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이 SK네트웍스 패션부문을 인수해 패션사업을 강화했다.
정 회장은 2012년 패션기업 한섬을 인수한 뒤 패션사업을 현대백화점그룹의 새 성장동력으로 키우고 있는데 이번 인수도 주도했다.
정 회장은 SK네트웍스 패션부문을 인수를 통해 패션사업의 외형을 확장하고 부족한 포트폴리오도 보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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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
9일 증권업계 분석을 종합하면 정 회장은 합리적인 가격에 SK네트웍스 패션사업을 인수한 것으로 평가된다.
정 회장은 한섬의 100% 자회사인 한섬글로벌과 현대지앤에프를 통해 이번 인수계약을 체결했는데 인수금액은 모두 3261억 원이다.
이지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인수가에는 재고자산 2600억 원과 부동산 600억 원이 포함되어 있다”며 “이 자산만으로도 지금의 인수가 수준에 해당하는데 추가로 브랜드가치와 영업네트워크 등 무형의 가치도 풍부한 만큼 한섬이 합리적인 조건에 인수를 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섬글로벌은 오브제와 오즈세컨, 세컨플로어등 SK네트웍스의 자가 브랜드와 중국법인을 맡고
현대지앤에프는 타미힐피거, DKNY, CK, 까날리, AEO 등 수입 브랜드와 미국 법인을 담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SK네트웍스 패션부문 인수가 마무리되면 현대백화점그룹의 패션사업 외형은 2배 가까이 커져 1조 원 대로 발돋움하게 된다.
이지영 연구원은 “한섬은 이번 인수를 통해 이랜드, 삼성물산, LF에 이어 국내 4위 패션 대기업으로 재탄생 할 것”이라고 파악했다.
한섬은 지난해 매출 6168억 원, 영업이익 660억 원을 냈다. 올해는 매출 7천억 원을 무난히 돌파할 것으로 추정된다. SK네트웍스 패션부문 지난해 매출 5650억 원, 영업이익 170억 원을 거뒀다. 올해는 매출 6천억 원을 낼 것으로 추산된다.
SK네트웍스 패션부문 인수로 한섬은 부족했던 포트폴리오를 채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지영 연구원은 “이번 인수를 통해 한섬의 취약점이었던 수입 브랜드 유통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SK네트웍스의 자가 브랜드도 한섬의 노하우에 힘입어 브랜드 가치가 높아질 것”이라고 바라봤다.
송하영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패션은 소비자들의 요구에 따라 아주 세분화되어 있는 시장이기 때문에 한정된 브랜드로 시장 점유율을 지속적으로 늘리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한섬이 이번 인수를 통해 보유하게될 새로운 브랜드들을 통해 국내 패션시장에서 입지를 다져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한섬이 SK네트웍스 패션부문을 인수 한 뒤 빠르게 실적을 정상화하지 못할 경우 기업가치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SK네트웍스 패션부문은 경기불황 등의 영향으로 최근 2~3년 동안 실적이 감소했다.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중장기적으로 국내 패션시장의 전망이 밝지 않다”며 “한섬이 기대하는 브랜드 영역 확장, 해외 브랜드와 교섭력 증대 등의 효과를 거두려면 새로운 브랜드 실적을 정상화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파악했다.
정 회장은 현대백화점그룹의 패션사업을 키우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2012년 패션기업 한섬을 인수했는데 한섬은 패션업계 불황에도 나홀로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한섬은 매출이 2012년 4963억 원에서 2014년 5100억 원, 2015년 6168억 원으로 급성장했다.
한섬은 올해 신라아이파크면세점 명품관에 한섬 브랜드 전용몰인 ‘더한섬’을 연 데 이어 20년 만에 여성복 브랜드를 선보이고 중국에도 진출하는 등 사업확대에 속도를 내왔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