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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화재의 자동차보험 위상 흔들, 김정남 대책 놓고 고심

이규연 기자 nuevacarta@businesspost.co.kr 2015-05-25 02: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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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부화재의 자동차보험 위상 흔들, 김정남 대책 놓고 고심  
▲ 김정남 동부화재 사장

김정남 동부화재 사장이 동부화재 자동차보험의 경쟁력을 키우는 데 고심하고 있다.

동부화재는 올해 1분기 기준으로 전체 보험료 수입의 20%를 자동차보험에서 거뒀다. 동부그룹이 1983년 인수한 한국자동차보험이 동부화재의 전신이 된 만큼 전체 사업영역 가운데 자동차보험이 차지하는 의미도 각별하다.

그러나 동부화재는 올해 1분기 자동차보험의 손해율이 치솟으면서 부진한 실적을 보였다. 시장점유율 1위인 삼성화재를 추격하기는커녕 현대해상에게 2위 자리도 위협받고 있다.

김 사장은 자동차보험에서 우량고객을 모으는 데 주력하며 활로를 찾고 있다. 또 동부캐피탈 인수와 함께 해외 자동차보험시장의 문을 두드릴 준비도 하고 있다.

◆ 동부화재, 손해율 상승해 자동차보험 수익성 ‘흔들’

동부화재는 올해 들어 자동차보험의 입지가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자동차보험은 최근 몇년 동안 동부화재 전체 매출의 2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장기보험보다 낮지만 동부화재의 실적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사업영역이다.

김 사장은 2010년 취임한 뒤 자동차보험 영업 활성화를 계속 강조했다. 동부화재의 2011년 온라인 자동차보험시장 진출도 진두지휘했다.

김 사장은 온라인 자동차보험시장에 뛰어들면서 “자동차보험이 성장해야 일반보험과 장기보험도 함께 큰다”고 강조했다.

동부화재는 그 이전까지 자동차보험시장에서 현대해상에 뒤져 있었으나 2012년 6월 자동차보험 시장점유율 15.9%를 기록하며 현대해상를 0.2%포인트 차이로 앞섰다. 그 뒤 시장점유율을 꾸준히 늘리면서 계속 현대해상보다 우위를 지키고 있다.

하지만 자동차보험의 손해율이 계속 높아지면서 동부화재의 자동차보험사업도 흔들리고 있다. 동부화재는 지난해 자동차보험 부문의 손해율이 88.7%에 이르렀다. 2011년보다 15%포인트 이상 높아진 것이다.

손해율은 보험회사가 받은 보험료 가운데 사고 피해자에게 지급한 보험금이 차지하는 비율이다. 보험사들은 일반적으로 손해율 77%를 넘기면 보험사가 손실을 입는다고 본다.

동부화재가 올해 1분기 경영실적이 나빠진 것도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동부화재의 1분기 순이익은 946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 줄었다.

동부화재는 올해 1분기에도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85.8%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2%포인트 높아졌다. 지난 4월에도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더 높아졌다.

◆ 자동차보험 2위 경쟁 앞날 어두워

동부화재는 올해 들어 현대해상에게 자동차보험에서 밀리고 있다.

  동부화재의 자동차보험 위상 흔들, 김정남 대책 놓고 고심  
▲ 김정남 동부화재 사장(왼쪽)이 지난 4월24일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동부화재 2014년 연도상 시상식'에서 판매왕을 수상한 이복남 중앙사업단 PA와 기념촬영하고 있다. <동부화재>
자동차보험은 그동안 삼성화재가 28%의 시장점유율로 선두를 달리고 동부화재와 현대해상이 2위를 놓고 다투는 모양새였다. 동부화재의 지난해 자동차보험시장 점유율은 16.9%로 현대해상의 16.4%보다 약간 앞섰다.

하지만 현대해상이 온라인 전용 자동차보험 자회사인 하이카다이렉트를 합병하기로 하면서 경쟁의 양상이 조금씩 바뀌고 있다. 현대해상은 오는 6월 하이카다이렉트를 통합하기로 결정하는 등 자동차보험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현대해상은 올해 1분기에 자동차보험 원수보험료로 6059억 원을 올렸다. 동부화재가 같은 기간 올린 6032억 원보다 소폭 많다. 원수보험료는 보험사가 고객에게 직접 받는 보험료로 실질적인 매출이다.

