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원유감산 합의를 연장하기로 결정했지만 국제유가를 배럴당 60달러 이상까지 끌어올리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전유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26일 “사우디아라비아가 러시아, 이라크와 원유감산 합의를 연장하기로 잠정적으로 합의하면서 이미 시장은 원유감산합의 연장을 예상했다”며 “지난해 국제유가가 크게 오르지 않아서 원유감산 합의의 이행률이 낮을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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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펙 원유감산 합의 연장, 국제유가 영향은 미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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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리드 알 팔리 사우디아라비아 에너지장관. |
석유수출국기구는 25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정기총회를 열고 2018년 3월까지 9개월 동안 하루에 180만 배럴씩 원유생산량을 줄이기로 합의했다.
석유수출국기구는 지난해 11월 말에도 만나 올해 5월까지 원유생산량을 이만큼 줄이기로 합의했는데 이런 합의를 연장한 것이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에너지장관은 정기총회에 앞서 5월 초중순에 러시아와 이라크 등 주요산유국과 만나 원유감산 합의의 연장을 이끌어냈다. 이에 따라 전 세계 정유업계는 이번 정기총회에서 원유감산 합의가 연장되는 쪽으로 결정될 것으로 일찌감치 예상했다.
석유수출국기구가 앞으로 9개월 동안 더 원유생산량을 줄이기로 했지만 국제유가 상승효과는 적을 수도 있다.
석유수출국기구 회원국은 지난 6개월 동안 합의이행률이 평균 90%에 이를 정도로 원유생산량을 성실하게 줄였다. 하지만 국제유가는 배럴당 40달러 후반에서 55달러 사이를 오르내리며 원유감산 합의 이전보다 배럴당 5~15달러 오르는 데 그쳤다. 시장의 기대만큼 감산효과가 크지 않았던 셈이다.
전 연구원은 “석유수출국기구의 일부 회원국이 원유감산 합의에 의구심을 품고 감산합의를 성실하게 이행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며 “원유감산 효과가 석유수출국기구의 기대만큼 크지 않아 올해 하반기에도 국제유가가 배럴당 45~55달러 안팎에서 오르내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석유수출국기구가 하루 180만 배럴의 원유생산량을 줄이는 것으로는 국제유가를 대폭 끌어올릴 수 없다는 회의론이 퍼지면서 국제유가도 하락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 가격은 25일 직전거래일보다 4.79%, 두바이유 가격은 0.92%, 브렌트유 가격은 4.63% 떨어졌다. 서부텍사스산원유는 배럴당 48.9달러까지 떨어졌고 두바이유도 배럴당 50달러선에 걸쳐있다.
블룸버그는 “국제유가가 3주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며 “석유수출국기구가 이번 합의로 국제유가를 끌어올리기 위해 또다시 내밀 수 있는 카드가 없다는 것이 드러났을 뿐 아니라 자칫 아시아정유시장 점유율에 타격을 입을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