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수정 기자 imcrystal@businesspost.co.kr2018-03-27 16: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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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타이어의 운명을 한 치 앞도 알 수 없게 됐다.
27일 금호타이어 노조 관계자에 따르면 타이어뱅크뿐만 아니라 국내 기업 2곳이 금호타이어 인수 의향을 밝혔다.
▲ 김정규 타이어뱅크 회장(왼쪽)과 차이융썬 더블스타 회장.
노조 관계자는 “금호타이어에 관심이 있는 국내 기업들이 정부와 산업은행의 눈치를 보느라 쉽게 나서지 못하고 있다”며 “금호타이어가 법정관리를 코 앞에 둔 상황에서 다른 국내 기업들이 인수 의향을 밝히면 채권단은 공개 매각입찰을 진행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에 따르면 타이어뱅크는 26일 비공개를 요청하며 인수 의사를 노조에 밝혔다.
노조 간부가 24일 “한 국내 중견기업이 산업은행이 진행 중인 매각 조건에 맞춰 금호타이어를 인수하겠다는 의사를 타진하고 있다”고 밝힌 점을 감안하면 노조가 말한 중견기업은 타이어뱅크가 아닌 것으로 보인다.
노조는 금호타이어 앞에 국내 기업을 대상으로 한 공개 입찰과 법정관리 등 2가지 길이 있다고 보고 있다.
반면 채권단은 더블스타에 매각이 무산되면 법정관리를 피할 수 없다는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김종호 금호타이어 대표이사 회장은 27일 직원들에게 보내는 글에서 “타이어뱅크는 금호타이어의 경쟁회사 제품을 주로 취급하는 소매회사인데 이 시점에 인수 의사를 밝힌 것은 금호타이어가 골든타임을 놓치고 법정관리로 들어가도록 조장하려는 것”이라고 불쾌감을 보였다.
채권단이나 금호타이어나 더블스타 인수가 팔부능선을 넘은 상황에서 타이어뱅크의 등장으로 판이 어그러졌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노조, 채권단, 금호타이어 모두 법정관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은 26일 기자회견에서 “30일은 움직일 수 없는 노사 합의 시한”이라며 “이 날이 지나면 자율협약 절차가 중단되고 대규모 채권 연체와 상장폐지가 이어지면서 법정관리를 신청할 수밖에 없다”고 못박았다.
더블스타가 재차 금호타이어 인수 의지를 드러낼지, 제2의 타이어뱅크가 등장할지 등이 금호타이어 운명에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차이융썬 더블스타 회장은 23일 금호타이어 일반직과 면담한 뒤 같은 날 서한을 보내 “형제가 마음을 합하면 쇠도 자를 수 있다는 말처럼 금호타이어의 아름다운 내일, 금호타이어와 관계된 2만여 명의 행복, 사회의 존경과 우리의 꿈을 위해 우리 다 함께 노력해보자”고 밝혔다.
차이융썬 회장은 타이어뱅크 등장 이후 의견을 밝히지 않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