하이카다이렉트의 올해 1분기 원수보험료는 1276억 원이다. 현대해상이 하이카다이렉트의 실적을 합칠 경우 자동차보험 시장점유율은 20.8%로 높아진다. 이렇게 되면 동부화재의 17.1%를 제치고 삼성화재에 이어 두 번째로 시장점유율 20%대에 들어서게 된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하이카다이렉트를 통합하기로 한 뒤 브랜드 노출이 늘어나면서 통합 시너지가 먼저 1분기 실적에 반영됐다”며 “오는 6월 통합 뒤 보상서비스를 확대하면 시장점유율을 더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 삼성화재에 빼앗긴 온라인 자동차보험시장

동부화재는 온라인 자동차보험시장에서도 삼성화재와 격차가 더욱 벌어지고 있다.

김영만 동부화재 부사장은 지난 2월 기업설명회에서 “올해 삼성화재와 온라인 자동차보험 부문에서 경쟁할 생각이 없다”며 “동부화재가 주력하던 아웃바운드 영업이 개인정보보호 정책 때문에 어려워지면서 고객정보를 얻기 힘들어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삼성화재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온라인 자동차보험 시장점유율 21.9%를 기록했다. 동부화재의 18.9%를 3%포인트 차이로 앞서면서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2013년 말만 해도 동부화재가 시장점유율 20%대였고 삼성화재가 10%대 후반이었는데 전세가 역전됐다.

온라인 자동차보험은 전체 자동차보험시장에서 36.9%를 차지한다. 하지만 최근 5년 동안 매출규모가 연평균 13.6%씩 커지고 있다. 성장세로만 따지면 국내에서 가장 빠르게 커지는 손해보험시장이라 대형 보험사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다.

김 사장은 취임 뒤 동부화재의 온라인 자동차보험 사업비중을 전체 자동차보험의 30%까지 높였다. 온라인 전업 자동차보험사를 제외한 일반 손해보험사 가운데 가장 비중이 높다.

동부화재는 온라인 자동차보험시장의 우위를 통해 한동안 선점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1천여 명에 이르는 텔레마케터들이 고객과 직접 접촉하는 아웃바운드 전화영업을 통해 우위를 유지했다.

하지만 동부화재는 지난해 초 카드사에서 터진 고객정보 유출사태로 전화영업 자체가 3개월 동안 금지되는 악재를 만났다. 그동안 삼성화재가 온라인 자동차보험시장에서 대대적인 마케팅을 전개하면서 동부화재는 선두를 내줘야 했다.

김 부사장은 “전화영업이 재개됐고 영업조직도 여전히 잘 구축된 상태라 아웃바운드 영업을 통한 개인고객 확대를 계속하려 한다”며 “어려운 상황이지만 그동안 쌓은 노하우를 총동원해 수익성을 높이는 방안을 찾는 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동부화재의 자동차보험 위상 흔들, 김정남 대책 놓고 고심  
▲ 김정남 동부화재 사장(왼쪽부터 둘쨰)이 지난 1월29일 베트남 하노이 롯데호텔에서 베트남 현지 손해보험회사 PTI 지분인수계약을 맺고 뉴엔트르엉장 PTI보험사 사장과 악수하고 있다. <동부화재>

◆ 시장점유율보다 수익성 중심으로 전환


김 사장은 올해 자동차보험 시장점유율을 무조건 확대하기보다 우량고객 위주로 상품을 파는 데 주력하고 있다. 자동차 사고를 많이 내지 않는 고객을 모아 손해율을 떨어뜨려 수익성을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김 사장은 올해 초 “동부화재가 그동안 손해율 관리에 미흡했던 점을 되짚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영만 부사장도 지난 2월 기업설명회에서 자동차보험 매출을 확대하기 위해 무조건 고객을 늘리던 영업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대신 고보장 상품을 많이 팔아 자동차 1대당 받는 보험료를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동부화재는 이를 통해 자동차보험 손해율을 지난해 88.7%에서 올해 말까지 86%로 떨어뜨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김 사장은 동부화재의 해외진출에서도 자동차보험사업의 비중을 늘릴 것으로 보인다.

동부화재는 올해 초 동부캐피탈 지분 50.02%를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동부화재는 당시 동부캐피탈 인수를 통해 동남아시아의 자동차보험시장에서 시너지를 내겠다고 밝혔다.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전체 차량구매 고객의 약 60%가 자동차를 살 때 캐피탈을 통한 할부금융서비스를 이용한다. 이렇게 활성화한 할부금융과 동부화재의 자동차보험을 연계해 현지영업을 하겠다는 전략인 것이다.

김 사장은 동부화재의 베트남 PTI보험사 지분인수를 주도하면서 자동차보험에서 동부캐피탈과 시너지를 내려고 한다.

김고은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원은 “PTI보험사는 지난해 기준으로 베트남 자동차보험시장 점유율 2위를 달리고 있고 손해율도 50% 미만”이라며 “베트남 고객들이 자동차를 대부분 할부금융으로 구매하는 만큼 동부캐피탈 인수를 통한 시너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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