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 부회장은 6월 미래에셋생명 대표이사 부회장에서 PCA생명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자리를 옮겨 통합과정에서 흔들릴 수 있는 PCA생명 직원들의 분위기를 다잡는 역할을 해왔다.
직접 수장을 맡아 PCA생명의 내부사정을 면밀히 파악해 두 회사의 통합 이후 시너지를 내기 위한 방안을 구체적으로 마련하기 위한 포석으로도 해석됐다.
두 회사의 임직원으로 꾸려진 통합추진위원회의 수장을 맡아 두 회사의 통합 과정도 주도하고 있다.
하 부회장이 6월 자리를 옮긴 뒤 6개월여 동안 미래에셋생명을 이끌고 있는 김재식 미래에셋생명 대표이사 부사장의 성과가 나쁘지 않았지만 하 부회장이 미래에셋생명이 출범한 뒤 다시 대표이사로 복귀할 것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미래에셋생명은 3분기에 별도기준으로 순이익 243억 원을 냈는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4% 급증했다. 재무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지급여력비율(RBC)은 9월 기준 220.64%로 지난해 말보다 소폭(1.17%포인트) 개선됐다.
미래에셋그룹에서 하 부회장의 입지를 감안하면 통합 미래에셋생명이 출범된 뒤 하 부회장이 다시 수장을 맡을 것이라는 관측에 더욱 힘이 실린다.
하 부회장은 최현만 미래에셋대우 수석부회장 대표이사, 정상기 에너지인프라자산운용 대표이사 부회장과 함께 미래에셋그룹에 3명뿐인 부회장 가운데 한명이다.
하 부회장이 지난해 4월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미래에셋그룹은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 겸 미래에셋대우 회장 아래 증권(최현만)-생명(하만덕)-자산운용(정상기) 부회장 체제를 갖췄다.
박 회장은 기존에도 그룹차원에서 굵직한 사업을 추진할 때 부회장급 인사를 직접 보내 빠르게 안정화하는 방법을 써왔다.
최 수석부회장은 미래에셋증권 대표이사를 맡다가 2012년 미래에셋생명으로 자리를 옮겨 2015년 미래에셋생명 상장작업을 맡았다. 지난해 미래에셋증권의 대우증권 합병을 앞두고 다시 증권으로 자리를 옮겨 미래에셋대우의 안정화 및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박 회장은 미래에셋그룹이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풍력이나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투자와 관련된 경쟁력을 빠르게 끌어올리기 위해 지난해 11월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를 맡고 있던 정상기 부회장에게 에너지인프라자산운용 대표이사를 맡기기도 했다. 에너지인프라자산운용은 한국전력의 2조 원 규모 전력신산업 펀드를 다루고 있다.
통합 미래에셋생명이 출범하는 내년 3월에 김 대표의 임기가 끝나는 점 역시 자연스럽게 하 부회장이 통합 미래에셋생명 대표이사로 돌아오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금융권 관계자는 “하 부회장은 2011년부터 그룹의 대표적 보험전문가로 미래에셋생명을 전문보험사로 도약시키기 위해 노력해왔다”며 “하 부회장은 합병 이후 통합 미래에셋생명이 시너지를 낼 방안을 고심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