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그룹 양대 지주회사 체제로
현대백화점그룹은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을 앞두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2022년 9월 현대백화점홀딩스와 현대지에프홀딩스를 양대 지주회사로 두는 내용의 지주회사 개편안을 발표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2023년 2월10일 열릴 예정인 주주총회에서 인적분할 안건을 주주들에게 승인받으면 2023년 3월1일을 분할 기일로 지주회사 체제로 개편된다.
현대백화점그룹의 지주회사 개편안은 현대백화점을 존속법인으로 하고 인적분할로 현대백화점홀딩스를 신설하는 것을 뼈대로 한다. 신설되는 현대백화점홀딩스가 지주회사로서 현대백화점, 현대쇼핑, 한무쇼핑, 지누스 등을 아래에 둔다.
동시에 현대그린푸드를 인적분할해 존속법인으로 현대지에프홀딩스를 두고 신설법인으로 현대그린푸드를 만든다. 현대지에프홀딩스는 또 하나의 지주회사로서 현대그린푸드, 현대리바트, 현대에버다임, 현대이지웰, 현대드림투어, 현대IT&E를 거느리게 된다.
이러한 현대백화점 지배구조 개편을 두고 정교선과
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의 지배력 강화를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주회사 전환 과정에서 오너가 존속회사 보유지분을 현물출자해 지주회사 지분을 확보하고 지주회사는 자회사 지분을 확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교선이 보유한 현대그린푸드 지분 23.8%를 현대지에프홀딩스에 모두 넘기고 대신 신주를 받는다면 정 부회장의 현대지에프홀딩스 지분율은 30%를 넘을 공산이 크다.
현대그린푸드의 2대주주인
정지선 회장 역시 현대지에프홀딩스의 지분율을 20% 안팎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에서도 현대백화점 및 현대그린푸드의 지주회사 전환 결정을 오너일가의 지배력 확대 관점에서 주목하고 있다.
주영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백화점의 인적분할은 사업부문별 전문성을 확보하려는 목적도 있지만 추가적으로 경영권 강화 효과도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
정지선 회장의 지분율은 17.09%로 높지 않지만 사업회사 지분을 지주회사에 현물출자하는 과정을 통해 지분율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른바 자사주의 마법을 활용하면 대주주의 지배력이 더욱 커질 수 있다. 현대그린푸드는 2022년 6월 말 기준 자사주로 지분 10.6%를 지니고 있다. 인적분할 때 보유한 자사주에 의해 현대지에프홀딩스가 현대그린푸드 지분 10.6%를 추가로 소유하게 된다.
지주회사 체제 전환 이후 분할신설되는 회사인 현대그린푸드는 6년 내로 자사주 10.6%를 매입해 소각하기로 했다. 지주회사 역할을 맡는 존속법인 현대지에프홀딩스는 분할 이후 자사주 10.6%를 1년 내로 소각하기로 했다.
현대백화점은 2023년 1월31일 공시를 통해 자사주 소각 계획을 발표했다. 현대백화점은 지주회사 체제 전환 후 3년내로 자사주 6.6%를 매입 후 소각하기로 했다. 마찬가지로 신설회사인 현대백화점홀딩스의 자사주 6.6% 역시 1년 내로 소각하기로 했다.
재계에서는 현대백화점과 현대그린푸드가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위해 2023년 2월10일 열리는 주주총회 앞두고 주주들의 의구심을 걷어낼 승부수로 봤다.
△지주회사 개편 이후 공정거래법상 요건 해결해야
현대백화점그룹이 지주회사 개편과 관련해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행위제한 요건을 2년이라는 기한 내에 어떻게 충족할지에도 관심이 모였다.
공정거래법은 지주회사의 자회사 지분율을 규제하고, 자회사가 아닌 회사의 지분 보유를 금지하고 있다.
현대그린푸드는 분할 이후 현대지에프홀딩스를 통해 현대홈쇼핑(25.0%), 현대이지웰(28.3%), 비노에이치(47.0%) 등의 지분을 보유하게 되는데 이는 자회사 지분율 규제 요건에 어긋난다.
현대그린푸드는 이런 기업들에 대해 지주회사 전환 후 2년 이내에 지분 추가 매입을 통해 주식 보유 기준을 충족하겠다는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또한 자회사 이외 계열사의 지분 보유 문제도 남아있다. 현대지에프홀딩스는 현대백화점(12.1%), 현대퓨처넷(5.9%), 현대에이앤아이(10.4%), 한무쇼핑(0.4%)의 지분을 보유하게 된다. 현대그린푸드는 이들 지분을 모두 매각한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현대지에프홀딩스의 자회사가 되는 현대이지웰과 현대드림투어가 지주사의 손자회사 이외의 다른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는 것도 행위제한 요건에 어긋난다. 현대이지웰과 현대드림투어는 현대지에프홀딩스의 자회사인 비노에이치 지분을 각각 43.0%와 10.0% 들고 있는데 이를 매각해야 한다.
손자회사의 계열사 주식 소유 제한 규정에도 걸린다.
