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투자협회가 조만간 새 회장의 인선절차를 시작하기로 하면서 후보의 윤곽도 점차 구체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회동 전 KB투자증권(현 KB증권) 사장과 황성호 전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 사장이 금융투자협회장 후보 공개모집에 지원할 가능성이 가장 높다..
▲ (왼쪽부터) 정회동 전 KB투자증권 사장, 황성호 전 우리투자증권 사장, 김봉수 전 한국거래소 이사장. |
정 전 사장은 최근 몇몇 매체와 인터뷰에서 금융투자협회장에 도전할 뜻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2015년에 출마하려다 포기했는데 이번에 다시 도전하는 것이다.
그는 흥국증권, NH농협증권(현 NH투자증권), 아이엠투자증권(현 메리츠종금증권), KB투자증권 등 4곳의 사장으로 일했다.
다양한 규모의 증권사를 운영한 경험이 강점으로 꼽힌다. 사장으로 일한 회사들의 투자금융(IB) 실적을 끌어올리는 데도 성공했다.
황 전 사장도 인터뷰를 통해 금융투자협회장에 관심을 보였다. 2014년 금융투자협회장 후보의 공개모집에 지원했지만 최종후보에 오르지 못했다.
1979년 씨티은행에 들어간 뒤 다이너스카드 한국대표, 그리스 아테네은행 공동대표 부행장, 한화 헝가리은행장, 제일투자신탁 대표, PCA자산운용 대표 등을 거쳐 우리투자증권 사장을 지냈다.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는 물론 카드와 은행 등 다양한 업권에서 경력을 쌓았다. 외국계 금융기관에서도 오랫동안 일했다.
김봉수 전 한국거래소 이사장도 이름이 오르내린다. SK증권 상무와 키움닷컴증권 대표 등을 역임했고 이사장 시절 거래소의 시스템을 중앙아시아에 수출하기도 했다.
최방길 전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사장과
홍성국 전 미래에셋대우 사장은 전직 증권사·자산운용사 CEO 가운데 유력후보로 꼽힌다.
최 전 사장은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한국거래소 이사장 등 굵직한 인사마다 후보로 거명됐다. 홍 전 사장은 대우증권의 첫 공채 출신 사장으로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로 꼽힌다.
다만 최 전 사장과 홍 전 사장은 몇몇 매체를 통해 금융투자협회장에 도전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혀 실제 출마 여부는 불확실하다.
손복조 토러스투자증권 회장,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
윤경은 KB증권 사장 등 일부 현직 증권사 CEO들이 금융투자협회장 후보 공개모집에 지원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다른 증권업계 인사들도 금융투자협회장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후보 수가 늘어나면서 ‘깜짝 인사’가 선출될 가능성도 있다.
금융투자협회가 민간단체이지만 정부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최근 “대기업 회원사 출신이 후원이나 도움을 받아 금융협회장에 오르면 안 된다”고 말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김태영 은행연합회장과 신용길 생명보험협회장도 주목을 비교적 덜 받았던 후보들”이라며 “황 회장의 연임 가능성이 높았는데 포기해 유력후보가 사실상 없는 상황인 만큼 더 많은 후보들이 나타나고 의외의 인사가 선출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금융투자협회는 조만간 회장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회추위는 12월 안에 후보자를 공개모집하고 면접심사를 거쳐 최종후보 2~4명을 결정한다.
1월 말 회원사 총회에서 비밀투표로 회장을 선출한다. 회원사 1곳당 한 표를 행사하되 협회비를 분담하는 비율에 따라 개별 회원사마다 다른 가중치를 적용한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