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이 대표이사에 오른 지 햇수로 3년 째를 맞으면서 앞으로 그룹의 실질적 경영승계를 위한 자금원 확보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조 사장은 한진그룹 계열사 가운데 지주회사인 한진칼과 물류회사인 한진 지분만 보유하고 있어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보유한 지분을 물려받으려면 적잖은 자금을 마련해야 한다.
▲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왼쪽)과 조원태 대한항공 대표이사 사장. |
8일 재계에 따르면 한진칼은 23일 서울시 중구의 한진 사옥에서 주주총회를 연다
한진칼은 2017년 결산으로 보통주 1주에 125원, 우선주 1주에 150원을 주주들에 현금으로 배당하기로 했다.
배당성향은 보통주가 0.7%, 우선주가 1.3%로 2016년보다 보통주가 0.3%포인트, 우선주가 0.5%포인트 커졌다. 한진칼은 2017년 배당을 실시하지 않았다.
한진칼은 2017년 순이익 2291억 원을 거둔 것으로 잠정집계됐는데 2016년과 비교해 흑자 전환했다.
한진칼 배당은
조원태 사장이 승계자금을 마련하는 데 보탬이 될 수 있지만 턱없이 부족하다.
조 사장은 보통주 기준으로 한진칼 지분 2.34%를 보유해 이번 배당을 통해 1억7천만 원을 받는다.
조양호 회장은 한진칼 지분 17.84%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조 회장이 보유한 한진칼 보통주는 8일 종가 기준으로 2111억 원에 이른다.
한진칼은 한진그룹 지주회사로 대한항공과 한진 진에어 등 계열사들 최대주주에 올라 있다.
조 사장이 경영능력을 입증하는 것 만큼이나 그룹의 실질적 지배력을 확보하려면 조 회장으로부터 한진칼 지분을 넘겨받아야 한다. 지분을 물려받으려면 현재 수준에서 단순계산해도 증여세 1천억 원가량을 내야할 것으로 추정된다.
조 사장은 한진그룹 계열사 가운데 한진칼과 한진 지분만 보유하고 있다. 조 사장은 한진 지분 0.03%를 쥐고 있다.
조 사장이 조 회장으로부터 한진칼 지분을 넘겨받기 위해 승계자금원을 확보해야 하지만 한진그룹 일감을 받아 개인회사를 키우는 방식을 동원하기에도 쉽지 않다.
조 사장 등 한진그룹 오너일가는 지난해 일감 몰아주기 논란에서 벗어나기 위해 유니컨버스 지분 전량을 대한항공에 증여했다.
유니컨버스는 기업용 전산망과 클라우드 구축 등을 주력으로 하는 회사인데 애초 조 사장 등 한진그룹 오너 일가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었다.
대한항공은 2017년 11월 유니컨버스를 흡수합병했다.
조 사장은 한진그룹 주력 계열사인 대한항공 경영전면에 나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2016년 대한항공 대표이사에 오른 뒤 2017년 사장으로 승진해 대한항공을 이끌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조 회장이 아직 건재한 만큼 지분 승계와 관련해 검토하고 있는 방안이 없다”며 “승계작업을 얘기하기엔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