현대지에프홀딩스의 손자회사가 되는 현대퓨처넷과 한섬은 각각 현대바이오랜드(35.0%)와 한섬라이프앤(51.0%) 지분을 들게 되는데 공정거래법에 따라 이를 2년 안에 매각해야 한다.
유통업계에서는 기존에 중간지주사 역할을 해온 현대홈쇼핑과 그 자회사 한섬, 현대L&C, 현대렌탈케어, 현대퓨처넷 등의 향방에 관심이 모이기도 했다.
양대 지주회사 체제 전환과 관련해 현대백화점그룹이
정지선, 정교선 형제 사이에 계열분리를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현대백화점, 한무쇼핑 등 유통부문은
정지선 회장이 맡고 현대그린푸드, 현대리바트, 한섬 등 비유통 부문은 정교선이 맡는다는 것이다.
△현대렌탈케어, 사우스케이프 지분 매각으로 유동성 확보
정교선은 양대 지주사 체제 출범을 앞두고 현대홈쇼핑의 100% 자회사인 현대렌탈케어를 매각했다.
현대홈쇼핑은 2022년 12월26일 현대렌탈케어 지분 80%를 사모펀드 시에라인베스트먼트에 1370억 원에 팔았다.
현대렌탈케어는 2022년 들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 54억 원을 내면서 본격적 수익기여가 예상됐지만 그룹의 현금유동성 확보를 위해 매각된 것으로 보인다. 현대백화점그룹의 지주회사 전환 이후 계열사 지분 '교통정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현대렌탈케어는 2015년 설립된 렌털업체로 업계에서 비교적 존재감이 크지 않은 기업이다. 설립 이후 렌털 계정 수는 계속 늘었지만 영업이익을 내지 못하면서 결국 매각이 결정된 것으로 보인다.
재계에서는 현대백화점그룹이 지주회사 전환을 발표할 당시 공정거래법 규정에 따라 현대홈쇼핑이 계열사를 매각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현대렌탈케어 매각은 현금 유동성 확보 외에 내수소비 둔화에 대한 선제적 대응의 의미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렌탈케어는 매각이 추진된 2022년에 처음으로 연간 영업이익 흑자를 냈다.
현대백화점의 패션 계열사인 한섬도 유동성 확보를 위해 사우스케이프 지분을 매각했다.
한섬은 2022년 10월26일 사우스케이프 지분 14.51%를 450억 원에 매각한다고 공시했다. 매각일은 같은 해 12월31일, 매각 상대방은 사우스케이프의 최대주주인 정재봉 전 한섬 회장이다.
정재봉 전 회장은 한섬의 창업자다. 정 전 회장은 2012년 한섬의 지분 34.6%를 현대백화점그룹에 4200억 원에 매각한 뒤 골프장 운영 기업인 사우스케이프를 설립했다.
2018년 한섬피케이가 사우스케이프에 인수합병되면서 당시 2대주주였던 한섬이 사우스케이프 지분 14.51%를 받게 됐는데 한섬이 이를 매각한 것이다.
한섬의 모회사인 현대홈쇼핑에 대해서는 2023년 1월 현재 현대백화점과 현대그린푸드가 각각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이 2023년 3월 양대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되면 현대홈쇼핑이 현대퓨처넷, 한섬, 현대L&C 등을 거느린 중간지주사 역할을 맡게 된다.
△처가가 소유한 대원강업 경영권 인수
현대그린푸드가 정교선 처가 소유인 대원강업을 인수했다.
현대그린푸드는 2022년 11월27일 자동차부품 회사 대원강업의 허재철 회장을 비롯한 특수관계인들로부터 지분 14.13%를 384억 원에 취득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현대그린푸드의 대원강업 지분은 21.66%까지 늘어났다.
그동안 현대백화점그룹에서 현대홈쇼핑(7.67%), 현대그린푸드(5.54%), 현대쇼핑(2.4%) 등이 대원강업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번 현대그린푸드의 지분 확대를 통해 현대백화점그룹이 대원강업의 경영권을 넘겨 받았다.
현대백화점그룹은 2023년 1월 대원강업의 새로운 사장으로 박민희 현대리바트 부사장을 내정했다. 또한 현대백화점 출신인 박대수 전무를 대원강업 경영지원실장으로, 현대그린푸드 출신인 류지원 상무를 대원강업 영업실장으로 임명했다.
대원강업은 1946년 설립된 차량 및 산업용 스프링 제조 기업으로 2021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8622억 원을 냈다.
정교선은 허재철 대원강업 회장의 첫째 딸인 허승원씨와 2004년 결혼했다.
△현대그린푸드, 비건(채식주의자) 사업 진출
현대그린푸드가 비건식품을 잇따라 출시하며 국내 채식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국내 채식 인구는 2008년 15만 명에 불과했지만 2020년 200만 명으로 늘었고, 2021년 말 다시 25% 늘어난 250만 명에 이른 것으로 추산된다.
현대그린푸드는 2022년 7월4일 비건 간편식 브랜드 베지라이프를 론칭하고 제품 6종으로 구성된 식단형 상품을 선보였다.
현대그린푸드는 식단형 상품에 이어 미트볼, 함박스테이크 등 채식 밀키트 2종을 추가로 출시하고 베지라이프 품목 수도 두 배 이상으로 늘리기로 했다.
