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통화정책 기조에 다시 한 번 힘을 실었다.
신 총재는 1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별관에서 열린 ‘한국은행 창립 제76주년 기념식’에서 “성장, 물가, 금융안정 상황은 통화정책 측면에서 비교적 명확하게 한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며 “물가안정에 중점을 두고 늦지 않게 금리를 인상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금리인상 필요성을 강조했다. 사진은 5월28일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는 신 총재. <연합뉴스> |
그러면서 “통화정책은 정책변수 사이 상충관계에 직면하기 마련이지만 지금은 상충이 크지 않다”고 덧붙였다.
성장성과 관련해서는 긍정적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바라봤다.
신 총재는 “앞으로도 국내경제는 반도체 경기 호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명목 국내총생산(GDP) 증가에 따른 세수 확충, 소득 개선 및 투자 확대 등으로 내수도 회복되면서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다만 물가상승 우려는 커졌다고 진단했다.
신 총재는 “이란전쟁이 3개월 넘게 이어지면서 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는 한층 커졌다”며 “물가가 상당기간 목표 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1500원선 위에서 움직이고 있는 원/달러 환율도 물가상승 우려를 자극하는 요인으로 꼽혔다.
신 총재는 “외환시장에서는 외국인 주식자금이 유출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의 높은 수준에서 변동하고 있다”며 “중동사태의 전개 등에 영향을 받아 환율의 높은 변동성이 지속되면 수입물가 상승을 통해 물가압력을 가중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금리인상이 기업과 가계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통화정책이 아닌 재정정책으로 해결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짚었다.
신 총재는 “금리인상은 기업과 가계의 부채상환 부담을 높일 수밖에 없다”며 “통화정책은 시장을 통해 무차별적으로 영향을 주기 때문에 이러한 어려움에 대한 선별적 지원은 재정정책을 통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신 총재는 취임 뒤 첫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한 5월28일 기자간담회에서도 경제 상황을 고려했을 때 기준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이번에도 기준금리 인상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시장에 확고한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5월 금통위 뒤 기자간담회에서 “물가를 보나 성장을 보나 환율을 보나 부동산을 보나 갈 길이 비교적 명확하다”며 “앞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함으로써 여러 요소를 일관성 있게 관리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신 총재는 6월1일 열린 ‘BOK 국제콘퍼런스’에서도 “한국의 경제 성장 성장세가 강하다”며 “인플레이션(물가상승)과 관련해 통화정책을 조정하는 데 장애물이 적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조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