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동국제강의 지분투자한 브라질 CSP제철소가 올해도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장세욱 동국제강 대표이사 부회장은 과거 혹독한 구조조정 속에서도 CSP제철소 지분 만큼은 팔지 않았는데 그 뚝심이 결실을 보는 것으로 풀이된다. CSP제철소는 장 부회장이 중장기 경영 목표로 세운 '신용등급 A' 획득에도 보탬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동국제강이 지난해 역대급 순이익을 거둔 데는 브라질 CSP제철소가 한몫 했는데 올해 브라질 현지 영업환경이 더욱 좋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최민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브라질 내 철강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며 "브라질 헤알화 강세 분위기가 이어지면 동국제강은 CSP제철소에서 양호한 지분법 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동국제강의 2022년 1분기 사업보고서를 살펴보면 CSP제철소에서 3900억 원 규모의 순이익이 발생했다. 슬래프(반제품) 판매 단가는 다소 하락했지만 브라질 헤알화 가치가 상승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CSP제철소 지분 30%를 쥔 동국제강의 지분법 이익은 1224억 원으로 동국제강 1분기 연결기준 순이익 2726억 원과 비교하면 절반가량에 해당한다.
더구나 CSP제철소가 위치한 브라질 세아라주의 ZPE(수출촉진지대) 내수 판매 제한이 2021년 7월부로 해제돼 브라질 시장 공략이 가능해진 만큼 우호적 영업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주요 수출국인 미국에서 1조 달러 규모의 사회기반 시설(SOC) 투자 예산안 통과, 유럽의 해상풍력 개발 프로젝트 진행 및 기계, 건설 부분 경기 회복 등도 CSP제철소 영업환경에 긍정적 요소로 꼽힌다.
물론 세계적 경기 침체 우려는 남아있지만 철강산업의 수요는 당분간 꾸준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철강협회(WSA)에 따르면 올해 철강 수요는 18억4020만 톤으로 예상됐다. 2021년보다 0.4% 늘어나는 것이다. 2023년에는 18억8140만 톤으로 올해 예상치보다 2.2%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뿐 아니라 최근 브라질 기축통화인 헤알화 가치가 1년 전보다 10% 이상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동국제강 이익 확대에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
CSP제철소가 2020년까지 동국제강의 아픈 손가락으로 꼽힌 것과 비교하면 환골탈태한 셈이다. 이를 놓고 장 부회장이 지난한 구조조정을 거치면서도 CSP제철소 지분을 놓지 않았던 뚝심이 빛을 발한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장 부회장은 2014년 동국제강이 유동성 위기를 맞고 형인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이 2015년 구속되면서 경영전면에 등장했다.
그 뒤 장 부회장은 동국제강 본사 건물 매각 등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 2016년 5월 약 2년 만에 KDB산업은행과 맺었던 재무구조 개선약정 졸업을 이끌었다.
장 부회장은 뼈를 깎은 구조조정 과정에서도 CSP제철소 지분만큼은 매각하지 않고 버텼는데 그 결실을 지난해부터 보고 있는 셈이다.
동국제강은 올해도 저수익 사업을 정리하면서 재무구조 개선에 매진하고 있다.
동국제강은 중국법인 DKSC의 지분 90%를 최근 중국 강음 지방정부에 매각하면서 모두 970억 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DKSC는 2001년에 설립된 동국제강의 중국법인으로 중국에서 동국제강 제품을 판매하는 업무를 담당해왔다. 하지만 최근 3년 동안 누적 손실 700억 원을 넘겼다.
수익성을 강화해 재무구조 개선을 목표로 하고 있는 장 부회장으로서는 과감히 정리하는 결단을 내린 것이다.
동국제강은 이번 매각을 통해 수익성 강화뿐 아니라 중국법인의 400억 원 규모의 차입금 지급보증부담도 해소하면서 재무구조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 수 있는 토대도 구축했다.
특히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신용등급 전망이 2단계 상향 조정되면서 장 부회장으로서는 중장기 경영목표였던 신용등급 A 회복도 바라볼 수 있게 됐다.
동국제강 기업신용등급은 올해 6월초 'BBB-(긍정적)'에서 'BBB(안정적)'으로 1단계 상승했다. 앞서 5월 국내 3대 신용평가사로부터 'BBB-(안정적)'에서 'BBB-(긍정적)'으로 조정된 데 이어 빠르게 재무건전성을 강화하고 있는 모습이다.
올해 하반기부터 전기값 인상 등 동국제강으로서는 비용부담이 커지고 있지만 올해도 브라질CSP 제철소가 실적에 효자 역할을 맡아준다면 재무구조 개선에 더욱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동국제강은 앞으로 신용도 A등급 상향을 목표로 꾸준히 재무건전성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