데이야, 어스즈원 등 해외 비건 전문 기업의 제품 수입량을 2022년 말까지 두 배 이상으로 늘린다는 계획도 함께 내놨다.
현대그린푸드는 2022년 7월6일 건강 관련 스타트업인 ‘다노’ 등과 협업해 ‘다노 플랜트베이스드 채식도시락’을 출시했다. 이 도시락은 하루 100개씩 소량생산되는 채식주의 도시락이다.
앞서 현대그린푸드는 2021년 12월 말 캐나다 비건식품 기업 데이야(Daiya)와 국내독점 판매·유통 계약을 체결했다.
데이야는 2008년 캐나다에서 설립된 비건식품 기업이다. 식물성 원료만 사용한 치즈·케이크·아이스크림 등 비건 디저트를 미국, 영국, 호주 등 20개국에서 판매하고 있다.
현대그린푸드는 2021년 2월부터 자사 온라인몰인 그리팅몰을 통해 '비건 식빵', '비건 마요네즈', '비건 마시멜로우' 등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현대그린푸드 해외진출
정교선은 현대그린푸드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해외에서 찾고 있다.
현대그린푸드는 미국, UAE, 쿠웨이트, 중국, 멕시코 등에 진출해 있다. 국내 단체급식 대기업 사업자(CJ프레시웨이, 삼성웰스토리, 아워홈, 신세계푸드) 가운데 해외진출 국가가 가장 많다.
정교선은 현대그린푸드의 미국 진출을 위해 현지법인 ‘현대그린푸드조지아’를 설립했다.
현대그린푸드는 2021년 10월28일 현대그린푸드조지아를 설립하고 자본금 100만 달러를 납입했다.
국내에서 일감 몰아주기 규제 강화 등 사업환경이 변화하고 있어 미국에서 단체급식 사업을 벌이기 위해 법인을 세운 것으로 풀이된다. 조지아에는 현대모비스 등 현대차 계열 공장이 다수 들어서 있다.
현대그린푸드조지아는 기아자동차 미국 조지아 공장의 단체급식 사업 자격을 따내는 데 성공했다
현대그린푸드는 2022년 해외 단체급식 매출 목표를 전년보다 20% 이상 늘려 800억 원으로 잡았다.
현대그린푸드는 이 밖에 중동과 멕시코 등에도 현지법인을 두고 있다. 2022년 7월 말 기준으로 현대그린푸드는 해외 5개 국의 사업장 50곳에 단체급식을 제공하고 있다.
현대그린푸드는 2022년 현재 현대건설이 수주한 이라크 바스라 정유공장 현장에 단체급식을 제공하고 있다. 향후 4년 동안 매출 260억 원을 낼 것으로 예상됐다
현대그린푸드의 첫 해외 단체급식 사업은 2011년에 시작한 두산중공업의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BNPP) 공사 현장 단체급식이다. 이후 2015년 멕시코, 중국, 사우디아라비아, 미국 등으로 사업 지역을 확대했다.
현대그린푸드는 2021년 말까지 해외 단체급식 사업으로 누적 매출액 5천억 원을 달성했다.
‘리모트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리모트 사업은 사회 인프라망이 구축되지 않은 해외 건설 현장에 단체급식과 함께 보안·세탁·청소 등 주거 서비스도 함께 제공하는 것이다.
△현대홈쇼핑 대표 과감히 교체
현대홈쇼핑은 정교선이 남다른 애착을 보이는 계열사이며 현대홈쇼핑의 각종 성과는 정교선이 내는 것으로 여겨진다.
정교선은 2020년 11월 공동대표로 6년 동안 동고동락한 기획 전문가 강찬석 전 현대홈쇼핑 대표와 결별하고 새 공동대표로 50대 영업 전문가인 임대규 현대홈쇼핑 영업본부장을 선택했다. 임대규 영업본부장은 이때 사장으로 승진했다.
임대규 사장은 현대백화점그룹에서 대표적인 영업 전문가로 꼽힌다. 라이브커머스 강화에 기여할 단독 브랜드 유치에서 솜씨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됐다.
1961년 출생인 임 사장은 1988년 현대백화점 회계팀에 입사한 뒤 2015년부터 현대백화점 무역점 회계총괄, 2007년부터 현대홈쇼핑 경영지원본부장을 맡았다.
임 사장은 입사 이후 줄곧 회계 등 재무 업무에 종사하다가 2010년 현대그린푸드 유통사업부장을 맡은 뒤로 영업 경험을 쌓아나갔다. 이후 2015년 현대홈쇼핑 관리본부장, 2017년 현대홈쇼핑 영업본부장을 맡는 등 재무와 영업 등 다방면의 전문가로 거듭났다.
그는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의 명품 브랜드 유치 등에서 성과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전임자인 강 전 대표는 정교선의 사람으로 꼽혔다. 현대백화점에 있던 그를 현대홈쇼핑으로 불러들인 사람도 정교선이었다.
강 전 대표는 현대백화점그룹의 지주체제를 확립하고 현대렌탈케어 설립, 현대L&C 인수 등 새 성장동력 찾는 일에도 힘썼다. 하지만 현대렌탈케어가 영업손실을 이어가고 현대L&C의 경영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본업인 홈쇼핑 사업에 악영향을 미쳤다.
