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진 현대그린푸드 대표이사 사장이 종합식품기업 도약을 위한 첫 발판으로 케어푸드사업을 점찍고 시장 선점에 속도를 내고 있다.
케어푸드는 노인, 아동, 그 밖의 건강상의 이유로 식사가 제한되는 사람들에게 맞춤형 음식을 제공하는 음식을 말한다.
▲ 박홍진 현대그린푸드 대표이사 사장.
2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그린푸드가 ‘연화식’을 중심으로 케어푸드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현대그린푸드는 24일 연화식 제품 12종을 가정간편식(HMR) 형태로 출시했다. 연화식은 음식의 경도가 일반 음식의 1/5에서 최대 1/10까지 낮은 부드러운 음식으로 대표적 케어푸드 상품 가운데 하나다.
지금까지 병원 등에 B2B(기업과 기업 사이 거래) 형태로 연화식이 공급된 적은 있지만 가정간편식 형태로 연화식 제품이 출시된 것은 국내에서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그린푸드의 연화식 상품 개발은 박 사장이 계획하고 있는 B2C음식시장 진출 전략의 하나다.
박 사장은 5월 600억 원을 투입해 성남에 초대형 식품 제조공장을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국내외 식자재·단체급식시장뿐 아니라 B2C시장을 공략해 현대그린푸드를 종합식품기업으로 키워내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박 사장은 현대백화점 대표이사 부사장을 지내다가 2016년 현대그린푸드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했다.
현대그린푸드는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이 박 사장과 각자대표로 이름을 올리고 있으며 그룹 내 매출도 가장 많다. 2017년 현대그린푸드와 현대백화점, 현대홈쇼핑은 각각 연결기준으로 2조5300억 원, 1조8400억 원, 1조400억 원의 매출을 거뒀다.
현대그린푸드의 종합식품기업으로의 도약은 그룹 차원에서도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 주력인 현대백화점의 성장 정체를 극복할 돌파구를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박 사장이 현대그린푸드의 B2C 식품시장 진출의 발판으로 케어푸드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케어푸드시장은 성장성이 매우 높은 데다 현대그린푸드가 건강식부문에서 강점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케어푸드는 고령화가 상당 수준 진행된 해외에서는 이미 커다란 규모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미국의 케어푸드시장 규모는 26조 원에 이르렀고 2020년에는 30조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은 최근 고령화가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오르면서 정부 차원에서 케어푸드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국내 케어푸드시장은 아직 걸음마 단계이긴 하지만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국내시장은 2014년 6천억 원 대였으나 올해 1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고령화사회에 진입하면서 국내 케어푸드시장의 성장은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현대그린푸드 뿐 아니라 CJ제일제당, 아워홈 등 식품 제조 기업들은 경쟁적으로 케어푸드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현대그린푸드는 연화식부문에서 보유하고 있는 강점을 바탕으로 케어푸드시장 선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그린푸드는 연화식 가정간편식 제품을 국내 최초로 출시한 만큼 연화식과 관련된 기술과 노하우에서 경쟁사보다 상대적으로 앞서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대그린푸드는 지난해 5월 건강 기능식 브랜드 ‘그리팅’을 선보이는 등 건강식시장을 적극적으로 개척해왔다. 이어 지난해 10월에는 국내 최초로 ‘포화증기’를 활용한 연화식 조리 기술을 개발하고 연화식 전문 브랜드 ‘그리팅 소프트’를 공개했다. 국내
초로 연화식 기술 2종의 특허를 출원하기도 했다.
현대그린푸드는 연화식 상용화를 위해 10여 명의 임상 영양사와 전문 쉐프로 구성된 연구개발 프로젝트팀도 운영하고 있다. 올해 초에는 연화식을 병원 등에 제공하고 명절에 연화식 선물세트를 출시하는 등 의욕적으로 연화식 관련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박 사장은 지금까지 축적한 연화식 관련 기술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B2C 케어푸드시장에서 현대그린푸드의 영향력을 확대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현대그린푸드는 2019년까지 B2C 연화식 제품군을 100여 개까지 확대하고 다음해 상반기 설립되는 성남 스마트푸드센터에서도 다양한 관련 제품을 생산할 계획을 세웠다.
현대그린푸드 관계자는 “연화식 등 케어푸드시장이 아직 개척 단계에 있기 때문에 어느 회사가 앞서있다고 단정해 말하기는 어렵다”며 “현대그린푸드는 케어푸드시장 개척을 발판으로 종합식품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계속해서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