의 지배구조 개편 관련 참고자료를 통해 “현대백화점과 현대그린푸드는 그룹의 핵심 계열사로서 과거에도 실질적 지주회사 역할을 해왔으며 이번에 이를 명확히 구조화한 것일 뿐이다”고 설명했다.

지배구조 개편 대상으로 지목된 두 회사가 이미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을 인정한 것이다. 앞으로 추진될 지배구조 개편은 상법에서 인정받는 지주회사를 만드는 부수적 차원의 결정이라는 뜻으로 해석해도 무방하다.

물론 현대백화점그룹의 자체적 경영 판단이라는 점에서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명분 없는 결정이라고 무작정 비판하기는 힘들다.

그러나 현대백화점의 인적분할 결정이 다소 급작스럽다는 평가가 나온다는 점에서 지주회사 체제 전환 결정의 배경에 다른 목적이 있다는 시선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대그린푸드는 종합식품회사임에도 불구하고 가구회사와 여행사 등 다양한 종속회사를 보유함에 따라 이미 지주사로서 디스카운트(할인)를 받고 있었던 경우인 만큼 어느 정도 인적분할이 예상됐던 상황이었지만 현대백화점의 분할 발표는 갑작스럽게 진행됐다”고 바라봤다.

현대백화점과 현대그린푸드가 각각 지주회사로 전환하면 정지선 회장과 정교선 부회장의 지주사 지배력이 대폭 높아진다는 점에서 현대백화점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진짜 목적은 사실 오너일가의 지배력 확대일 수 있다는 목소리에 무게가 실린다.

현대백화점과 현대그린푸드는 그룹의 핵심 계열사로 다른 회사를 여럿 지배하고 있지만 오너일가의 두 회사 지배력은 약한 편이다.

정지선 회장은 올해 2분기 말 기준으로 현대백화점 지분 17.09%를 보유하고 있다.

정몽근 명예회장과 현대그린푸드, 현대A&I 등 특수관계인 지분까지 더하면 36.08%이지만 정지선 회장 개인으로만 한정해보면 현대백화점에 안정적인 지배력을 구축하고 있다고 보기 힘들다.

현대그린푸드 역시 마찬가지다. 

2분기 말 기준으로 정교선 부회장은 현대그린푸드 지분 23.8%를 가진 최대주주다. 정지선 회장과 정몽근 명예회장의 지분을 모두 합친 오너일가의 지분율은 38.4%이지만 ‘정교선 회사’로 분류된다는 점에서 정 부회장의 지배력 역시 부족해 보인다.

하지만 현대백화점그룹이 지배구조를 개편하면 정지선 회장, 정교선 부회장 등 두 형제의 지배력은 대폭 강화된다.

현대백화점이 추진하는 지배구조 개편을 요약하면 이렇다.

현대백화점을 투자회사인 현대백화점홀딩스(가칭)와 사업회사인 현대백화점으로 인적분할한다. 

기존 주주가 지분율대로 새 법인의 주식을 갖게 되는 인적분할의 특성에 따라 정지선 회장은 현대백화점홀딩스와 현대백화점의 지분을 각각 17.09%씩 가지게 된다.

현대백화점홀딩스는 인적분할 이후 교환공개매수를 통한 현물출자 방식의 유상증자를 진행할 가능성이 유력하다. 이미 이런 방법을 포함해 다양한 개편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상황이다.

이 시나리오대로라면 현대백화점홀딩스가 현대백화점을 자회사로 편입하기 위해 현대백화점 주주들이 보유한 지분을 인수하고 대신 현대백화점홀딩스의 신주를 발행하는 형태의 유상증자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정지선 회장이 보유한 현대백화점 지분 17.09%를 현대백화점홀딩스에 모두 넘기는 대신 정 회장은 현대백화점홀딩스의 새 주식을 부여받는 것이다.

현대백화점의 가치를 얼마만큼 인정하느냐가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에 정 회장의 지분율이 얼마까지 높아질지 예단하긴 어렵지만 적어도 20% 중반 이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증권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현대백화점의 기업가치를 높게 평가한다면 정 회장의 현대백화점홀딩스 지분율은 30%를 훌쩍 넘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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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교선 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

현대그린푸드에 대한 정교선 부회장의 지배력도 마찬가지 과정을 통해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그린푸드는 투자회사인 현대지에프홀딩스(가칭)와 사업회사인 현대그린푸드로 인적분할한 뒤 현대지에프홀딩스를 지주회사로 전환하는 과정에 들어간다.

현대백화점의 지배구조 개편과 마찬가지로 현대지에프홀딩스가 현대그린푸드의 주주들에게 지분을 받고 대신 현대지에프홀딩스의 신주를 발행해줄 가능성이 높다.

정교선 부회장이 보유한 현대그린푸드 지분 23.8%를 현대지에프홀딩스에 모두 넘기고 대신 신주를 받는다면 정 부회장의 현대지에프홀딩스 지분율은 30%를 넘을 공산이 크다.

현대그린푸드의 2대주주인 정지선 회장 역시 현대지에프홀딩스의 지분율을 20% 안팎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에서도 현대백화점 및 현대그린푸드의 지주회사 전환 결정을 오너일가의 지배력 확대 차원에서 주목하고 있다.

주영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백화점의 인적분할은 사업부문별 전문성을 확보하는 목적도 있지만 추가적으로 경영권 강화 효과도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정지선 회장의 지분율은 17.09%로 높지 않지만 사업회사 지분을 지주회사에 현물출자 하는 과정을 통해 지분율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설될 지주회사는 신주발행 등 다양한 지배구조 개편 방법을 검토하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정지선 회장의 그룹 내 지배력이 현재보다 높아질 수 있다”고 봤다. 남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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