임대규 사장은 △디지털 전환 고도화 △친환경 소비 제고 △콘텐츠 커머스 확대 △개인화 마케팅 등을 내세워 현대홈쇼핑의 사업체질 개선을 시도했다.
임 사장은 앞서 2022년 3월 열린 주주총회에서 “지속해서 모바일과 Hmall 운영에 투자하는 등 다양한 판매채널을 모색하면서 프리미엄 브랜드와 판매 상품군 확장으로 외형 확대를 강화하겠다”며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개인 상품추천 서비스를 활성화하고 고객 편의성도 개선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임 사장이 부임한 뒤에도 현대홈쇼핑의 실적은 뚜렷하게 반등하지 못했다. 이는 홈쇼핑 기업의 성과를 가늠할 수 있게 해주는 지표인 취급고(거래금액)를 보면 알 수 있다,
2021년 현대홈쇼핑의 취급고는 4조255억 원으로 2020년보다 0.4% 줄었다.
2022년에는 3분기까지 누적 취급고 3조837억 원을 거뒀다.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2.2% 늘어나는 데 그쳤다.
2021년 주요 대기업 홈쇼핑 회사들의 취급고를 비교해보면 현대홈쇼핑은 4조255억 원으로 3위였다. 1위인 GS홈쇼핑은 4조6007억 원, 2위인 롯데홈쇼핑은 4조 원대 중반, 4위인 CJ온스타일은 3조7872억 원의 취급고를 기록했다.
△현대L&C 상장 사전준비와 잠정 중단
정교선은 현대L&C의 상장에 필요한 준비를 차곡차곡 진행했다.
현대L&C는 현대홈쇼핑이 지배하는 건자재 기업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2018년 한화그룹으로부터 3680억 원에 한화L&C 지분 100%를 인수한 뒤 회사 이름을 현대L&C로 바꿨다.
현대홈쇼핑은 2021년 7월 액면분할과 무상증자를 통해 현대L&C의 주식 수를 기존 54만 주에서 1620만 주로 30배 늘렸다. 이를 두고 현대L&C의 기업공개를 위한 사전작업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일반적으로 상장기업은 유통주식 수가 많을수록 거래량 유지와 주가의 안정적 형성에 유리하다. 이에 비추어 비상장사인 현대L&C가 주식 수를 늘린 것은 상장을 염두에 뒀기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는 말이 나왔다.
하지만 현대홈쇼핑은 자본금 확충 및 중장기 발전을 위한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2021년 8월에는 2014~20년 감사보고서를 정정했다. 회계법인의 감사 과정에서 수익인식 방식 변경이 필요하다는 권고를 받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후 추가 움직임이 없어 현대L&C의 상장 작업이 잠정 중단됐다는 해석이 나왔다.
증권업계에서는 현대L&C가 상장 작업을 중단한 이유로 투자 포인트를 뚜렷히 보여주지 못한 점을 꼽았다. 인수 당시 기대됐던 현대백화점그룹 가구계열사 현대리바트와의 시너지가 나타나지 않은 것도 약점으로 지적됐다.
△코로나19 확산으로 현대백화점 실적 부침
코로나19 사태로 현대백화점의 실적이 크게 요동쳤다.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2020년에는 실적이 부진했으나 2021년에는 이른바 보복소비 심리와 백신 접종률 향상으로 실적이 반등했다. 2022년에도 실적 상승세가 이어졌다.
현대백화점은 2022년 들어 3분기까지 누적매출 3조4317억 원, 누적 영업이익 2523억 원을 냈다. 2021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38.8%, 영업이익은 48.3% 늘어났다.
거리두기 완화가 오프라인 실적 회복에 바탕이 됐다. 사회적으로 외출이 늘어나면서 일상복 수요가 증가하는 가운데 해외 패션 브랜드 입점을 늘린 것이 실적에 탄력을 붙였다.
앞서 현대백화점은 2021년 매출 3조5724억 원, 영업이익 1701억 원을 냈다. 2020년보다 매출은 57.2%, 영업익은 94.6% 늘었다.
2020년에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영업환경이 악화됐고, 임대료와 인건비 등 고정비용 부담이 급증했다.
현대백화점은 직원과 고객이 잇따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수차례 영업을 중단하고 방역 조치를 실시해야 했다. 일부 자회사는 재택근무를 실시했다.
현대백화점은 2020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2조2731억 원, 영업이익 1358억 원을 거뒀다. 2019년보다 매출은 3.4%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53.5% 줄었다.
△
정지선 회장과 현대백화점 형제경영
정교선은 2019년 3월 현대백화점 사내이사 명단에 처음 이름을 올리며 형인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과의 '형제경영'에 들어갔다.
오너 형제의 조력자로서 그룹 전반을 챙기던 이동호 부회장이 자리에서 물러나 두 사람 쪽으로 현대백화점그룹 경영의 무게중심이 옮겨졌다.
현대백화점그룹은 2020년 향후 10년 뒤의 목표를 담은 '비전 2030'을 내세우며 정 회장과 정교선의 형제경영 강화를 시사했다.
