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곽정현 KG모빌리티 사업전략부문장(사장)이 2024년 8월20일 경기 평택시 KG모빌리티 본사 디자인센터에서 열린 '트랜스포메이션 데이'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곽재선 KG그룹 회장의 아들 곽정현 사장이 2024년 8월20일 진행된 KG모빌리티 액티언 미디어 시승 행사에서 브랜드 전략과 사업계획을 직접 발표했다.
곽 사장은 그룹의 지주회사격인 KG제로인(사내이사, 최대주주)과 지배구조상 핵심 계열사인 KG케미칼(대표이사)에서 각각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또 KG스틸에서도 2019년부터 사내이사를 지내 왔다. 하지만 2022년 인수한 KG모빌리티에서 역할은 없었다.
KG모빌리티는
곽재선 회장이 대표이사로서 직접 경영을 챙겨 왔다. 그만큼 인수 초반 경영 안정이 중요했다는 의미다.
하지만 곽 사장이 2024년 1월 KG모빌리티 사업전략부문장 겸 사업전략실장으로 취임하면서 자동차 사업으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 액티언 미디어 시승 행사는 그 상징적인 장면이라고 볼 수 있다. 다만 사내이사는 아직까지 맡고 있지 않다.
곽 사장이 향후 KG모빌리티에서 선보일 활약상과 성과에 대해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곽 사장으로서는 경영권 승계에 이르는 마지막 과제를 부친으로부터 받아든 것으로 보인다.
◆ 곽정현 사장의 그룹 내 위치
곽정현 사장은 성균관대학교 경영학과와 미국 퍼듀대학교 대학원 경영학과(MBA)를 졸업하고 기아자동차를 거쳐 2013년 KG그룹에 입사했다. KG모빌리언스, KG이니시스, KG케미칼, KG스틸 등을 거쳤고, 주로 경영지원 업무를 맡아 왔다.
곽 사장은 KG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KG제로인 지분 34.84%를 소유한 최대주주다. 또한 지배구조의 중심에 자리잡은 KG케미칼에서도
곽재선 회장(16.29%), 공익법인인 선현(5.24%)에 이은 3대주주(4.34%)다.
따라서 곽 사장의 경영권 승계에서 남은 것은 아버지인
곽재선 회장이 보유한 KG케미칼 지분(16.29%)을 물려받는 것뿐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곽 사장이 이 지분을 승계할 경우 KG그룹 지배구조를 완전히 장악할 수 있다.
곽 사장의 동생인 곽혜은 이데일리엠 대표의 경우 KG제로인 지분율은 6.33%, KG케미칼 지분율은 1.79%에 머무른다. 아울러 그룹의 주요 계열사라고 보기 어려운 이데일리 경영을 맡고 있다는 점에서 후계 구도에서는 비켜나 있다는 평가가 많다.
다만 곽 대표가 그룹의 금융계열 축인 KG이니시스 계열을 분리해 가져갈 가능성은 열려 있다.
▲ 곽정현 KG그룹 사장(왼쪽)이 2025년 4월3일 산불 피해복구와 소방관 지원을 위한 성금 5억 원을 대한적십자사에 기부하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
◆ 곽정현 경영권 승계의 남은 과제
곽정현 사장은 그간 KG모빌리언스, KG케미칼, KG스틸 등에서 경험을 쌓았지만 뚜렷한 경영 성과를 입증하지는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런 가운데 KG모빌리티 경영에까지 관여하게 된 만큼 자동차 사업 흑자, 신차 판매 확대, 실적 개선 등의 성과를 보여야 하는 과제를 추가로 안게 됐다.
KG모빌리티는 2022년 KG그룹에 인수된 뒤 2023년과 2024년 연속으로 영업흑자를 내는 등 경영상황이 안정화되고 있다. 다만 2024년 판매대수가 전년에 견줘 줄고 흑자규모가 축소되는 등 불안요소는 여전히 존재한다.
아울러 곽 사장은 KG그룹 계열사들의 주가 회복, 순환출자 해소 등 지배구조 개선, ESG경영 강화 등을 주도적으로 추진해 주주와 직원들의 신뢰를 얻어야 하는 책임도 지고 있다.
지배구조 측면에서 보면 곽 사장이
곽재선 회장의 KG케미칼 지분(16.29%)을 언제 어떤 방식으로 승계할지 주목된다.
곽 회장의 지분(1115만4785주) 가치는 2025년 6월4일 종가(4580원) 기준으로 약 511억 원에 달한다. 곽 사장이 이 지분을 승계하기 위해서는 인수대금 또는 증여세를 마련해야 한다.
물론 곽 사장이 최대주주(34.84%)인 KG제로인과 KG케미칼의 합병 가능성도 열려 있다. KG제로인은 KG케미칼 지분 20.91%를 보유해,
곽재선 회장에 앞선 최대주주다. 이승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