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왼쪽)과 정준양 포스코 회장이 2010년 5월12일 당진 후판공장 준공식을 마치고 본격 생산에 들어간 동국제강 당진 후판공장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
△동국제강그룹의 신사업 포트폴리오 강화 나서
장세주는 2023년 5월 경영 일선에 복귀한 이후 동국제강그룹의 신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기 위해 역량을 쏟고 있다.
먼저 동국제강그룹은 기업형 벤처캐피탈(CVC) 출범을 통해 신사업을 발굴하고 있다.
동국제강그룹의 지주회사인 동국홀딩스 이사회는 2024년 3월에 기업형 벤처캐피털 회사인 동국인베스트먼트를 설립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동국홀딩스는 2024년 안으로 동국인베스트먼트를 출범시킨다는 계획도 내놨다.
동국인베스트먼트가 계획대로 출범한다면 동국인베스트먼트는 세아그룹의 세아기술투자, 포스코그룹의 포스코기술투자에 이어 철강업계 세 번째 기업형 벤처캐피털 회사가 된다.
장세주는 자신이 경영 일선에 처음으로 복귀한 2023년 5월12일 임시주주총회가 끝난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지금까지 경험과 지혜, 지식을 마지막으로 쏟아부어 지속가능한 동국제강그룹이 되도록 일조하겠다”면서 신사업 포트폴리오 강화의 의지를 강조했다.
장세주가 가장 관심을 갖고 살펴보고 있는 분야는 자동차 소재 산업이다.
장세주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자동차 산업 소재나 그런 쪽으로 신사업을 생각하고 있다”며 “자동차 산업이 꽃필 때 우리도 동승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장세주의 동생인
장세욱 동국제강 대표이사 역시 같은 자리에서 “소부장(소재, 부품, 장비) 관련 사업을 추진한다면 철강과 관련된 소부장에 투자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며 “일단 큰 사이즈가 아닌 소규모로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세주가 동국제강그룹의 신사업 포트폴리오를 넓히려 하는 이유는 주력 산업인 철강 산업이 경기 변동에 매우 민감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철강산업이 전 세계적으로 침체에 빠지면서 동국제강뿐 아니라 현대제철 등 다른 철강업체들도 주력 사업에서 고전하고 있다.
△전방산업 수요 둔화로 2024년 1분기 실적 부진
동국제강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동국제강은 2024년 1분기에 저조한 실적을 냈다.
동국제강은 2024년 1분기에 매출 9273억 원, 영업이익 525억 원을 냈다. 2023년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17.4%, 영업이익은 33.1% 줄었다.
2024년 1분기의 실적 부진은 동국제강의 주요 사업인 봉, 형강 부문 판매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후판 부문의 판매량 역시 줄었다.
또다른 핵심 계열사인 동국씨엠은 2024년 1분기에 매출 5565억 원, 영업이익 238억 원을 냈다. 신설 회사이기 때문에 2023년 실적은 존재하지 않는다.
동국씨엠은 동국제강에서 인적불할을 통해 분리 신설된 회사로 컬러강판, 냉연도금강판, 건축용 가공제품 등을 판매한다.
| ▲ 동국홀딩스 실적그래프. (2023년 동국홀딩스, 동국제강, 동국씨엠 등 3곳으로 인적분할) |
△8년 만에 경영일선 복귀와 지주회사 체제 전환
장세주는 2015년 구속된 후 경영에 복귀하지 않고 있다가 2023년 5월 8년 만에 경영일선에 복귀했다.
장세주는 2015년에 횡령, 배임 등 혐의로 구속기소돼 경영에서 물러났다. 3년6개월의 교도소 복역을 마친 뒤에는 취업제한 규제도 받았다. 이후 2022년 8월12일
윤석열정부 출범 뒤 광복절 특별사면을 통해 취업제한이 풀렸지만 경영에 복귀하지 않고 있었다.
장세주는 2023년 5월12일 열린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사내이사로 선임되면서 다시 경영활동을 시작했다.
장세주는 경영에 복귀하자마자 동국제강그룹을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했다. 장세주가 복귀한 5월 임시주주총회에서 동국제강을 동국홀딩스, 동국제강, 동국씨엠 3개 회사로 인적분할하는 안건이 통과됐다. 분할 비율은 동국홀딩스가 16.7%, 동국제강이 52.0%, 동국씨엠이 31.3%다.
세 회사는 2023년 6월 열린 이사회에서 정식으로 출범했으며, 2023년 12월19일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주 전환 심사를 종료하면서 동국홀딩스를 중심으로 하는 지주회사 체제가 완성됐다.
