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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전쟁 종전에 여수 석유화학 구조조정도 속도 날까, 여천NCC 재무 악화가 변수

김환 기자 claro@businesspost.co.kr 2026-06-16 15: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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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국내 최대 규모인 여수석유화학산업단지에서 나프타분해설비(NCC) 구조조정의 핵심 기업인 여천NCC가 신용등급 하향에 다시 흔들리고 있다.

이란전쟁 종전 가능성이 커져 외부 변수는 걷혔지만 여천NCC의 재무체력이 악화하면서 내부변수가 더해졌다. 게다가 여수석화산단 구조조정에는 한화솔루션과 DL케미칼, 롯데케미칼 3개 기업이 관련돼 있어 이해관계 조정이 쉽지 않아 이란전쟁 종전에도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기가 쉽지 않다는 시각이 나온다.
 
이란전쟁 종전에 여수 석유화학 구조조정도 속도 날까, 여천NCC 재무 악화가 변수
▲ 국내 최대 화학 산단 여수 구조조정 '1호'의 핵심 여천NCC가 신용등급 하향에 다시 흔들렸다. 
사진은 여천NCC 3공장. < 여천NCC >

16일 석유화학업계 의견을 종합하면 이란전쟁 종전으로 국내 석유화학산업 구조조정에서 외부변수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란전쟁은 오는 19일 종전 합의 서명으로 사실상 끝나게 되며 글로벌 석유화학 공급망의 타격도 회복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국내 석화업계는 지난해부터 중국발 공급과잉 및 글로벌 수요 위축에 대응하기 위해 기초유분 생산시설인 NCC의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이란전쟁이란 거시 변수를 맞닥뜨리며 지연되는 양상이 나타났다.

국내 최대 규모인 여수석화산단에서 한화솔루션과 DL케미칼이 공동운영하는 여천NCC와 롯데케미칼 여수공장 일부를 통합하는 개편안이 논의됐으나 일정이 밀렸다. 

여수석화산단 구조조정은 3월말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 심사 돌입으로 첫 발을 뗐지만 구조조정 금융지원 규모 확정을 위한 한국산업은행 등 채권단 실사 종료는 당초 5월말에서 6월말로 미뤄졌다.

이렇게 구조조정 절차가 지연되는 사이에 이란 전쟁 종전으로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따른 외부 변수가 걷히게 됐다. 이에 증권업계에서는 이란전쟁 종전에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국내 NCC 기업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낙관론이 나온다.

종전협정에 이란 제재 해제가 포함되면 이란이 한국과 일본 등에도 원유를 팔 수 있게 된다. 값싼 이란 원유 수출량 90% 이상을 수입하던 중국의 석유화학 원가 경쟁력이 낮아져 한국에 부담이 되던 공급과잉 상황이 완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충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호르무즈 해협 봉쇄 이전으로 돌아가면 수급 측면에서 장기적으로 석유화학업체들에게 긍정적 요인이 많다”며 “이란 석유 수출가격이 정상화되면 중국 NCC 원가 경쟁력이 약화되고 이는 중국의 신·증설 지연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바라봤다.

다만 최근 여수석화산단 구조조정에서 내부변수가 다시 불거진 모양새다. 구조조정 당사자인 여천NCC가 재무건전성 악화로 신용등급이 내려갔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12일 여천NCC의 신용등급과 전망을 ‘A-/부정적’에서 ‘BBB+/안정적’으로 하향조정했다. 여천NCC는 향후 금융비용 부담이 커지는 것은 물론 과거 발행한 회사채 약정 조항에 따라 400억 원어치를 조기상환할 수도 있는 상황에 놓였다.

다만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여천NCC가 조기상환을 위해 사용할 수 있는 은행권 미사용 여신한도는 충분한 것으로 분석됐다. 그만큼 바로 당장 부담이 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여천NCC 재무구조는 2021년 4분기부터 18개 분기 연속 이어진 영업적자로 재무구조가 크게 악화된 상태다. 지난 3월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528억 원 수준으로 1년 내 현금화할 수 있는 유동자산으로 1년 내 갚아야 하는 유동부채를 나눈 유동비율은 약 62%에 그친다. 유동비율이 100% 미만이면 단기 자금 부족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여겨진다. 
이란전쟁 종전에 여수 석유화학 구조조정도 속도 날까, 여천NCC 재무 악화가 변수
▲ 공정위가 사전심사를 시작한 여수 석화 구조조정 1호 구조. <공정거래위원회>
결과적으로 여천NCC 통합을 두고 협상테이블에 앉아야 하는 주주사 한화솔루션과 DL케미칼의 재무 부담이 더 무거워진 셈이다. 사업 전망도 밝지 않아 한화솔루션과 DL케마칼의 추가 수혈이 중요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신용평가는 여천NCC 신용등급을 내리며 “현재의 실적 창출 규모나 부정적 환경에 따른 개선 전망 등을 감안하면 자체 채무상환능력이 낮아진 상황으로 한동안 주주사의 자금지원 의존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며 “하반기부터 수익성이 다시 낮아질 것이다”고 내다봤다.

여천NCC의 한 주주기업 관계자는 “여천NCC 신용등급이 낮아졌지만 채무를 조기상환해야 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있었다”며 “다만 하반기에도 업황이 어렵고 자금도 계속 필요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는 만큼 필요하다면 지원을 검토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현재 상황을 종합하면 가뜩이나 양자가 아니라 다자 구도로 진행돼 이해관계 조정이 어려웠던 여수석화산단 구조조정이 여천NCC의 재무구조 악화로 이란전쟁 종전 뒤에도 극적으로 빨라질 가능성은 낮아진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여수석화산단 구조조정은 한화솔루션·DL케미칼·롯데케미칼 3개 회사가 NCC에서 나온 기초유분을 활용해 후속 화학제품을 생산하는 다운스트림 사업 일부를 새로 만들 통합법인에 출자하는 것을 뼈대로 한다. 

그런데 3개 회사가 지닌 다운스트림 사업 포트폴리오 구성이 모두 달라 통합법인 출자범위와 규모 등을 두고 줄다리기가 이어질 수밖에 없는 셈이다. 

롯데그룹과 HD현대그룹 두 곳만 참여한 대산석화산단 구조조정 대비 속도가 안 나는 이유도 바로 이 대목에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상대적으로 셋보다는 둘 사이 이견을 조율하는 것이 쉬웠다는 것이다.

국내 석유화학 구조조정 1호인 대산석화산단 프로젝트는 지난해 11월26일 기업결합 심사를 신청한 뒤 올해 2월25일 정부의 최종 승인을 받았다. 

여수석화산단 내 한 화학사 관계자는 “각 사별로 포트폴리오가 달라서 다운스트림사업 관련한 출자범위 등도 차이가 날 수밖에 없어 협의가 쉽지 않다"며 "연말에 가까이 가서야 구조조정에 윤곽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김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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