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이 현대리바트에 거는 기대가 갈수록 커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 회장은 리빙사업을 현대백화점그룹의 새 성장동력으로 꼽고 있는데 현대리바트는 최근 인수합병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성장에 속도를 낼 준비를 마쳤다.
현대리바트는 5일 현대H&S의 흡수합병절차를 모두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현대H&S는 법인을 대상으로 산업자재와 건설자재 등을 유통한다.
두 회사는 합병 이후 법인이름을 현대리바트로 하고 지분 39.89%를 들고 있는 현대그린푸드를 최대 주주로 두게 됐다. 현대그린푸드는 사실상 현대백화점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9월 현대리바트와 현대H&S 인수합병을 발표하면서 종합 인테리어 수요확대에 대응해 리빙사업을 핵심 성장동력으로 키우기로 했다.
리빙부문의 경쟁력을 높이려는 정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리바트는 투자를 계속해서 늘려왔다. 현대리바트는 한 해 동안 유형자산과 무형자산을 취득하는 데 2012년 73억 원을 썼는데 2015년과 2016년에는 각각 106억 원, 280억 원으로 늘어났다.
최근 유통과 패션시장의 정체로 현대백화점그룹에서 가구와 인테리어사업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최근 좋지 않은 성적을 냈다.
현대백화점은 3분기 매출 4222억 원, 영업이익 695억 원을 거두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0.3%, 15% 줄었다. 2분기에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3%, 11%씩 줄어들면서 두 분기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온라인쇼핑이 대세로 자리 잡고 있는 가운데 온라인쇼핑몰이 식품시장까지 뛰어들면서 백화점이 설 자리는 점차 좁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대백화점그룹 패션회사 한섬 역시 3분기에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각각 27%, 39% 줄어들었다.
반면 현대리바트는 좋은 실적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현대리바트는 3분기 매출 2226억 원, 영업이익 143억 원을 내면서 같은 기간 매출 21%, 영업이익 48%씩 성장했다.
현대리바트는 이번 인수합병으로 거래처가 늘어남에 따라 경쟁력을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남성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리바트는 현대H&S의 사업망을 활용해 영업부문 역량을 키울 수 있을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B2B(기업과 기업 간 거래)와 B2C(기업과 개인 간 거래)채널에서 모두 성장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리바트의 거래처는 100여 곳에 불과하지만 B2B(기업과 업 간 거래) 경쟁력이 높은 현대H&S의 거래처는 3천여 곳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현대리바트의 몸집도 가구업계 1위 한샘을 따라잡을 만큼 커질 것으로 보인다.
현대백화점그룹은 9월 합병을 발표하며 현대리바트는 현대H&S와 합병으로 매출 1조3천억 원을 낼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기준 한샘의 매출은 1조9345억 원, 리바트는 7356억 원이었음을 감안하면 차이가 크게 줄어드는 셈이다.
현대리바트는 현대백화점그룹이 인수한 미국 홈퍼니싱회사 ‘윌리엄스 소노마’도 운영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에 따르면 올해 국내 인테리어시장의 규모는 14조 원인데 2020년까지 연평균 14%씩 성장해 20조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측됐다. [비즈니스포스트 서하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