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공기업계에 따르면 한수원은 연초부터 미뤄진 정기인사와 함께 조직 개편을 준비하고 있다.
한수원 관계자는 “현재 보직 변경을 위한 정기인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조직 진단을 위해 외부에 맡긴 연구용역 결과가 6월 말 나오면 이를 바탕으로 조직 개편도 시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 사장은 굵직한 임원 인사를 어느 정도 마무리한 만큼 조직 개편에 더욱 힘을 실을 것으로 보인다.
정 사장은 7일 인사를 통해 5개 원자력본부 가운데 한빛원자력본부장, 한울원자력본부장, 새울원자력본부장 등 3명을 새롭게 임명했고 6일에는 상임이사인 이재동 품질안전본부장을 새롭게 선임했다.
5월에는 공석이던 비상임이사 3자리를 채우면서 임기가 끝난 비상임이사를 모두 바꿨다.
정 사장의 조직 개편에는 한수원을 종합 에너지기업으로 바꾸기 위한 구체적 전략이 담길 가능성이 크다. 에너지 신사업을 담당하는 '그린에너지본부', 원전 수출을 담당하는 '해외사업본부' 등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정 사장은 취임하면서 한수원을 원전 중심기업에서 종합 에너지기업으로 바꾸겠다는 비전을 제시했고 7일 취임 뒤 처음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도 이를 다시 한번 확인했다.
국내에서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을 활성화하고 해외에서 원전 수출을 더욱 주도적으로 추진하는 투트랙 전략을 내세웠는데 특히 7일 기자간담회에서는 한국전력공사와 비교해가며 원전 수출에서 한수원의 역할을 강조하기도 했다.
정 사장은 “원전 수출에서 한국전력이 위에 있고 한수원이 하도급 같은 분위기는 싫다”며 “원전 수출 역량은 원래 한수원에 있는 것으로 사우디아라비아 원전 수출까지는 ‘팀코리아’란 이름으로 한국전력이 대외창구를 맡았지만 앞으로는 한수원이 맨 앞에서 뛰어다닐 것”이라고 말했다.
한수원은 2016년 6월 정부의 ‘공공기관 기능 조정방안’에 따라 한국전력으로부터 원전 수출 총괄 기능을 일부 넘겨받았고 현재 체코, 폴란드의 원전 수출을 주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최근 세계 원전시장은 기존 원전 강국인 미국, 프랑스 등에 이어 정부의 자금지원 등을 등에 업은 중국, 러시아 등도 적극적으로 뛰어들면서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
정 사장은 관료 시절 ‘독일병정’, ‘백상어’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과감하게 업무를 추진해 지식경제부에서 행시 동기 가운데 가장 먼저 1급으로 승진하기도 했다.
정 사장은 7일 기자간담회에서 “해외 원전시장은 큰 시장, 중간 시장, 틈새시장이 다 있는 만큼 한수원이 해외시장에 확실히 깃발을 꽂아보겠다”며 “원전 수출뿐 아니라 에너지 환경 변화에 따라 신재생에너지 확대, 원전 해체 역량 확보 등을 통해 에너지 종합 컨설팅을 할 수 있는 종합 에너지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