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정치권과 게임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문 대통령과 정부 관계자들은 스웨덴에서 현지의 게임산업 진흥책을 살펴보면서 업계 인사들로부터 현장의 목소리도 들을 것으로 예상된다.
▲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스웨덴 스톡홀름 왕궁에서 현지 기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이사 사장, 방준혁 넷마블 이사회 의장, 송병준 컴투스·게임빌 대표이사, 이정헌 넥슨코리아 대표이사 사장 등 게임업계 최고경영자들이 대거 대통령과 함께하는 경제사절단에 들어간 것은 사실상 처음이다.
게임산업정책을 책임진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문 대통령과 함께 스웨덴을 방문하고 있다. 박 장관은 게임 규제 완화를 추진하는 등 ‘친게임’ 행보를 보이는 것으로 평가된다.
정부는 문 대통령의 방문을 계기로 민관 양쪽에서 스웨덴과 게임산업 협력방안을 논의하면서 성공 노하우도 살펴보려는 것으로 보인다.
스웨덴은 북유럽의 게임강국으로 꼽힌다. 세계적 흥행게임인 ‘마인크래프트’ ‘캔디크러쉬사가’ ‘배틀필드 시리즈’ 등이 스웨덴 회사에서 만들어졌다.
게임업계에선 스웨덴 정부가 벤처기업 지원정책을 폭넓게 펼치면서 현지 게임회사들의 성장도 효과적으로 뒷받침했다고 바라본다.
스웨덴 정부는 ‘일렉트룸(협력지원센터)’을 세워 벤처기업 대상의 자금과 민간 교류를 적극 돕고 있다. 규제를 만들 때도 사전영향평가를 반드시 시행해 중소기업에 미칠 영향을 공개한다.
스웨덴 현지게임사들이 인력 이탈을 줄이기 위해 마련한 개발자 휴양 프로그램 ‘스투간’의 운영을 돕는 등 민간 게임회사들을 지원하는 데도 힘쓰고 있다.
스투간은 게임 개발자들이 2개월 동안 휴양지에서 게임 개발에 전념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1인당 2억4천만 원가량이 드는데 스웨덴 정부는 벤처투자자들과 함께 비용 지원에 참여했다.
문 대통령이 14일 한국과 스웨덴의 e스포츠 친선 경기를 관람한 점도 게임산업 진흥에 힘을 실어줄 신호로 꼽힌다. 그는 역대 대통령 가운데 처음으로 e스포츠 경기를 직접 봤다.
e스포츠는 2019년 글로벌 시청 인구만 4억54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등 성장성 높은 분야로 꼽힌다. 국내에서도 지방자치단체 중심으로 e스포츠사업 지원이 탄력을 받고 있다.
김연명 청와대 사회수석이 5월 말 국내 e스포츠 관계자들과 비공개 간담회를 여는 등 청와대 차원에서도 상당한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e스포츠는 게임이 없으면 성립되지 않는 만큼 게임 규제나 지원책과도 직간접적으로 연관된다”며 “문 대통령이 여기에 관심을 보이면 게임이용장애(게임중독)의 질병코드 등재 등으로 불안에 빠진 업계 분위기를 다독이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