당초 정 회장이 현대백화점을 중심으로 한 유통사업, 정교선이 현대그린푸드와 현대홈쇼핑 등 기타 유통사업을 각각 들고 계열분리를 하는 작업이 진행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지만 두 사람은 당분간 협력하며 경영활동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홈쇼핑의 중간지주회사 전환
현대백화점그룹은 현대홈쇼핑을 중간지주회사로 만들었다. 현대홈쇼핑의 지분은 현대백화점이 15.8%, 현대그린푸드가 25.0% 들고 있다.
현대홈쇼핑은 2019년 1월1일 지주회사로 전환했다. 현대홈쇼핑 아래에는 현대HCN, 한섬, 현대L&C, 현대퓨처넷, 현대렌탈케어 등이 있다. 이 가운데 현대HCN은 2020년 7월 KT에, 현대렌탈케어는 2022년 12월 시에라인베스트먼트에 각각 매각됐다.
현대홈쇼핑의 중간지주회사 전환은 홈쇼핑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어 이 시장에서 성장을 지속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지주사 체제로 전환해 새 성장동력이 될 사업들에 힘을 싣기 위한 것으로 풀이됐다.
정교선이 최대주주인 현대그린푸드가 중간지주사 현대홈쇼핑의 지분 25%를 보유하고 있어 정교선의 지배력도 단단해졌다.
정교선은 2018년 현대홈쇼핑이 보유하고 있던 현대그린푸드 지분 7.75%를 사들여 지분율을 23.03%로 높였고, 2019년 지분을 추가로 사들여 2022년 12월 기준으로 현대그린푸드의 지분 23.8%를 보유하고 있다.
또한 현대홈쇼핑의 중간지주사 전환에 따라
정지선 회장이 현대백화점 등 유통부문, 정교선이 현대그린푸드와 현대홈쇼핑 등 기타 유통부문을 각각 맡아 향후 계열분리를 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
다만 현대백화점이 보유한 현대홈쇼핑 지분 15.80%와 현대그린푸드가 보유한 현대백화점 지분 12.1% 등을 맞바꾸는 형태의 추가 작업이 필요한 만큼 계열분리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홈쇼핑은 2018년 지주사 체제를 갖추기 위해 모건스탠리PE이 보유한 현대L&C(옛 한화L&C) 지분 100%를 3666억 원에 인수했으며 2019년에는 들고 있던 현대리바트 지분 1.3%을 현대그린푸드에 모두 매각했다.
이는 지주사는 자회사가 아닌 계열사의 주식을 소유할 수 없도록 한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행위 제한 규정에 따른 것이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2022년 9월 양대 지주회사(현대백화점홀딩스, 현대지에프홀딩스) 체제로 개편하는 방안을 내놨다. 새로운 체제에서도 현대홈쇼핑의 지분은 두 지주사가 나눠 갖게 된다.
유통업계에서는 현대백화점그룹이 양대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을 마치면 공정거래법상 행위제한 요건을 만족시키기 위해 현대홈쇼핑의 지배구조를 개선할 것으로 보고 있다.
| ▲ 정교선 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왼쪽)이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과 함께 2021년 1월31일 서울 송파구 아산병원에 마련된 고 정상영 KCC 명예회장의 빈소에서 조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현대그린푸드 가정간편식(HMR) 사업 강화
정교선은 현대그린푸드의 가정간편식 사업을 키워냈다. 현대그린푸드는 그리팅이라는 브랜드로 가정간편식 사업을 벌이고 있다.
현대그린푸드는 2023년 1월10일 여성전용 피트니스 기업 커브스코리아와 업무제휴를 맺고 간편식 브랜드 그리팅의 건강관리 전문 식단과 커브스코리아의 피트니스센터 회원권을 결합한 서비스 개발에 들어갔다.
그리팅의 온라인몰 '그리팅몰'에서는 2023년 1월 기준으로 케어푸드 간편식 300여 종이 판매되고 있다. 주기적으로 가정간편식을 배송해주는 정기구독 서비스도 제공된다.
현대그린푸드에 따르면 그리팅의 매출은 론칭 이후 매년 두 배 이상 증가하고 있고, 그리팅몰 가입자 수는 2022년 말 기준 20만 명에 이른다.
앞서 현대그린푸드는 2020년 3월 ‘스마트푸드센터’를 본격적으로 가동하며 식품제조 사업을 시작했다.
스마트푸드센터는 현대그린푸드의 첫 번째 식품제조 시설로 연면적 2만㎡(2개 층, 약 6050평) 규모다.
현대그린푸드는 그동안 단체급식 사업과 식자재유통 사업을 해왔는데 식품제조 시설을 갖춰 B2C(기업과 소비자 사이 거래)로 사업영역을 넓힌 것이다.
현대그린푸드는 스마트푸드센터에 ‘하이브리드형 팩토리 시스템’을 도입하기 위해 기존 계획(761억 원)보다 10%가량 늘린 833억 원을 투자했다. 하이브리드형 팩토리 시스템은 다품종 소량생산 체제와 소품종 대량생산 체제를 번갈아가며 가동할 수 있다.
