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태 하나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이 카드나 보험 등 인수합병을 추진할까?
김 회장은 자본 등 회사체력이 충분히 갖춰진 만큼 비은행부문 강화를 위한 고삐를 죌 시기인데 어떤 행보를 보일지 주목된다.
18일 금융정보기관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하나금융지주는 올해 순이익 3조3453억 원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2020년보다 20.8% 증가하는 것이다.
하나금융지주가 2005년 설립된 뒤 사상 최대 실적이기도 하다.
김 회장은 임기 마지막 해를 보내면서 감회가 남다를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이 처음 임기를 시작하던 2012년만 해도 하나금융지주의 순이익은 1조7천억 원 정도였다.
김 회장은 10년 임기 동안 하나금융지주의 성장을 위해 쉼없이 달려온 만큼 남은 임기 동안에도 하나금융지주의 비은행부문을 강화하는 데 고삐를 죌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하나금융지주의 자본여력도 크게 확대된 만큼 카드나 보험 등 경쟁력을 단숨에 끌어올리기 위해 인수합병을 또 추진할 가능성도 있다.
하나금융지주는 김 회장이 이끈 10년 동안 외형이 눈에 띄게 성장했지만 보험이나 카드 등 부문은 다른 금융지주와 비교해 여전히 덩치가 크지 않다.
카드부문만 놓고 보면 KB국민카드가 올해 상반기에 순이익 2500억 원을 거둔 반면 하나카드는 순이익 1422억 원을 내는 데 그쳤다.
김 회장 역시 이를 잘 알고 있다. 2020년 연말 언론인터뷰에서는 “2021년에도 시장변화와 전략적 우선순위를 고려해 비은행 경쟁력 강화방안을 검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주로 경영 효율화와 그룹사 사이 상승효과를 내는 데 초점을 맞춰 하나금융지주를 키워왔는데 2020년 8년 만에 인수합병을 통해 하나손해보험(옛 더케이손해보험)을 품에 안았다.
다만 얼마 남지 않은 임기가 김 회장이 공격적 경영을 펼치는 데 부담이 될 수 있다.
김 회장에게 주어진 임기는 1년뿐이다. 하나금융그룹은 내규에 따라 이사의 임기를 만70세로 제한하고 있는데 김 회장은 2022년 2월이면 만70세가 돼 더는 회장 임기를 이어갈 수 없다.
하나금융지주가 하나손해보험을 인수하며 이미 종합금융회사로서 사업군을 완성한 상황이라 웬만큼 매력적 매물이 아니고서는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는 시선도 나온다.
한때 하나금융지주가 씨티카드를 인수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는데 하나금융지주는 ‘인수를 추진할 의사가 없다’며 선을 그었다.
김 회장은 2012년 하나금융지주 회장에 취임한 뒤 10년째 하나금융지주 이끌고 있다. 사실상 지주사 역사의 3분의2를 함께한 셈인데 그룹의 외형 성장에 크게 기여를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