동국홀딩스는 지주사로서 그룹의 전략적 콘트롤타워를 맡게 되며 동국제강과 동국씨엠이 각각 기존 동국제강의 사업들을 나눠 펼친다.
동국제강은 전기로 제강 사업과 봉강(철근)·형강·후판 등 열연 분야 철강 사업을 운영한다. 동국제강은 인천·포항·당진·신평 공장 등이 열연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동국씨엠은 냉간 압연, 아연도금강판·컬러강판 등의 냉연 철강 사업을 맡는다.
2024년 1분기 보고서 기준 동국홀딩스 지분은 장세주가 32.54%, 장세주의 동생인
장세욱 동국홀딩스 부회장이 20.94%를 보유하고 있다.
△사내 하도급 노동자 1천 명 직접고용
동국제강과 동국씨엠은 2023년 11월6일 각각 노조와 함께 ‘생산조직 운영 관련 특별 노사 합의’ 행사를 열고 사내 하도급 노동자를 직접 고용하기고 최종 합의했다.
이 합의에 따라 두 회사는 2024년 1월1일부터 특별 채용 절차를 시작해 사내 하도급 근로자 약 970명을 본사 소속으로 직접 고용했다.
동국제강과 동국씨엠 노사는 “철강업을 둘러싼 불확실한 경영 환경에 대응하고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생산 조직의 운영 선진화가 필수적이라 판단했다”며 “두 회사는 직접 고용 인원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소속감 고취 활동·교육 프로그램 지원·화합 행사 등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국내 철강업계에서 원청이 사내 하청노동자를 직접 고용하는 사례는 동국제강이 처음이다.
△브라질 CSP제철소 설립 이끌어
장세주는 브라질 CSP제철소 건설을 통해 동국제강의 고로 사업 진출을 진두지휘했다.
동국제강은 2005년 브라질 북동부 세아라주에 투자를 시작했고, 2007년 브라질의 글로벌 철광석 공급사 발레와 고로 사업 합작에 전격 합의했다.
CSP제철소는 2012년 착공에 들어가, 2016년 6월 고로 화입과 함께 가동을 시작했다. 동국제강은 국내에서 포스코와 현대제철에 이은 세 번째 고로기업이 됐다. CSP제철소에는 동국제강이 30%, 브라질 발레가 50%, 포스코가 20%를 합작 투자했다.
자체적으로 쇳물을 생산하는 고로제철소 운영은 창업주 장경호 회장으로부터 3대에 걸쳐 내려온 숙원 사업이었다.
다만 CSP제철소는 장세주에게 공과 양면을 다 지니고 있다.
CSP제철소는 2016년 고로 화입을 한 이후 2조 원 넘는 순손실을 보다 2021년 7400억 원 규모의 순이익을 냈다.
동국제강은 2022년 8월12일 이사회를 열고 CSP제철소 보유 지분 30%를 8416억 원에 아르셀로미탈에 매각하기로 의결했고 2023년 3월9일 지분 매각을 완료했다.
| ▲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왼쪽)이 2011년 8월11일(현지시각) 브라질 세아라 주에서 열린 고로제철소용 부두 및 원료컨베이어벨트 준공식에서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과 악수를 하고 있다. <동국제강> |
△회장 취임 뒤 대규모 투자로 철강 사업 고도화
장세주는 2001년 동국제강 회장에 취임한 뒤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며 철강 사업을 고도화하는 데 힘을 쏟았다.
장세주는 2009년 10월9일 경북 포항에 중앙기술연구소를 준공하고 고부가가치 철강과 제조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중앙기술연구소 설립에는 모두 324억 원이 투입됐는데 그 가운데 연구 장비를 갖추는 데만 110억 원 이상을 투자했다.
2010년 5월12일에는 연산 150만 톤 규모의 충남 당진 후판공장을 준공했다. 3년 동안 약 1조 원의 자금이 투입됐다.
동국제강은 당진 후판 공장에서 광폭 조선용 후판, 고장력강, TMCP(온라인 가속 열처리 정밀제어)후판, 열처리 후판 등 고부가가치 제품을 생산해 고급강 시장 경쟁력을 강화했다.
장세주는 동국제강 인천제강소에 2009~2012년 모두 4700억 원을 투자해 노후 설비를 폐쇄하고 고효율 저탄소 배출 설비로 대체하는 EF(에코-프렌들리)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이에 따라 2012년 9월부터 120만 톤 규모의 철근공장을 새로 가동하게 됐고, 인천제강소는 연간 200만 톤을 생산하는 고부가가치 철근 생산기지로 탈바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