현대그린푸드는 B2C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프리미엄 가정간편식(HMR) 등 고부가가치 제품을 개발해 생산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이를 위해 스마트푸드센터에서 생산하는 품목 가운데 70%를 완전조리된 가정간편식과 반조리된 밀키트(Meal Kit) 등 B2C 제품으로 채우고 2017년에 국내 최초로 개발한 연화식(軟化食) 제품도 본격적으로 생산한다.
연화식은 2017년에 현대백화점에서 설과 추석에 명절상품으로 판매하면서 현대백화점만의 차별화된 선물세트로 인기를 끌었다.
연화식은 대표적 케어푸드 제품으로 일반 음식의 맛과 형태는 유지하면서 훨씬 부드럽게 만들어 씹거나 삼키기 좋은 음식을 말한다.
현대그린푸드는 2020년 3월 케어푸드 브랜드 '그리팅'을 출범시켰다.
그리팅은 '그리팅 건강식단', '비건푸드' 등을 출시하며 30대와 40대를 중심으로 케어푸드 시장을 개척해 왔다.
현대그린푸드는 식품사업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야 했다. 현대그린푸드의 별도기준 매출은 2015년 1조4760억 원을 달성한 이후 2020년까지 1조5천억 원대에 머물렀다.
현대그린푸드는 2021년 별도기준으로 매출 1조6712억 원, 영업이익 432억 원을 거뒀다. 2020년보다 매출은 10.2% 늘고 영업이익은 4.2% 줄어들었다.
△현대홈쇼핑의 패션 카테고리 확대
정교선은 홈쇼핑 분야에서 매출 비중이 높은 패션사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힘쓰고 있다.
홈쇼핑 전체 매출에서 패션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30~40%에 이른다. 패션사업에서 성과를 내면 그만큼 수익성을 높일 수 있다.
홈쇼핑은 2021년 10월 남성 고급 패션 브랜드 마틴발을 선보였다. 마틴발은 네덜란드 출신 패션디자이너 마틴 발이 2008년 자신의 이름을 따서 만든 브랜드다.
현대홈쇼핑은 마틴발을 시작으로 남성고객을 겨냥한 패션브랜드 마케팅을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2021년 현대홈쇼핑의 10대 베스트 상품을 살펴보면 1위 이상봉에디션, 2위 라씨엔토, 3위 제이바이 등 정교선이 육성에 힘쓴 브랜드 3개가 최상위권을 차지해 핵심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라씨엔토는 2017년 9월 현대홈쇼핑이 처음으로 선보인 자체 패션브랜드다. ‘좋은 옷을 입으면 누구나 기분 좋아진다'는 표어 아래 고급 소재와 차별화한 디자인, 봉제기법 등을 추구했다. 2018년에는 밀라노스토리를 출시했다.
정교선은 2019년부터 자체 고급 패션브랜드인 '라씨엔토'를 집중 육성했다.
현대홈쇼핑은 2019년 라씨엔토 총주문금액 목표를 2018년보다 20% 높인 500억 원으로 정하고 라씨엔토를 3년 안에 1천억 원 규모의 '메가 브랜드'로 육성하기로 했다.
현대홈쇼핑이 2021년 자체집계한 결과 라씨엔토는 현대홈쇼핑이 판매한 패션브랜드 가운데 주문건수 약 62만 건을 보이며 2위를 차지했다.
2016년 9월에는 정구호 디자이너와 손잡고 ‘제이바이(J BY)’를 만들었다. 론칭 이후 4번의 방송으로 누적 매출 120억 원을 거두며 홈쇼핑 사상 최단시간 판매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현대홈쇼핑은 2015년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사인 한섬과 협업해 고급 여성복 브랜드 ‘모덴’을 선보였고, 그 인기가 높자 남성복 브랜드 ‘모덴옴므’도 내놨다.
이 밖에 에이앤디(A&D), 이상봉에디션 등 국내 유명 디자이너와 함께 만든 단독 패션브랜드도 지속적으로 선보였다.
△현대홈쇼핑 자체 브랜드 경쟁력 확대
정교선은 자체 브랜드(PB) 육성으로 현대홈쇼핑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자체 브랜드는 타사 브랜드 제품을 들여와 판매할 때 부담해야 하는 유통비와 브랜드 사용비가 없어 이익률이 높다.
홈쇼핑 업계의 전반적 경기 부진에도 현대홈쇼핑은 자체 브랜드와 단독상품 등으로 발빠르게 시장변화에 대응하고 있다고 평가됐다.
현대홈쇼핑은 2017년 6월 처음으로 가전제품에서 자체 브랜드를 선보였다. 모두 4번에 걸쳐 냉풍기 자체 브랜드 '오로타'를 판매했는데 매출 37억 원을 거두는 등 좋은 반응을 얻었다.
2017년 9월에는 2번째 자체 브랜드로 패션브랜드 '라씨엔토'를 출시했다.
현대홈쇼핑은 2018년 1월 자체 브랜드 '알레보'를 출시해 자체 브랜드 영역을 생활용품으로 넓혔다.
현대홈쇼핑에 따르면 2020년 6개였던 자체 브랜드 수는 2021년 11개까지 늘어났다.
