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부진 호텔신라 대표이사 사장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신라호텔의 고객으로 맞는 날이 올까?
20일 업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이 서울을 방문하겠다는 뜻을 내놓으면서 호텔업계도 벌써부터 들썩이고 있다.
김 위원장의 서울 방문 약속이 이뤄진다면 김 위원장을 비롯한 북측 인사들이 어디에 머물게 될지도 뜨거운 관심사가 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호텔업계는 서울신라호텔과 워커힐호텔이 유력할 것으로 예상한다.
특히 서울신라호텔은 과거에도 국가 귀빈들을 접대했던 영빈관을 두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유력한 후보로 꼽힌다.
영빈관은 1967년에 준공된 건물로 정부의 국가적 손님을 영접하기 위해 설립됐다. 1973년 삼성그룹이 인수한 뒤 서울신라호텔의 오픈과 함께 회의와 연회장소로 용도가 변경됐다.
2014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부부는 서울신라호텔에 머물렀다. 시 주석은 2005년 저장성 서기로 일하고 있을 때와 2009년 부주석 시절에도 서울신라호텔을 이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 주석뿐 아니라 주룽지 중국 총리와 리커창 총리도 한국에 방문할 때 주로 서울신라호텔을 이용했다.
이부진 사장은 시 주석 부부가 서울신라호텔에 묵었을 때 직접 맞이하고 배웅하는 등 호텔리어를 자청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당시 이 사장은 시 주석 부부가 오기 전 새벽 1시에 호텔 현장을 점검하는 등 세심하게 살피는 등 정성을 보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이번에 남북 정상회담의 특별수행원으로 평양을 방문했다는 점도 호텔신라에 눈길이 더 쏠리는 이유다.
리룡남 북한 내각 부총리가 이 부회장에게 “이 부회장은 여러 측면에서 아주 유명한 인물”이라며 “평화와 번영과 통일을 위해서도 유명한 인물이 되길 바란다”는 말을 의미심장하게 남겼다.
호텔신라가 삼성그룹 계열사라는 점을 고려하면 북한 정부에게 서울신라호텔에 머무는 것은 의미가 클 수 있다.
반면 워커힐호텔에 머물게 될 가능성도 있다.
김 위원장의 동생 김여정 북한 당 중앙위 제1부부장이 올해 2월 서울을 방문했을 때 광진구에 있는 워커힐호텔에서 머물렀기 때문이다.
다만 워커힐호텔은 서울신라호텔과 비교하면 서울 도심에서 떨어져 있다는 단점이 있지만 아차산 인근에 있고 출구가 2곳 밖에 없어 경호가 쉽다는 장점도 있다.
워커힐호텔은 6·25전쟁 영웅으로 꼽히는 월튼 워커 미8군 사령관의 이름을 딴 호텔로 중앙정보부가 1963년에 준공했다. 현재 SK네트웍스에서 운영하고 있지만 미국과 연관돼 있다는 점에서 워커힐 호텔이 김 위원장의 선택지에서 빠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은 19일 평양 고려호텔 프레스센터 브리핑에서 “김 위원장의 서울 방문 약속은 완전히 김 위원장의 독자적 결정”이라며 “주변에서 서울에 가는 것을 전부 반대했지만 막지 못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서울 방문 의지가 높다는 뜻인데 만약 방문이 이뤄진다면 11월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