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원표 삼성전자 미디어솔루션센터 사장이 모바일 콘텐츠시장에서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을까?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에서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컨텐츠사업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여왔다. 홍 사장은 최근 ‘밀크뮤직’을 내놓고 구겨진 자존심을 세우려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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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원표 삼성전자 미디어솔루션센터 사장 |
홍사장은 지난 7일 미국 오스틴에서 열린 세계적 음악 축제 ‘사우스 바이 사우스웨스트(SXSW)’에서 밀크 뮤직을 처음 선보였다. ‘밀크뮤직’은 우유처럼 신선하고 활기찬 삶을 제공한다는 의미의 음악 라디오 서비스다. 삼성 스마트폰에서만 스트로밍으로 서비스받을 수 있다.
밀크뮤직은 삼성전자가 미국의 음악 서비스 업체 슬래커와 협력해 1300여만 곡의 음원을 바탕으로 17개 장르 200개 이상의 방송 서비스를 제공한다.
홍 사장은 "삼성전자가 쌓아 온 콘텐츠 서비스 역량을 바탕으로 더욱 발전된 음악 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홍 사장은 밀크뮤직 서비스 제공을 미국에서 시작해 점차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삼성전자 미디어솔루션센터는 ‘고객의 마음을 얻기 위한 사업부’다. 하드웨어 시장을 넘어 미디어 콘텐츠 공급망을 구축하기 위한 조직이다. 삼성전자가 PC나 태블릿, 스마트폰, TV 등 제품시장을 확보하는 데는 성공을 거두었지만, 이들 제품만으로는 한계를 지닐 수밖에 없다.
애플이 아이폰, 아이패드, 아이맥(노트북, PC)과 함께 다양한 컨텐츠를 확보해 애플 생태계를 구축한 뒤 더욱 제품 판매가 증가한 것처럼 삼성전자도 미디어솔루션센터를 통해 콘텐츠 확보에 애를 쓰고 있다. 삼성전자가 애플에 뒤지는 것이 이런 콘텐츠 생태계라는 지적이 많이 나오는데, 미디어솔루션센터는 이런 한계를 극복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그동안 미디어솔루션센터는 삼성전자의 명성에 걸맞는 콘텐츠 서비스를 내놓지 못했다.
미디어솔루션센터 만든 서비스 중 모바일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것으로 ‘챗온’이 있다. 챗온은 지난해 9월 가입자 1억 명을 돌파하면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챗온은 해외에서 각광받고 있는 메신저 서비스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국가별로 인도, 중국, 미국 등 해외시장에서 강세를 보이고 유럽과 중동에서도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인도에서 '국민 메신저'로 불릴 정도로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하지만 실상은 다르는 얘기도 나온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챗온의 실제 이용자는 가입자의 5%에 미치지 못한다"며 "지난 몇 년 동안 이용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했지만 눈에 띄는 성장이 없었고, 현재는 사업에 크게 적극적이지 않은 분위기"라고 전했다.
미디어솔루션센터는 2009년 옴니아폰, 2010년 바다폰의 운영체제(OS)를 만들기도 했지만 실패만 했다. 옴니아OS의 경우 스마트폰 시장의 흐름에 맞지 않아 실패를 맞았고, 스마트폰 OS인 바다는 개발자한테 불편한 개발 툴, 적은 애플리케이션 등으로 고객에게 질타를 받았다. 미디어솔루션센터는 현재 두 OS에 대한 업그레이드를 모두 중지한 상태다.
최근 미디어솔루션센터는 모바일 컨텐츠 이외에 ‘스마트 홈’을 내놓았다. 생활가전과 스마트TV, 스마트폰, 웨어러블 기기 등을 묶어 하나의 앱에서 집안의 모든 기기를 제어하고 관리할 수 있는 서비스다. 사물인터넷으로 가기 위한 서비스인 셈인데 삼성전자 내부에서 기대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