△2018년 현대백화점그룹 순환출자 구조 해소
정교선은 2018년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과 함께 계열사 지분을 직접 사들이는 방식으로 현대백화점그룹의 순환출자 구조를 해소하는 지배구조 개편에 나섰다.
순환출자란 한 그룹 안에서 계열사들끼리 자금을 대는 방식으로 자본을 늘리는 것을 말한다. 순환출자는 실제로는 자본금이 늘어나지 않는데도 장부상으로는 자본금이 늘어나는 효과를 낸다.
현대그린푸드와 현대홈쇼핑은 2018년 4월5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순환출자 해소 등 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안건을 의결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투명하고 선진화된 지배구조를 완성하겠다는
정지선 회장과 정교선의 강한 의지에 따라 지배구조 개편을 단행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현대백화점그룹에는 (1)현대백화점→현대쇼핑→현대A&I(투자사업)→현대백화점, (2)현대백화점→현대쇼핑→현대그린푸드→현대백화점, (3)현대백화점→현대쇼핑→현대그린푸드→현대A&I→현대백화점 등 3개의 순환출자 고리가 있었다.
정교선은 2018년 4월 현대그린푸드 지분 7.8%를 사들여 현대백화점→현대쇼핑→현대그린푸드→현대백화점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고리(앞의 2번)를 해소했다. 이를 통해 정교선의 현대그린푸드 지분은 15.3%에서 23.0%로 늘어났다.
정지선 회장은 현대쇼핑이 보유한 현대A&I 지분 21.3%를 매입해 현대백화점→현대쇼핑→현대A&I→현대백화점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고리(앞의 1번)를 끊었다.
△리빙사업 경쟁력 강화
현대백화점그룹은 2017년 9월 현대리바트와 현대H&S의 합병을 발표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이를 계기로 종합인테리어 수요 확대에 대응해 리빙사업을 핵심 성장동력으로 키우기로 했다.
두 회사는 합병 후 법인 이름을 현대리바트로 변경하고 지분 39.89%를 보유한 현대그린푸드를 최대주주로 두게 됐다. 현대그린푸드는 사실상 현대백화점그룹의 양대 지주회사 가운데 하나의 역할을 하고 있다. 2022년 3분기 말 기준 현대그린푸드가 보유한 현대리바트 지분은 41.2%다.
2018년에는 건자재 기업 한화L&C를 인수해 현대L&C로 이름을 바꿨다. 현대리바트와의 인테리어 사업 시너지를 노린 것이다.
현대리바트는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따른 재택근무와 보복소비 풍조에 힘입어 늘어난 가구 수요 공략에 나섰다.
현대리바트는 2021년 11월 경기 용인시에 현대리바트 복합 제조·물류시설에서 자동화 생산시설인 스마트팩토리의 가동을 시작했다. 또한 제품 디자인 혁신을 위해 컬러북을 발간하고 유명 예술가와 디자인 협업 제품 출시를 이어나가고 있다.
2022년 초 토털 인테리어 브랜드 '리바트 집테리어'를 론칭했고, 대형 전시장 리바트토털도 계속해서 확대하고 있다.
2022년 3월 현대백화점은 8790억 원을 들여 매트리스 제조유통사 지누스의 경영권을 인수했다.
2022년 들어 주택거래가 급격히 위축되면서 가구업계에 한파가 닥쳤다. 현대리바트는 2022년 들어 3분기까지 누적 매출 1조931억 원, 영업이익 31억 원을 냈다. 2021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5.6%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83.4% 줄었다.
백화점 등 국내 유통업계의 성장이 정체하는 가운데 유통기업들은 홈퍼니싱, 패션, 화장품 등으로 사업영역을 넓히고 새로운 유통채널을 만드는 등 대응에 나서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미국 주방용품 브랜드 윌리엄스소노마와 국내 독점판매 계약을 맺는 등 리빙 분야로 사업영역을 넓히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 임직원 처우 개선
정교선은 2017년 8월 현대백화점그룹과 현대그린푸드 등 계열사에 소속된 파견직 및 도급직 등 비정규직 직원 2300여 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이 2016년 뽑은 신규 채용인원 2340명과 맞먹는 수준이었다.
협력사원에 대한 복지혜택도 늘렸다.
현대백화점은 2017년 8월 매장에서 함께 근무하는 협력사원(판매사원)의 복리후생 개선을 위해 연간 50억 원 규모의 '현대패밀리 프로그램' 시행에 들어갔다. 현대패밀리 프로그램은 현대백화점에서 2년 이상 근무한 협력사원 1만 명에게 상품 구입 때뿐 아니라 문화공연이나 문화센터 이용 때도 정규직 수준의 혜택을 제공하는 협력사원 복지 프로그램이다.
현대백화점그룹 임직원에 대한 자녀 학비와 의료비 지원도 늘렸다.
현대백화점은 2014년부터 협력사원 자녀 250여 명을 대상으로 매년 5억 원 규모의 장학금을 지급해왔다. 협력사원 자녀의 난치병 치료를 위해 1인당 최대 3천만 원 한도의 의료비도 지원하고 있다.
현대백화점과 현대홈쇼핑은 자금 사정이 열악한 중소 협력업체를 위해 600억 원 규모의 동반성장펀드를 조성해 1년에 최대 3억 원까지 시중보다 낮은 금리로 자금을 지원해주는 제도도 시행하고 있다.
정교선은 현대백화점그룹에 2시간 단위로 연차를 사용하는 ‘2시간 휴가제’를 유통업계 최초로 도입했다. 유연한 근무환경을 조성하고 일과 가정이 양립하는 기업문화를 만들기 위해서다.
정교선은 ‘주니어보드’를 운영하며 직원들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노력했다. 주니어보드는 한 달에 한 번
정지선 회장과 정교선이 40여 명의 직원과 식사를 같이하며 건의사항과 애로사항을 중심으로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누는 프로그램이다.
△현대렌탈케어 설립과 매각
정교선은 2015년 4월 600억 원을 출자해 현대렌탈케어를 설립하고 지분 100%를 확보했다. 같은 해 6월부터 정수기 렌털을 중심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렌털사업은 정수기, 공기청정기, 비데, 연수기 등 가전제품을 중심으로 제품의 출시주기가 짧아지고 1~2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매년 시장이 커졌다.
현대렌탈케어는 동양매직을 인수해 렌털업계에서 덩치를 키우려 했지만 실패로 돌아갔다. 이후 현대렌탈케어는 코웨이, 교원, 청호나이스 등과 렌털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현대렌탈케어는 렌털업계 후발주자였지만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사들과 협업하며 대형가전 및 가구류를 중심으로 렌털상품을 확대한 점이 장점으로 꼽혔다.
렌털사업은 유통업과 마찬가지로 고객 기반 사업인 만큼 현대렌탈케어로서는 판매망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 경쟁우위 요소가 되는 것으로 평가받았다. 유통채널, 고객신뢰, 노하우 등을 갖춘 것도 장점이었다.
정교선은 렌털사업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보고 투자를 늘렸다.
현대홈쇼핑은 2019년 2월 유상증자를 통해 1천억 원을 현대렌탈케어에 투자했다. 현대렌탈케어는 투자받은 자금을 렌털서비스 영업망 확대와 인력 확충, 신제품 출시 등 사업 확장에 사용했다.
사업 초기에는 2020년 이전에 연매출 2500억 원을 달성한다는 야심찬 목표를 세웠으나 2020년에 매출 1105억 원, 영업손실 170억 원을 내는 등 렌탈사업에서 좀처럼 기를 펴지 못했다.
2021년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805억 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매출이 소폭 감소했지만 영업손실을 79억 원까지 줄었다.
2021년 말에는 체험형 렌털 매장의 중요도가 더욱 올라감에 따라 현대렌탈케어는 현대백화점 위주로 고급 체험매장을 40개까지 늘린다는 계획을 세웠다.
현대렌탈케어의 오프라인 매장 수는 2019년 7개에 그쳤으나 2020년 32개, 2021년 34개로 늘어났다.
2022년 12월26일 현대홈쇼핑은 사모펀드 시에라인베스트먼트에 현대렌탈케어 지분 80%를 1370억 원에 매각했다.
△현대홈쇼핑 대표이사 취임
정교선이 2008년 현대홈쇼핑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한 뒤 현대홈쇼핑 실적이 수직상승했다.
정교선은 2008년 현대홈쇼핑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다. 현대홈쇼핑은 2009년 별도기준 매출 5157억 원, 영업이익 1200억 원을 냈다. 2008년보다 매출은 25%, 영업이익은 40% 늘어났다.
현대홈쇼핑의 실적은 2010년 별도기준 매출 5765억 원, 영업이익 1334억 원으로 성장했고, 2011년에는 별도기준 매출 7114억 원, 영업이익 1523억 원으로 더 성장했다.
민형동 당시 현대홈쇼핑 대표는 “정교선 사장과 호흡이 잘 맞는다”고 말했다. 현대홈쇼핑은 2010년 9월 코스피에 상장됐다.
2015년에 현대홈쇼핑은 만년 4위에 머물렀던 홈쇼핑업계 순위(취급고 기준)를 2위까지 끌어올렸다.
현대홈쇼핑이 빠르게 성장한 주요 이유로는 그룹 계열사들과의 시너지가 꼽혔다. 패션부문이 전체 매출의 30~40%를 차지하는데 이 부문 매출이 계속 증가한 점도 성장 요인이 됐다.
정교선은 2012년 패션회사 한섬을 인수해 현대홈쇼핑 실적을 끌어올리는 데 기여했다.
현대홈쇼핑은 2017년까지 실적이 상승세를 보였으나 2018년 홈쇼핑 시장의 경쟁 심화와 유통업계의 성장 정체, 기술 발달에 따른 새로운 사업모델 등장 등으로 실적이 주춤했다. 하지만 2019년부터는 다시 급격히 실적이 늘어나는 양상을 보였다.
현대홈쇼핑은 별도기준으로 2016년 매출 9694억 원 영업이익은 1113억 원을 냈다. 2021년에는 별도기준으로 매출 2조2099억 원, 영업이익 1285억 원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